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경선 현역 5인 승리 '감동 없는 공천' 비판일부 현역 35% 감산받고 15% 가점 신인에 승리尹心 논란 차단…"승리로 감동 드릴 것"
  •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강원 원주시 원주중앙시장에서 시민들에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강원 원주=서성진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강원 원주시 원주중앙시장에서 시민들에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강원 원주=서성진 기자
    "현역을 굳이 다 잘라야 하나. 그만큼 지역관리를 잘했다는 것이지 않나."

    국민의힘 1차 경선에서 현역 의원 5명이 모두 신인·청년·대통령실 출신들과 경쟁에서 승리한 후 정치권에서 '감동이 없다'는 비판이 나오자 여권 관계자가 27일 분노하며 한 말이다.

    국민의힘 공천 경선은 1권역으로 분류되는 서울(강남·서초·송파 제외)·인천·경기·광주·전북·전남과 대전·세종·충북·충남·제주 등에서는 당원 20%, 일반 국민 80%로 치른다. 2권역인 서울 강남 3구와 강원·부산·울산·경남·대구·경북지역 경선의 경우 당원 50%, 일반 국민 50% 방식으로 진행된다.

    여기에 현역 평가 하위자 및 동일지역구 3선 이상 여부에 따라 경선득표율에서 최대 35% 감산이 이뤄지고, 정치신인·청년 여부 등에 따라 최대 20% 가산이 적용된다.

    지난 25일 발표된 1차 경선 결과 정우택(5선·충북 청주상당), 이종배(3선·충북 충주), 박덕흠(3선·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 엄태영(초선·충북 제천·단양), 장동혁(초선·충남 보령·서천) 의원이 공천장을 받았다. 1차 경선에 포함된 현역 5명이 모두 본선행 티켓을 거머쥔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감동이 없는 공천'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그러나 현역 의원이나 의원실 관계자들은 이런 해석이 부당하다고 분개했다. 경선 자체가 현역에게 유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4년 간 지역을 잘 닦아놨고 감산점과 가산점으로 현역에겐 페널티를, 도전자에겐 혜택을 준 것인데 결과라는 것이다.

    아울러 현역 평가 하위 10%는 공천에서 원천 배제되고 이명수·최춘식·윤두현 의원 등이 스스로 불출마를 선택했는데, 남아 있는 현역이 경선에서 살아남았다고 비판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 여권 인사는 "사실상 (득표율) 반을 먹고 들어가는 신인 후보들도 있는데 현역이 모두 살아남았다고 '감동이 없다'는 것은 지난 총선처럼 지표 없이 현역을 자르자는 말과 같다. 현역이 죄인이냐"고 비판했다.

    정영환 공관위원장은 1차 경선에서 "35%를 감산 받았는데도 승리한 현역 의원이 있다"고 밝혔다. 이종배·정우택·박덕흠 의원의 경우 동일 지역구 3선 이상으로 15%를 감산 받았는데, 이들 중에선 현역 평가 하위 10% 초과~30% 이하에 들어 20%의 감점을 추가로 받았다는 것이다. 일부 의원은 최대 35% 감산을 받고도 경선 득표율에서 앞섰다는 의미다.

    반면 3선의 이 의원과 충주에서 맞붙은 이동석 전 행정관은 청년 신인 15%의 가산점에도 현역 의원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 의원이 하위 30% 이하에 포함돼 35%의 감산을 받았다고 가정했을 때 두 사람은 출발점에서 큰 차이가 났음에도 현역인 이 의원이 압도한 것이다.

    이 때문에 '윤심(尹心) 공천'을 우려했던 것과 달리 본선 경쟁력이 주요하게 작용했다고 여권 내부는 해석하고 있다. 이 전 행정관을 비롯해 최지우 전 행정관 등 대통령실 출신 후보들이 잇달아 고배를 마시며 낙하산 공천 논란도 터지지 않고 있다. 강승규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과 권성동·이철규 의원 등 친윤 인사들이 단수공천을 받은 점도 상대 후보가 없거나 지역에서 경쟁력을 입증받았기 때문이라고 지도부는 강조하고 있다.

    당 지도부는 '감동 없는 공천' 비판에 공개적으로 반박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27일 서울 성동구 공약 발표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설득력 있는 공천이 목표고 지금까지 그렇게 해오고 있다. 앞으로도 그렇게 하겠다"고 밝혔다.

    공관위원인 장동혁 사무총장은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잡음 없는 공천이 감동 없는 공천이 될 수 없다. 누구나 공감하는 공천을 하겠다"며 "잡음 없는 공천은 우파 정당이 한 번도 하지 못한 것이다. 그 자체가 감동이고 승리라는 결과로 감동을 드리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