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비례대표 명단 발표 두고 파열음 속출친윤 "아쉽다. 바로잡아 달라" 공개 반발도韓 "사천 논란 이상한 프레임 씌우기에 불과"국민의미래·조국혁신당, 오차범위내 접전조국혁신당, 중도층 흡수시 순위 뒤바껴
  •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미래 중앙당 창당대회에 참석해 주먹을 들어 올리고 있다. ⓒ이종현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미래 중앙당 창당대회에 참석해 주먹을 들어 올리고 있다. ⓒ이종현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이끄는 조국혁신당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보다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키는 가운데,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국민의힘 비례정당인 국민의미래에서 비례 순번을 둘러싸고 잡음이 새어 나오면서 "비례정당 지지율도 안심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국민의힘은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공천과 관련한 불만이 표출된 데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전날 윤석열 대통령의 '복심'인 이철규 의원이 비례대표 순번에 대해 "아쉬움이 크게 다가온다. 바로잡아 달라"며 공개적으로 반발했는데, 이를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비례대표 명단이 한동훈계 인사로 채워졌다는 친윤(친윤석열)계의 지적에 "일각에서 사천 프레임을 또 쓰는 분도 있는데 지역구 254명, 비례 명단 중에서 단 한 명이라도 내가 추천한 사람은 없다"며 "내 친분을 가지고 들어간 사람도 없다. 만약 비슷하다면 그런 소문이라도 났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한 위원장은 "원하는 사람, 추천하는 사람이 안 됐다고 해서 그걸 사천이라고 하는 것은 굉장히 이상한 프레임 씌우기에 불과하다"며 "사천이라고 말하는 것은 좀 우스운 이야기다. 비례대표 공천이라는 것이 자리가 한정돼 있고 자원은 굉장히 많기에 여러가지 의견이 많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스템에 따라서 공천한 것이기에 새로운 문제 제기가 있으면 절차에 따라 추가로 살펴볼 수 있는 것"이라며 "개인적인 어떤 생각이 개입될 여지가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도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공관위에서 여러 사정을 고려해 결정했고, 절차상 특별한 문제가 없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일축했다.

    장 사무총장은 또 "특정 인사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해서 친한(親韓) 인사로 공천했다고 표현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호남 홀대론'도 불거졌다. 비례대표 당선 안정권인 20번 안쪽으로 호남 인사가 배치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당규에 따르면 비례대표 당선권에 호남 인사를 25% 우선 추천하도록 돼 있다.

    이에 5명 정도는 호남 인사가 포함돼야 하지만 20번 안에 호남 인사는 0명이었고, 이에 명단 발표 당일 24번을 받은 주기환 전 광주시당 위원장은 "광주에 대한 배려가 없었다"며 후보직을 사퇴했다.

    이와 관련, 한 위원장은 "호남에 대해서는 저희가 비대위에 박은식·김경율·한지아 등 유능한 호남 출신 사람들을 많이 기용했다"며 "보고 받은 것으로는 호남 출신 인사들이 상당히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기준으로 볼 때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여성이나 젊은 층을 시스템공천하는 과정에서 고려하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고 했다.

    장 사무총장은 재검토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특정인을 앞 순번에 배치하지 못했던 여러 사정이 있었을 것"이라면서도 "신청한 분들 중에 그리고 후순위에 있는 분들 중 고려할 부분이 있는지 다시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비례대표 후보자에 대한 문제 제기도 잇달아 제기됐다. 비례 10번을 받은 김위상 한국노총 대구지역본부 의장은 전과가 있는 데다 비례 면접 심사를 진행하지 않았는데 명단에 포함됐다는 것이다. 또 17번에 배치된 이시우 전 국무총리실 서기관의 징계 이력도 도마 위에 올랐다. 

    다만 장 사무총장은 이들 사안에 대해 "전과가 있는 경우에도 오래된 전과이거나, 범죄 사실 내용을 보고 달리 정할 수 있는 규정은 충분히 가능하다"며 "살펴볼 부분이 있는지 들여다보겠다. 어떤 한 사건을 가지고 그 사람의 인생 전부를 재단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데 얼만큼 무거운지 보겠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이 본격적인 선거전에 앞서 비례대표 공천을 두고 불협화음을 내면서 지지층, 중도층 결집에도 '빨간불'이 들어온 상황이다. 국민의힘이 논란을 조기에 차단하지 못하면 조국혁신당에 역전 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여론조사 양상을 살펴보면 국민의미래는 조국혁신당과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다.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오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16일 부터 17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유권자 1023명을 대상으로 비례정당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국민의미래는 31.7%로 집계됐다. 조국혁신당은 국민의미래와 2.3%포인트 차인 29.4%로 나타났다.

    상승세를 탄 조국혁신당이 기타 다른 정당(3.0%), 없거나 투표를 안 하겠다(2.9%), 잘 모름(2.4%) 등 중도층의 표를 가져갈 경우 지지율 1위를 차지하는 것은 시간 문제인 셈이다.

    이에 당 내에서는 내홍으로 비치는 것을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이철규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호남이 안 돼서 좀 안타깝고, 또 우리 당직자들이 하나도 안 들어가서 안타깝고, 의외의 사람들이 납득되지 못하는 사람들이 들어왔으니까 내가 의아스럽다"며 "안타까움과 미안함, 안 된 사람에게 미안하지 않나. 그분들의 마음을 달래드리는 것이고, 가능하면 조정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낸 것"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또 다른 친윤계 의원인 권성동 의원도 페이스북에 "당 내부에서 비례대표 후보 명단에 대해 다양한 의견과 입장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며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후보 명단을 불쏘시개로 삼아 우리 당을 갈등과 분열의 프레임에 가두려고 한다. 절대 동요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안심번호)를 활용한 무선 ARS(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