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탈당' 이낙연 "대장동 의혹 덮어야 했나? 잘못된 생각"

탈당을 선언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대선 경선 과정에서 이재명 대표의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민주당이 비판하는 것을 두고 "그걸 덮어야 했나"라고 반문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여전히 이 전 대표의 탈당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 전 대표는 1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재명 대표 지지자들이 대장동 제보와 관련해 어떻게 같은 당인데 그럴 수 있느냐고 했다'고 지적하자 "이미 원주민, 피해자들이 항의운동을 시작했고 여기저기 제보를 했는데 언론도 보도하지 않던 시점에서 제보가 들어왔다"고 답했다.

이어 "그래서 확인했고 언론에 알렸다. 어디가 잘못된 것인가"라며 "그걸 덮어야 했나? 수사하지 말라고 했어야 됐나?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라 본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전 대표의 측근인 남평오 전 국무총리실 민정실장은 대장동 특혜 의혹을 최초 보도한 매체에 자기가 제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전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나 비례대표 출마 여부에 대해선 "제 개인의 욕심은 거의 버렸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어 '탈당할 마음을 굳힌 시점이 언제였느냐'는 질문에 "딱히 어느 날이라기보다는 하나씩 쌓여간 것"이라면서도 "(지난해) 11월10일 한 진보 신문과 대형 대담을 한 적 있는데 그때는 대체로 결심이 섰던 때였다"고 답했다.

아울러 이 전 대표가 탈당 선언문에서 '민주당이 1인정당으로 변질했다'고 발언한 데 대해 "민주당은 항상 당권이 바뀌더라도 주류와 비주류가 6대 4의 전통을 유지했다. 지금은 10대 0"이라며 "언젠가는 민주당이 참 나쁘게 변한 기간이었다, 이런 평가로 남을 것"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이준석 신당과 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청년정치를 상징하는 분이 돼 있고, (저는) 경험많은 정치인의 대표격으로 돼 있지 않나"며 "그런 점에서 세대 통합의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선은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국가가 하루하루가 급한데 3년 뒤에 있을 대선은 지금 생각할 여지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1일 "민주당이 자랑했던 김대중과 노무현의 정신과 가치와 품격은 사라지고, 폭력적이고 저급한 언동이 횡행하는 '1인정당', '방탄 정당'으로 변질했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이 전 대표의 탈당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나와 이 전 대표가 창당할 신당에 대해 "결과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을 도와주는 역할은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의원 129명은 이 전 대표 탈당 전 성명을 내 "탈당은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것을 무너뜨릴 것"이라며 그의 탈당을 비판했다. 성명서에 이름을 올린 강득구 의원은 "탈당이 아니라 출당시켜야 한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민주당 의원들이 공동성명을 낸 것에 대해 "(과거) 열린우리당 창당하던 날 저는 '잘 되기를 바란다' 이렇게 논평을 했다"며 "그런데 지금 민주당 사람들이 저한테 하는 것은 오만 저주와 협박이다. 바닥을 보여주는 것이니까 그 동지들께서 그렇게 안 하는 게 도움이 될 거라는 충고를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정말로 절박했다면 지난 수개월 동안 몇 달 동안 저에게 '한 번 만납시다'라든가 '이렇게 하면 어떻겠습니까'라든가 하는 얘기를 했음직도 한데 그렇게 하신 분은 딱 한 명 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