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韓 갈등 명암 갈려… 尹 부정평가 9개월 만에 최고韓 지지율, 2012년 3월 박근혜 당시 비대위원장과 흡사
  •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3일 충난 서천 특화시장 화재 현장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대통령실 제공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3일 충난 서천 특화시장 화재 현장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따른 부정평가가 일주일 사이에 급등하며 9개월 만에 최고치인 63%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6일 나왔다.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30%대 초반을 유지했지만, 다시 20%대를 목전에 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지지율은 과반이었다. 제18대 대통령선거가 치러진 해의 3월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 평가와 흡사한 수준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23~25일 전국 성인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평가를 물은 결과 긍정평가는 31%, 부정평가는 63%로 집계됐다. 그 외는 의견을 유보했다(어느 쪽도 아님 2%, 모름·응답거절 5%).

    조사는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갈등이 진정국면으로 들어선 지난 23일 이후 실시됐다.

    윤 대통령 지지율은 2주 연속 1%p씩 하락했으며 부정평가는 전주(58%) 대비 5%p 올랐다. 특히 부정평가는 지난해 4월 4주차(63%)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부정평가는 지역별로 대구·경북(47%)과 부산·울산·경남(56%)을 제외하고 모두 60%를 상회했다. 다만 보수 여권의 핵심 지지 지역인 대구·경북에서 부정평가율이 한 주 만에 8%p 오른 점이 두드러졌으며, 부·울·경에서도 2%p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도 긍정평가가 과반인 60대(긍정 50%, 부정 47%)와 70대 이상(긍정 61%, 부정 32%)을 제외하고, 나머지 연령대에서는 모두 부정평가율이 급격하게 상승했다. 20대에서는 6%p 오른 64%, 30대에서는 7%p 오른 75%, 40대에서는 3%p 오른 82%, 50대에서는 8%p 오른 73%였다.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을 긍정평가한 이유로는 '외교'(21%), '경제·민생'(9%), '국방·안보'(7%), '열심히 한다·최선을 다한다', '주관·소신', '전반적으로 잘한다'(이상 4%) 등의 순으로 꼽혔다.

    반면 부정평가 이유로는 '경제·민생·물가'(16%), '소통 미흡'(11%), '김건희 여사 행보'(9%), '전반적으로 잘못한다' '독단적·일방적'(이상 7%), '외교'(5%), '경험·자질부족·무능함'(4%) 등의 순이었다.

    한국갤럽은 윤 대통령의 부정평가율이 큰 폭으로 오른 배경으로 '김건희 여사 리스크'를 지목했다. 지난주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김 여사의 명품가방 논란 대응 방안을 놓고 충돌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한국갤럽은 "지난주와 비교하면 대통령 직무 수행 긍정평가율은 비슷한 수준이지만, 부정평가율이 5%p 증가했고 부정평가 이유에서는 '김건희 여사 문제'가 상위권으로 부상했다"고 소개했다.

    한국갤럽은 그러면서 "부정평가 이유에서 김건희 여사가 최초로 언급된 것은 2022년 6월 중순 봉하마을 지인 동행, 팬클럽 등 논란"이라며 "이후 언급량이 증가한 바 있으나 그 비율은 5%를 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반면 한 위원장의 당대표 직무수행 긍정평가는 52%로 집계돼 부정평가(40%)를 크게 앞섰다. 특히 국민의힘 지지자 중에서는 89%가 한 위원장 지지를 표했다.

    이를 두고 한국갤럽은 "김기현·이준석 등 전임 당대표들보다 좋게 평가됐고, 긍정률 기준으로만 보면 2012년 3월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 평가와 흡사하다"고 분석했다.

    박근혜 당시 위원장은 긍정 52%, 부정 24%를 기록했다. 역대 국민의힘 당 대표 긍정평가율 기준으로는 2012년 이후 최고 수치다.

    한국갤럽은 "정치 성향으로 중도층과 무당층은 약 70%가 윤 대통령을 부정적으로 평가하지만, 한 위원장에 대해서는 긍정·부정평가가 각각 40% 내외로 엇비슷하게 갈렸다"고도 평가했다.

    한 위원장을 대상으로 한 이 같은 평가는 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가 전격적으로 사퇴하면서 혼란에 빠진 당을 수습하고, 최근 당·정 갈등 국면에서 도리어 '윤석열 아바타'라는 이미지를 탈피하면서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계기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우 긍정평가는 35%, 부정평가는 59%로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자 중 69%는 이 대표가 '잘한다'고 답했다. 중도층과 무당층에서는 긍정평가가 40%를 넘지 않았고 약 60%가 부정적으로 봤다.

    다만 국민의힘 지지율은 전주와 변동 없는 36%를, 민주당은 2%p 오른 35%를 기록했다. 무당층은 22%였다.

    한국갤럽의 이번 조사는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6.7%,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