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계 "임종석·노영민·이인영 불출마 해야""전 정권과 현 정권 대결처럼 보여질 수 있다" 주장野 사당화 굳혀지나…"새로운 인물로 이재명의 민주당"이재명-이해찬, 21일 오찬회동…공천 잡음 우려 전달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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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친명(친이재명)계에서 이른바 '문재인의 사람'을 향한 불출마 요구가 터져나오기 시작했다.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반명(반이재명)계 인사들이 잇따라 민주당을 떠나고 있는 가운데, 친명계에서 '친문(친문재인)'계를 정리하고 '이재명의 민주당'을 공고히 하려는 모습으로 풀이된다.친명계와 친문계 간 갈등이 격화된 가운데, 21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가 이례적으로 공개 회동을 가졌다.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측근이자 원외 인사인 윤용조 전 당대표실 부국장은 지난 20일 입장문을 내고 '문재인의 남자'로 불리는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비롯해 노영민 전 비서실장, 이인영 민주당 의원의 불출마를 촉구했다.윤 전 부국장은 "국민이 제대로 정권을 심판하고 무너진 국격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민주당의 혁신이 절실하다"며 "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 임종석 전 비서실장, 이인영 의원의 용단을 촉구한다"고 했다.그는 세 사람의 불출마를 요구하는 배경에 대해 이번 총선이 전 정권과 현 정권의 대립 구도로 굳혀지면 안 된다는 이유를 들었다.윤 전 부국장은 "지난 정부의 청와대 비서실장이셨던 임종석, 노영민 두 분이 출마하시면 국민이 검사 독재 정권을 심판하는 선거가 아니라 전 정부와 현 정부의 대결처럼 보실 수 있다"며 "이번 총선 목표가 개인의 권력 유지가 아니라 당의 총선 승리라고 생각하신다면 물러서시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또 "전대협 1기 의장으로 86세력의 맏형이시고 이번에 출마하시면 서울 구로구에 7번째 출마가 되는 이인영 의원도 마찬가지"라며 "원내대표와 장관까지 지내셨으니 국회의원으로서 정치적 소명이 다 남으셨다고 생각하신다면 험지 출마의 결단이라도 보여 주셨으면 한다"고 했다.윤 전 부국장은 특히 3선의 김민기 민주당 의원이 지난 19일 불출마를 선언한 것과 관련 "과감한 선수교체로 이어져야 한다"며 "단지 얼굴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기존과는 다른 비전을 보여줄 수 있는 사람들도 바뀌어야 국민들이 '이번에는 좀 다르구나' 하실 것"이라고 거듭 친문계의 용퇴를 압박했다.이어 "나이의 많고 적음이 세대교체의 기준이 될 수 없다. 세대교체는 세계관의 교체"라며 "우리는 새로운 인물들로 '이재명의 민주당'이 어떤 미래 비전을 가지고 있는지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친명계 원외 모임인 '더민주전국혁신회'도 같은 날 논평을 통해 "지난 정부 청와대 비서실장, 장관급 이상 역임한 중진들도 당을 살리는 길에 동참하기를 정중이 요청한다"고 했다.이들은 "김민기 의원만의 결단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며 "더 많은 중진 의원들이 정치적 대의를 위한 용단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또 "22대 총선은 검사독재정권을 국민이 제압하고, 무너진 국격을 국민이 바로 세우고, 무능한 정권을 국민이 심판하는 선거다. 이 구도를 해칠 수 있는 전 정부 인사들의 출마는 총선의 구도를 혼란스럽게 할 수 있다"면서 "지난 정부 청와대 비서실장이나 장관급 이상을 역임했던 중진급 인사들의 재출마를 당내 많은 이들이 우려하는 이유"라고 주장했다.민주당 내부 계파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이재명 대표와 이해찬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오찬 회동을 가졌다. 이날 오찬 회동은 이해찬 전 대표의 요청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이해찬 전 대표가 당 내부에서 터져 나오는 ‘자객 공천’ 논란 등 사당화 우려를 이재명 대표에게 전달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실제 이해찬 전 대표는 이날 오찬에서 이재명 대표에게 "당을 갈등 없이 통합을 유지하고 또 공천 과정에서 공정한 시스템에 따라 엄정하게 공평하게 공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한다.최근 호남에서조차 민주당 지지율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는 등 당 내 기류가 심상치 않게 흘러가자 당내 최대 지분을 지닌 이해찬 전 대표가 이재명 대표에게 "공천 문제로 잡음이 더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해 달라"는 메시지를 에둘러 전한 것으로 풀이된다.이에 이재명 대표는 "지난 총선에서도 (이 고문이 당대표로서) 큰 승리를 이끌어내셨는데 저희에게 주신 말씀을 잘 새겨듣겠다"며 "국민들에게 희망을 드리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암울함에서 희망으로 바꿀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