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겸 여권 비례공천에 보수언론계 환영 일색언론노조 "'범법자 공천' 철회해야" 반대 목소리MBC노조 "김장겸 비판은 겉과 속이 다른 위선"
  • ▲ 김장겸 전 MBC 사장. ⓒ뉴데일리
    ▲ 김장겸 전 MBC 사장. ⓒ뉴데일리
    7년 전 더불어민주당이 기획한 '로드맵'대로 축출되고 형사재판에까지 휘말려, '민주당발(發) 방송장악 사태'의 최대 피해자로 각인된 김장겸 전 MBC 사장이 국회 입성을 앞두게 됐다.

    21대 국회에서 '언론투쟁'에 앞장섰던 국민의힘 의원 대다수가 이번 총선에 불출마한 가운데, 김 전 사장이 지난 18일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14번째 후보로 결정된 것은 그야말로 '가뭄에 단비'와 같은 소식이라는 게 여권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출범 2년을 앞둔 윤석열 정부가 많은 성과에도 고전을 면치 못했던 것은 국민의 눈을 가리고 판단력을 흐리게 하는 '좌편향 언론환경' 때문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국민적 영향력이 막대한 공영방송 정책에 있어서는 사실상 실패한 것이나 다름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미디어 전장' 선봉에서 싸울 진짜 투사 필요"

    따라서 그동안 보수 성향의 언론계에선 오랫동안 '미디어 전장(戰場)'의 선봉에 서 왔고, 민주당에 장악된 공영방송의 지형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는 김 전 사장이 국회에 들어가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이에 국민의미래가 김 전 사장을 비례대표 후보로 확정한 것에 대한 우파 언론계의 호응이 뜨거운 것은 당연지사. 국민의힘도 "'공정한 미디어 생태계 조성'의 역할이 기대된다"며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반면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MBC본부는 "김장겸은 부당노동행위로 대법원에서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의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범법자"라며 국민의미래에 김 전 사장의 비례 추천 철회를 촉구했다.

    지난 18일 배포한 성명에서 언론노조 MBC본부는 "MBC에서 편파·왜곡보도와 부당노동행위만을 일삼아 온 김장겸에게 무슨 언론인으로서의 '전문성'과 '역량'이 있다는 것인지 대다수의 국민들은 절대 이해할 수 없다"며 "편파·왜곡보도의 정점에 섰던 김장겸이 공정한 미디어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 정권과 집권 여당이 김장겸 국회의원 만들기에 혈안이 된 것은 권력의 충견으로서 MBC를 장악하고, MBC를 파괴하는 데 선봉에 세우기 위함임이 명확하다"며 "김장겸 비례대표 당선권 배치는 정면으로 국민의 뜻에 반해 언론 탄압, 특히 'MBC 탄압' 선포"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의 범법자 공천은 어떻게 참고 있나?"

    이와 관련, MBC노동조합(3노조, 비상대책위원장 오정환)은 "김장겸 전 MBC 사장의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후보 선정에 대해 언론노조 MBC본부가 저주에 가까운 성명을 냈다"며 "언론노조의 그간 행적으로 보면 김 전 사장에 대한 비난은 자신들의 얼굴에 가래침을 뱉는 것이나 다름없다. 대체 누가 누구를 비난한단 말인가"라고 쏘아붙였다.

    MBC노조는 같은 날 배포한 성명에서 "언론노조는 김 전 사장이 재직 시절 편파·왜곡보도를 했다고 주장했지만, 지난 수년간 끔찍한 편파·왜곡보도를 저질러 온 기자들의 입에서 나올 소리가 아니"라며 "오죽하면 작년에 언론노조 출신 MBC 사장 후보가 정책 발표를 하면서 'MBC는 친민주당 방송'이라는 말을 했겠는가"라고 꼬집었다.

    MBC노조는 언론노조가 김 전 사장을 가리켜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범법자'라고 비난한 것을 언급하며 "야당의 수많은 범법자들에 대한 비판에 소홀했던 언론노조가 왜 갑자기 생각이 바뀌었는지 묻고 싶다"고 다그쳤다.

    "범법자라면 우선 떠오르는 게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라며 조국 대표가 지난달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사실을 거론한 MBC노조는 "재판부는 조국 대표의 아들 딸 관련 입시비리 대부분과 유재수 전 부산 부시장에 대한 청와대 감찰을 중단시킨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며 "언론노조가 이런 사람의 출마를 비판한 적이 있는가"라고 물었다.

    ◆"김장겸 사퇴 요구는 겉과 속이 다른 위선"

    MBC노조는 "판결 확정이 필요하다면 이광재 민주당 경기도 분당갑 후보가 있다"며 "이광재 후보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7만5000달러, 정대근 전 농협중앙회 회장에게서 2만달러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가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고 소개했다.

    "그런데도 언론노조는 이광재 후보의 적격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적이 없다"고 단정한 MBC노조는 "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인 곽상언 민주당 서울 종로 후보도 논란의 대상"이라며 "곽 후보 부인인 노정연 씨가 2009년 미국 아파트를 매입하면서 100만달러를 불법 송금한 혐의로 징역 4월에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는데, 그 돈의 출처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혹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MBC노조는 "언론노조가 곽상언 후보에 대해 부인의 범죄 행위를 몰랐을지 문제를 제기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단정한 뒤 "무엇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전과 4범인데, 범법자가 출마하면 안 된다면 언론노조 기자들이 인천 계양을에 중계차라도 세워놓고 이 대표 출마에 반대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또한 MBC노조는 "언론노조 소속인 최승호·박성제 전 MBC 사장은 언론노조 파업에 불참한 회사 간부들에게 색인을 붙이고 주차권 파는 일을 시켜 '부당노동행위'로 재판을 받고 있는데, 언론노조가 언제 두 사람을 비판한 적이 있느냐"며 김 전 사장에게 부당노동행위 운운하는 것은 '적반하장' 격이라고 지적했다.

    MBC노조는 "아마도 언론노조가 진짜 원하는 것은 최민희·노종면 등 민주당 소속 강성 인사들이 아무 제지 없이 '국회 과방위'를 휘젓는 상황일 것"이라며 "언론노조의 김 전 사장 후보 사퇴 요구는 겉과 속이 다른 위선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중립 진실 객관보도의 회복을 위한 언론노조의 반성을 촉구한다"고 성명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