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윤건영, 호준석→이인영, 윤희숙→임종석 도전장운동권 청산 메시지로 與 험지 돌파구 마련… 움직임 본격화"정치 변화 몸부림 與 vs 발목 잡기 운동권 野 선택의 문제"
  •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오는 4·10국회의원총선거에서 민주당의 '586(5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운동권'과 정면으로 맞붙겠다는 국민의힘 주자가 연일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내세운 '운동권 척결'이 이번 국회의원총선거에서 주요 의제로 떠오른 가운데 이에 발맞춘 예비 주자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중도층 표심까지 끌어올 수 있을지 여의도 정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 강남갑을 지역구로 둔 태영호 의원은 2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 구로을 출마'를 선언했다. 해당 지역구는 운동권 출신으로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역구다. 2004년 제17대 총선부터 20년간 모두 민주당 계열의 정당이 차지한 곳이다.

    태 의원은 "지금은 586 운동권 정치인이 아니라 주민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정치인이 필요하다"며 "다가오는 22대 총선의 시대정신은 한 지역에 너무 오랫동안 고여 있던 고인물은 빼버리고 새로운 물, 새로운 피, 새로운 바람, 새로운 정치인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태 의원은 구로을 출마 배경으로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양지에 있는 분들은 험지에 출마하라고 요구했다"며 "저는 강남갑을 떠나 백의종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구로을에서 20여 년 동안 민주당 후보들이 내리 당선됐지만 바뀐 것이 없어 이제는 새로운 정당, 새로운 정치인을 필요로 하고 있어 제가 도전했다"고 강조했다.

    옆 지역구인 구로갑에는 YTN 앵커 출신 국민의힘 영입인재인 호준석 대변인이 출사표를 냈다. 이곳은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초대 의장 출신인 4선 중진 이인영 의원이 버티는 국민의힘 험지다.

    ◆서울 중-성동갑에 '경제통' 윤희숙 vs '운동권 대표' 임종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으로 여권의 '경제통'으로 꼽히는 윤희숙 전 의원은 전대협 3기 의장을 지낸 임종석 전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장이 출마를 준비 중인 서울 중-성동갑에 도전했다. 임 전 실장은 운동권의 대표 격으로 민주당 내에서도 중량급 인사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해볼 만한 구도"라는 평가가 나온다.

    윤 전 의원은 2020년 '저는 임차인입니다'라는 5분 연설로 민주당의 임대차3법의 문제점을 지적해 전국적 인지도를 얻었다. 윤 의원은 '집값을 상승시킨 정부 인사' 대 '집값을 안정시킬 여당 인사'의 대결로 메시지를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 북-강서갑에서 두 차례 금배지를 달았던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장관은 성남 분당을 출마에서 서울 영등포을로 방향을 틀었다. 영등포을은 서울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운동권 대표 주자인 김민석 민주당 의원이 3선을 지낸 곳이다.

    학생운동을 하던 참여연대 출신으로 '조국사태'를 계기로 민주당과 운동권의 민낯을 가감 없이 지적해온 김경율 비대위원은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이 4선에 도전하는 서울 마포을에 출마한다. 정 최고위원은 미국대사관저 점거·폭탄 투척 등 운동권 출신으로 국회에 입성한 인물이다.

    경희대 총학생회장과 전대협 6기 의장대행을 지낸 박홍근 전 민주당 원내대표의 지역구인 서울 중랑을에는 이승환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같은 경희대 총학생회장으로 현재 이재명 대표 비서실장인 천준호 의원의 서울 강북갑에는 전상범 전 부장판사가 나선다.

    일찌감치 이 대표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는 같은 중량급인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장관이 나서며 이 대표가 비례대표로 출마하지 못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운동권 주류 척결로 與 험지 돌파구 마련

    586 운동권이 민주당 주류인 만큼 이들 지역은 대부분 국민의힘에서는 험지로 분류된다. 이들이 개별로 나설 경우 호소력이 약해 총선을 앞두고 '운동권 청산론'에 힘을 실으면서 중도층에도 지지를 호소하는 전략이다. 국민의힘 인사들은 기득권 타파를 내세우며 운동권에 대응해 정책과 인물론으로 승부를 겨룰 예정이다.

    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이번 총선은 경제와 민생을 살리고 과거를 반성하며 정치개혁을 하겠다는 변화를 하려 몸부림을 치고 절실함을 갖고 국민 설득하고자 하는 우리 여당을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낡은 이념과 방탄을 목적으로 모든 것을 정략적으로만 해석하고 발목 잡기 하는 운동권 야당을 선택할 것인가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부터 22대 총선에서 총 253곳의 지역구에 출마할 후보들의 공천 신청 접수를 시작했다. 신청 기한은 다음달 3일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