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31일 하루 종일 군·안보대비태세 점검 나서"北 위협 심각… 민·관·군·경 국가 총력 대비" 주문"北, 우리 정치 중요 일정 있는 해 교란·도발"
  • ▲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제57차 중앙통합방위회의를 주재하고 있다.ⓒ뉴시스(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제57차 중앙통합방위회의를 주재하고 있다.ⓒ뉴시스(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은 31일 군과 함께 안보태세 점검에 나섰다. 최근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 날로 심각해지는 만큼 군의 대비태세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지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제57차 중앙통합방위회의를 주재하고 "통합방위태세 구축에 군·정부기관·지자체가 따로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앙통합방위회의는 적의 침투·도발 등 국가안보 위협 상황에 대비해 민·관·군·경의 주요 직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국가 통합방위태세를 점검하고 발전 대책을 논의하는 회의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2월 제56차 회의에 이어 2년 연속 이 회의를 주재했다.

    윤 대통령은 회의 모두발언에서 북한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핵 선제 사용을 법제화한 비이성적인 집단"이라며 "상식적인 정권이라면 핵을 포기하고 주민들이 살 길을 찾겠지만 북한정권은 오로지 세습 전체주의 정권 유지를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북한은 연초부터 미사일 발사, 서해상 포격 등 도발을 지속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민족 개념을 부정한 데 이어 대한민국을 교전 상대국이자 주적으로 못 박았다.

    "이러한 행위 자체가 반민족, 반통일이며 역사에 역행하는 도발이고 위협"이라고 규정한 윤 대통령은 "최근에는 러시아와 무기 거래를 하며 국제법과 유엔 안보리 결의를 대놓고 노골적으로 무시하고 있으며, 이 역시 글로벌 안보뿐만 아니라 한반도 안보에 매우 위협적인 도발"이라고 질타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3개월도 채 남지 않은 4·10총선을 언급하며, 북한의 '여론 조작' 및 '선거 개입·공작' 가능성에도 주목했다.

    특히 "올해 우리나라는 자유민주주의 정치 시스템의 핵심인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있다"고 전제한 윤 대통령은 "북한정권은 지난 70년 동안 우리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시스템을 붕괴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고, 중요한 정치 일정이 있는 해에는 늘 사회 교란과 심리전, 그리고 도발을 감행해왔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안보 위기가 발생할 경우 민·관·군·경의 협력으로 '국가 총력 대비' 시스템을 강화해야 힌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국가 핵심 인프라를 대상으로 한) 사이버 공격이 국가 기능과 국민 일상을 한순간에 마비시킬 수 있고, 가짜뉴스와 허위 선전선동으로 사회가 큰 혼란에 빠질 수 있다"면서 "사전에 확실하게 차단하는 방안에 대해 현장의 의견을 듣고 충실히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접경지 도발, 무인기 침투, 가짜뉴스, 사이버 공격, 후방 교란 등 선거 개입을 위한 여러 도발이 예상되고 있다"고 언급한 윤 대통령은 이날 중앙통합방위회의를 직접 주재하는 배경을 "북한의 도발과 위협에 맞서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것이며, 우리의 단합된 의지를 보여주는 북한에 대한 경고의 자리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대비태세를 더욱 촘촘히 다져서 선량한 우리 국민들이 마음 놓고 경제활동과 사회활동에 전념하실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이렇게 철저하게 대비하고 있음을 국민들께 알려 국민들께서 안심하시고 또 국민들의 방위 협조를 구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는 지난해 10월 중국인 22명이 충남 대천항 앞바다를 통해 밀입국을 시도한 당시와, 같은 달 북한 주민 4명이 동해상에서 목선으로 귀순했을 당시 신속한 신고로 도움을 준 주민들을 비롯해 접경지역·안보취약지역 주민 대표들이 국민참관단으로 참석했다. 회의에 국민참관단이 참석한 것은 이번이 최초다.

    이와 관련, 윤 대통령은 "국민과 함께하는 통합방위의 새로운 출발점"이라고 기대했다.

    회의에서는 북한 장사정포 및 사이버·전자기 공격 대응과 관련한 주제별 토론을 통해 당면할 수 있는 주요 상황을 상정하고 기관별로 조치 사항과 보완 방안을 제시하고 토의했다.

    회의 종료 후 윤 대통령은 회의 참석자들과 오찬을 함께하며 통합방위 관계기관의 노고를 격려하고, 함께 자리한 국민참관단에게 사의를 표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에는 국군통수권자로서 각 군의 군사대비태세를 보고 받고 점검하기 위해 '안보대비태세 점검 군 주요지휘관회의'도 주재한다.

    대통령이 하루 전체를 안보 일정에 할애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것이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인성환 국가안보실 제2차장은 30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현재의 안보 상황이 그만큼 엄중하다는 인식하에 대한민국 국군통수권자로서 우리 군과 정부의 안보대비태세를 종합적으로 보고 받고 점검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군 주요지휘관회의에서 "강인한 정신력에 입각한 강한 국방력과 대비태세야말로 북한정권이 대한민국을 넘보지 못하게 하는 핵심 요체임을 강조하고,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즉각 단호하게 강력히 대응하도록 주문할 것"이라고 인 차장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