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공간, '학전' 명칭 사용하지 않는 독자적인 공간으로 운영
  • ▲ 소극장 학전.ⓒ학전
    ▲ 소극장 학전.ⓒ학전
    "김민기가 없으면 학전은 없다."

    서울 대학로 소극장의 상진인 학전이 개관 33주년인 내달 15일 문을 닫는다.

    학전은 "1991년 3월 15일 개관 이후 한국공연문화의 못자리로 묵묵히 자리를 지켜온 학전블루 소극장은 어린이 무대 '고추장 떡볶이'와 33팀의 가수·배우들이 마련한 '학전, 어게인 콘서트'로 그간의 여정을 마무리한다"고 22일 밝혔다.

    이어 "33년간 실험과 도전을 멈추지 않았던 학전블루 소극장은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지지만, 오롯이 좋은 공연을 위한 공간이 지속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김민기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모두 다 그저 감사하다, 고맙습니다"라는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학전은 지난해 10월 경영난과 김민기 대표의 건강악화로 폐관을 결정했다는 소식을 알렸다. 이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예술위의 창작공간 활성화 지원사업을 통해 학전의 역사성, 정체성 등을 계승한 공간으로 운영하겠다고 발표했다.
  • ▲ 김민기 학전 대표의 최근 모습.ⓒ학전
    ▲ 김민기 학전 대표의 최근 모습.ⓒ학전
    이에 대해 학전은 "최종 협의 없이 보도된 내용으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학전 소극장을 운영하는 것은 아니다"며 "학전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어린이와 청소년, 신진 음악인을 위하는 김민기 대표의 뜻을 잇되, 학전의 명칭을 사용하지 않는 독자적인 공간으로 운영해 나가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소극장 학전은 '아침이슬'과 '상록수' 등을 만든 김민기 대표가 1991년 개관했으며, 33년간 총 359개 작품을 기획·제작했다. 이곳에서 김광석은 1000회 이상 공연했고, 유재하·노영심 등 대중음악 공연을 비롯해 창작 뮤지컬 '지하철 1호선', '모스키토', '의형제' 등을 무대에 올렸다.

    2004년부터는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공연에 집중해 '우리는 친구다', '고추장 떡볶이', '복서와 소년', '아빠 얼굴 예쁘네요' 등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척박한 어린이 공연문화의 수준을 높이고자 노력해 왔다. 특히 황정민·설경구·김윤석·장현성·조승우 등 스타들을 배출했다.

    학전의 폐관을 아쉬워하는 가수와 배우들은 '학전 어게인' 프로젝트를 결성해 오는 28일부터 폐관 전날인 3월 14일까지 릴레이 공연을 펼친다. 3월 14일 '학전 어게인 콘서트'는 '김민기 트리뷰트'를 주제로 배우 황정민, 가수 박학기·권진원·노찾사·정동하·알리 등이 출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