비례후보 교체 요구·의석 분배·경선 등 대부분 수용반면 녹색정의당은 비례·지역 10석 양보 요구하기도 진보당, 3~6석 약진 가능 … 녹색정의당은 당 존폐기로
  • ▲ 윤희숙 진보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열린 야3당 공동정책개발 프로젝트 '내 손으로 만드는 정당' 행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윤희숙 진보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열린 야3당 공동정책개발 프로젝트 '내 손으로 만드는 정당' 행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석기 세력의 후신'으로 불리는 진보당이 더불어민주당을 활용해 국회 다수석 확보를 코앞에 두고 있다. 이들은 민주당에 미운털이 박힌 녹색정의당과 결을 달리하며 최대한 몸을 낮추는 전략을 통해 최대 6석의 의석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민주당 관계자는 21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진보당이 비례와 지역구에서 생각보다 적극적으로 우리당의 요청을 받아 들여주고 있다"며 "사실 녹색정의당과는 과거부터 이런 혐상을 할 때 참 까다로웠었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도 결국 함께 하지 못했지 않느냐"고 밝혔다. 

    실제 녹색정의당과 진보당은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과 협상을 하는 자세가 달랐다.  

    진보당은 민주당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에 참여하기로 하면서 지역구 3석(수도권·울산·전주)과 비례 1석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수도권에 진보당 전 대표를 지낸 통합진보당 출신 이상규(서울 관악을), 김재연(경기 의정부을) 전 의원의 지역구, 진보당이 강세를 보이는 울산 북구, 현역 강성희 의원이 있는 전북 전주을을 염두에 둔 것이다. 모두 민주당이 강세를 보이는 지역이다.

    민주당은 진보당에 비례 당선권 3석과 울산 북구를 양보하는 안을 역제한했다. 진보당은 이를 고민하지 않고 수락했다. 호남과 TK(대구·경북)지역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경선 단일화에도 합의했다. 

    진보당은 여기서도 민주당의 심기를 최대한 거스르지 않았다. 50여 개 지역구 중 30여 곳에서 진보당 후보가 자진 사퇴를 했고, 남은 지역구에서 경선을 진행하고 있다.

    게다가 민주당의 비례대표 후보 교체 요구도 수용했다. 진보당은 장진숙 공동대표를 비례 후보로 올렸지만, 민주당은 종북 논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은 장 공동대표를 부담스러워하며 교체를 요구했다. 

    진보당은 당원들에게 별도의 의견을 구하지 않고 빠르게 결정을 내렸다. 윤희숙 진보당 상임선대위원장은 당원들에 입장문을 통해 상황을 설명하고 사과하면서까지 민주당의 요청 사항을 맞췄다.

    반면 녹색정의당은 민주당에게 지역구 5석과 비례 5석 총 10석 보장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상정·장혜영·강은미 의원을 비록해 이정미·여영국 전 의원 등 인지도 있는 의원 등 인지도 있는 의원이 있고, 자신들이 이미 6석을 보유한 만큼 기본 지분을 인정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생각은 반대다. 정당 지지도에서 2~3%를 횡보하는 진보당에 많은 의석을 양보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녹색정의당을 뜻을 굽히지 않았고, 결국 더불어민주연합 참여를 거절했다. 이후 지역구에서 양당의 단일화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지만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태다.

    엇갈린 태도는 다른 결과를 내고 있다. 진보당은 더불어민주연합 비례 5번(정혜경), 11번(전종덕), 15번(손솔)을 배치받았다. 최소 2명 많게는 3명 모두 국회 입성이 가능하다.

    지역구에서는 뜻밖의 소득도 있다. 부산 연제구 노정현 진보당 후보가 경선에서 이성문 민주당 후보를 꺾었다. 최근 노 후보가 본선 상대인 김희정 국민의힘 후보를 앞서고 있다는 여론조사도 나오고 있다.

    관악을에서는 합의를 무시하고 경선을 거부하고 있는 정태호 민주당 후보와 이상규 전 의원이 줄다리기를 하고 있어 추가 의석이 기대된다. 진보당은 민주당에 합의를 어긴 정 후보의 공천 취소를 요청한 상태다.

    진보당 몫으로 받은 울산 북구에서는 민주당 현역이던 이상헌 의원이 탈당 후 무소속으로 나서면서 진보당에 경선을 제안했다. 진보당은 반발할 수 있었지만, 경선을 수용하고 잡음을 최소화 하는 방안을 택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민주당은 같은 진영에서 미운 짓을 하던 정의당 대신 우군인 진보당을 얻었고, 진보당은 5석 가량을 얻어 윈윈한 것"이라며 "정의당 6석이 진보당으로 간 셈이다. 우리 의석을 진보당에게 양보했다고 생각치 않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