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개혁신당 당헌 복붙 논란에 "기술적 문제, 큰 문제 아냐"자신의 잘못에 관대… 타인에는 엄격한 내로남불
  •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동작구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린 새로운미래 창당발기인대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동작구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린 새로운미래 창당발기인대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이준석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이 '개혁신당 당헌 복붙'(복사+붙여넣기)과 관련한 본지 단독(2024년 1월16일자) 기사를 두고 "기술적 문제였다"며 "큰 문제는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정치권 유명 인사들의 말과 행동을 문제 삼아 확대재생산하던 이 위원장이 정작 자신의 실수에는 관대한 ‘내로남불’의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 위원장은 1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당헌은 공개한 적이 없다"며 "창당대회날인 20일 그때 공개하는 것이다. 저희 당헌·당규 속 당원 조항은 완전히 다르다. 민주당 온라인 당원 가입 사이트에 있는 내용을 퍼서 넣다 생긴 기술적 문제"라고 해명했다.

    당원을 모집하며 시시각각 당원 증가 수치를 자랑하던 이 위원장이 정작 당원 가입란에 민주당 당헌과 토씨마저 같은 당헌이 게시된 사실은 큰 문제가 아니라는 황당한 변명을 꺼낸 것이다.

    이 위원장은 정치 입문 후 화려한 언변과 언쟁으로 스타덤에 올랐다. 상대의 말실수를 물고 늘어지는 등 빈틈없는 정치인의 면모를 보여왔다는 점에서 자신에게 관대한 모습은 기치로 내세운 혁신과 동떨어져 있다.

    심지어 이 위원장의 이러한 정치 스타일은 현재진행형이다. 

    이 위원장은 지난 15일 유튜브 채널 '장윤선의 취재 편의점'에 출연해 "타워팰리스에 사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과천 법무부까지 출근하는데 던킨도너츠 커피를 사 왔다?"며 "제가 타워팰리스에서 과천까지 검색해보니 던킨도너츠를 살 수 있는 동선이 있지를 않았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 위원장이 법무부장관으로 처음 출근하던 날 손에 들고 있던 던킨도너츠 커피가 누군가에 의해 조언받아 이미지를 만들어내기 위한 기획이었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이를 '던킨도너츠사건'이라고 명명한 이 위원장은 "던킨도너츠는 한국에서는 지하철 역사에 많이 있다"며 "저는 이게 우연의 일치라고 볼 수 있지만, 한 비대위원장은 아무리 봐도 누구한테 조언 받는 느낌이 든다"고 언급했다.

    이 위원장은 17일에도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미지 컨설팅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 자체가 문제는 아니지 않느냐'는 진행자의 물음에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오후 2시20분까지 법무부로 복귀했다'고 부정한 것 같던데, 저는 그 해명대로 받아들이겠다"며 "그와 별개로 제가 이미지 컨설팅에 대해 지적하는 부분은 당연히 유효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처럼 남에게는 엄격하고 혹독한 이 위원장이 정작 자신의 개혁신당과 관련한 ‘당헌 복붙’은 단순 실수라고 치부하는 것은 구악(舊惡)에 가깝다.

    이럴 것이라면 개혁신당에서 ‘개혁’이라는 단어는 과감히 버려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