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21대 총선 참패 후 총선백서 발간패인으로 공천 잡음 등 공천 실패 꼽아22대 총선 과정서도 공천 파열음 증폭"지금 상황과 지난 총선이 겹쳐 보여"
  • ▲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지난 1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총선 중앙선대위 발대식 및 공천자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지난 1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총선 중앙선대위 발대식 및 공천자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지난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은 더불어민주당에 참패한 이후 총선백서를 발간하고 패인을 분석했다.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4·10 총선 후보 등록을 앞둔 20일 비례대표 명단을 두고 파열음이 증폭되면서 비례대표 후보 공천을 취소하거나 번복하는 등 지난 총선의 전철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국민의힘 상황을 종합하면,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공천 명단을 두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친윤(친윤석열)계 핵심 인사이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인 이철규 의원이 충돌했다.

    호남 출신 인사가 당선권에 포함되지 않은 데다 당직자가 당선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만큼 명단을 재조정해야 한다는 게 이 의원의 주장이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국민의미래 공천 진행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았다"며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이에 당 안팎에서는 비례대표 명단 재조정에 대한 가능성에 힘이 실린다. 윤희석 국민의힘 선임대변인은 같은날 KBS 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에서 "호남 배려 문제라든지 (공천을 취소한) 한 분을 갖고 (갈등이) 잦아들 거라고 보지 않기 때문에 순서라든지 명단에 변화가 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국민의미래가 비례대표 명단을 재조정할 경우 부실 검증에 대한 비판 여론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미래는 이미 한 차례 공천을 번복했다. 비례대표 명단을 발표한 지 하루 만인 지난 19일 이시우 전 국무총리실 서기관의 공천을 취소했다. 후보자의 과거 징계 이력이 문제가 됐던 건데, 이 같은 내용이 공천 심사 과정에서 걸러지지 않았던 것이다.

    또 국민의힘과 국민의미래가 공천 작업에 돌입한 이후 연일 강조했던 '시스템공천'에도 치명상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이 공천 과정에 대해 자신감을 보여온 데 반해 공천 결과에 대한 지적을 수용하고 결과를 뒤집는다면 그간의 공천 과정에도 의심의 눈초리가 쏠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에 대패한 미래통합당은 총선백서를 내고 패배 원인 중 하나로 '공천 실패'를 꼽았다. 미래통합당은 후보들을 하루 아침에 바꾸거나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낙점한 인사를 지도부가 명단에 올리면서 '호떡공천'이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다.

    당시 미래통합당은 이러한 공천 잡음이 총선 실패의 주범이었다며 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겠다고 반성했다. 그러나 4년이 지난 현재 국민의힘은 반성과 개선 없이 미래통합당의 과거를 답습하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이번에는 총선 실패 백서가 아닌 성공 백서가 쓰이길 기대했는데 현재 상황을 살펴보면 지난 총선이 겹쳐 보인다"며 "이번 총선 승리에 대한 열망이 진심이라면 최소한 그 백서에서 지적한 내용 만큼은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