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표, 의총에서 이재명 직격… "멸문정당 돼"조정식, '불공정 여론조사' 관련 유감 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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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7일 당 의원총회에서 총선 공천을 둘러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천 논란에 불만을 쏟아냈다. 특히 비명계 현역의원을 제외한 채 후보 적합도를 묻는 조사를 해 논란을 일으킨 여론조사업체와 관련한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이날 의총을 마친 뒤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밀실사천에 대한 논란, 불공정 공천을 보면서 지금 민주당의 총선 목표가 무엇인가에 대해서 많은 국민들이 우려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다.홍 의원은 "오늘 일만 보더라도 '명문(이재명·문재인)정당'이 아니라 멸문정당이 되고 있고, 총선 승리와는 멀어지는 길을 가고 있다"며 "과연 여론조사기관들이 객관적이고 공정한 경선을 했는지 이런 문제 제기가 있었다"고 전했다.이어 홍 의원은 이 대표가 이른바 '친명횡재 비명횡사' 논란에 "가죽을 벗기는 고통이 따르는 혁신 공천"이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본인 가죽은 안 벗기나"라고 비판했다.민주당 선거관리위원장을 맡았다 사퇴한 정필모 의원은 이날 의총에서 불공정 논란을 일으킨 여론조사업체 리서치디앤에이 선정 과정에 누군가의 개입이 있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이 업체는 최근 비명계 현역의원을 배제하고 친명계 인사들을 넣어 '지역구 후보 적합도 조사'를 실시했다 논란이 돼 민주당 경선 여론조사업체에서 배제됐다.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은 의총에서 이와 관련해 유감을 표명했다. 조 사무총장은 다만 여론조사에서 왜 현역의원이 빠졌는지는 설명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의원들은 진상규명과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주문했다.정치권 은퇴를 선언한 박병석 의원도 이날 당 지도부를 향해 쓴소리를 날렸다. 박 의원은 "냉정하게 판단하고 고칠 것이 있으면 고치고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라"며 "정권은 유한하고 권력은 무상하다. 바른 길로 가라"고 촉구했다.앞서 현역의원 평가에서 하위 10%를 받은 설훈 의원은 이날 의총에서 고별사를 했다. 설 의원은 "30% 감산하면 경선을 통과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민주당 탈당을 시사한 바 있다.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직후 "설 의원은 DJ 때부터 우리 당과 함께했던 중진 정치인"이라며 "다시한번 설 의원과 대화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일부 의원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복심인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공천에서 배제한 것에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당 통합 차원에서 아쉬운 결정이라는 지적이다.민주당 전략공관위는 이날 의총에 앞서 임 전 실장이 출마를 준비 중이던 서울 중-성동갑에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공천했다. 이를 두고 계파 갈등의 뇌관을 건드렸다는 평가가 나온다.이 대표는 이날 의총에 잠깐 참석했다 자리를 비웠다. 의원들의 항의가 이어지는 동안 이 대표는 침묵을 지켰다.의총이 열린 이날 민주당 내에서는 공천을 둘러싼 잡음이 지속됐다. 공천 갈등과 관련해 불만을 토로했던 고민정 의원은 이날 최고위원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고 의원은 지난 25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천 파동과 관련한 지도부의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지만 관철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 최고위원은 사퇴 기자회견에서 "제게 돌아온 답은 차라리 최고위원에서 물러나라는 답이었다"고 분개했다.친명(친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고 의원을 겨냥 "최고위원이 당무를 거부하려면 그 전에 본인이 최고위원을 못하겠다고 하는 것이 차라리 낫다"고 발언했다.의정활동에서 하위 20%에 포함됐다는 통보를 받은 민주당 의원들의 탈당은 이날도 이어졌다.하위 10% 통보를 받은 박영순 의원은 이날 "민주당에는 더불어 대신 이재명 1인에 의한, 민주 대신 이재명을 위한 이재명의 사당이 되었다"며 탈당 의사를 밝혔다. 친낙계인 박 의원은 이낙연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에 합류하겠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