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눈높이' 언행으로 수직적 당정관계 정면돌파 시도하나국민의힘, 김건희 리스크에 '침묵' '거리두기'→문제 의식 '공감'한동훈 "아쉬운 점 있어…국민들이 걱정하실만 하다" 입 열어
  •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8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종현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8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종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이른바 '김 여사 리스크' 논란과 관련해 말을 아끼며 대통령실 눈치를 보던 국민의힘에 변화 기류가 감지됐다.

    국민의힘이 그간 '김 여사 리스크'에 대해 '침묵' '거리두기'로 일관하던 것과 달리 공개적으로 문제 의식을 드러내는 등 노선을 변경하면서다. 이에 수직적 당정 관계에서 '한동훈표' 당정 관계를 새로 정립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1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 여사 리스크'와 관련,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 만큼 수단과 방법을 다해 용서를 구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은 각자에게 요구되는 도덕적인 수준이 있고, 영부인으로서의 지위와 역할, 기대치가 있다"며 "그것을 무너뜨린 일이며 국민이 참기 힘든 장면이 동영상으로 나온 부분에 대해 정말 안타깝다"고 꼬집었다.

    3선 중진의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전날 의원총회에서 '김 여사 리스크'를 지적하며 김 여사가 직접 사과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평소 즉답을 피했던 것과는 다소 달라진 반응을 보였다. 그는 같은 날 저출산 대책 공약 발표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나 "분명히 아쉬운 점이 있고, 국민들이 걱정하실만한 부분이 있었다고 저도 생각한다"고 했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문제 의식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대통령실 관련 이슈에 객관적인 입장을 내놓으며 독자 노선을 걷고 있다는 기조를 부각하려는 심산이다. 

    실제로 한 비대위원장은 취임 후 공개 석상에서 스스로 대통령과의 친분을 내세운 적이 없다. 새 지도부 출범 후엔 의례적으로 진행되던 대통령과의 오·만찬도 진행하지 않았다.

    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가 각종 지방 행사 등 공식 석상에서 대통령실과의 소통을 강조하며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을 과시하던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한 비대위원장은 취임 일성으로 오로지 '동료 시민'을 강조하며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치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한 비대위원장 자신을 비롯해 국민의힘을 둘러싸고 제기되는 수직적 당정 관계에 대한 지적과 프레임을 탈피하기 위한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실제로 김기현 대표 체제보다 당정 관계와 관련된 불만 사항이 많이 줄어든 것이 사실"이라며 "정부여당으로서가 아닌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당임을 보여주기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고, 김 여사 논란 역시 국민 눈높이에 맞는 언행을 하겠다고 약속한 데 대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