홛동 기반 호남으로 국힘 계열 정당엔 험지 민주당엔 경쟁자 많아의정보고서에 '이상민 탄핵·쌍특검 찬성' 명시…버티며 의원직 안 놔
  • ▲ 권은희 국민의힘 의원.ⓒ정상윤 기자
    ▲ 권은희 국민의힘 의원.ⓒ정상윤 기자
    3선 권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오는 29일 탈당을 선언한다. 그간 당을 향한 비판을 하면서도 탈당하지 않으며 의원직을 사수했으나, 총선이 다가오자 자신의 새 둥지를 찾기 위해 떠나는 것이다.

    권 의원이 파괴력이 있지 않은 데다 활동 지역이 호남으로 국민의힘 계열 신당에선 험지, 더불어민주당 계열 신당에선 경쟁자가 많은 곳이어서 어느 곳이든 쉽지 않은 행보가 될 전망이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권 의원은 오는 29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탈당을 선언한다.

    권 의원은 2014년 상반기 재·보궐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현 민주당) 후보로 공천을 받아 광주 광산을에 출마해 국회에 입성했다. 20대 총선에선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 호남세가 합친 국민의당 이름으로 나서 같은 지역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지난 21대 총선에선 안 의원의 측근으로 국민의당 비례대표 3번을 받아 3선 중진 고지에 올랐다. 대선 과정에선 윤석열·안철수 후보 단일화에 반대하며 자신을 제명해 달라고 했다. 결국 국민의당은 국민의힘에 흡수 합당됐고 권 의원은 약 2년여간 국민의힘 의원 신분으로 있었다.

    권 의원은 그간 자신이 몸담은 정당과 정책·메시지 등에서 정반대의 행보를 보였다. 그는 자신의 정치 10년을 정리한 의정보고서에도 당에서 결사반대한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 탄핵소추안, '쌍특검법'(김건희 여사 의혹·대장동 50억 클럽 의혹), 이태원 참사 특별법 표결에 찬성했다고 명시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달 29일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권 의원의 쌍특검법 찬성에 대해 "생각이 다를 수 있다"면서도 "(쌍특검법) 표결과 관련된 입장은 퇴장 후 표결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정했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여권에서 쌍특검법에 유일하게 찬성표를 던진 인사는 권 의원이다.

    비례대표인 그가 탈당할 경우 의원직을 상실하지만, 제명되면 무소속 신분으로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어 '꼼수'라는 비판을 받았다. 류호정 전 정의당 의원과 허은아 개혁신당 최고위원이 각각 비례대표직을 내던지고 탈당할 때도 권 의원은 별다른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권 의원은 지난 15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취임 후 첫 3선 의원들과 오찬에도 불참하며 대화 통로를 차단했다.

    권 의원은 당장은 특정 정당으로 가지 않고 제3지대의 움직임을 관찰하며 자신의 자리를 꿰찰 만한 곳을 찾을 전망이다. 일각에선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주도하는 호남 기반 정당인 새로운미래로 향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권 의원이 대여(對與) 공세가 약하다는 등 별다른 특징이 없는 데다가 지역구가 호남으로 대부분의 정당이 쉽게 영입에 나서지 않을 전망이다.

    한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권 의원은 애초부터 우리와 다른 길을 걷지 않았나"라며 "어디에 가도 (그 정당이)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