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은 한국군의 가장 큰 적… 시간이 많지 않다"대안으로 예비군 활용안 제시… 여성 징병제 거론도
  • ▲ 경기 포천시 승진훈련장에서 열린 통합화력 격멸훈련에서 MLRS(다연장 로켓포)가 화력시범을 보이고 있다. ⓒ뉴시스
    ▲ 경기 포천시 승진훈련장에서 열린 통합화력 격멸훈련에서 MLRS(다연장 로켓포)가 화력시범을 보이고 있다. ⓒ뉴시스
    저출산에 따른 한국군의 병력감축이 새로운 적으로 떠올랐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인구 감소 여파로 인해 한국군이 병력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미국 CNN 방송은 30일(현지시간) '한국군의 새로운 적: 인구 추계'라는 기사를 통해 "한국은 현재 약 50만명의 병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0.78명에 불과한 합계출산율은 한국에 가장 큰 적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20년 뒤에는 필요한 병력을 충원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CNN은 "한국은 2000년대 초 북한의 위협이 점차 감소할 것이라는 전제를 바탕으로 2006년 67만4000명이던 현역 군인 수를 2020년까지 50만명으로 줄이기로 결정했고 실제로 목표를 달성했지만 그 전제는 거짓으로 판명됐다"고 분석했다. 

    실제 북한은 올해 다섯 번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다. 또한 김정은은 지난 30일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 5일차 회의에서 한반도에서 전쟁이 현실적 실체로 다가오고 있다고 위협했다.

    CNN은 "한국이 군 기술 첨단화를 통한 국방력 유지·강화를 꾀하고 있지만 병력은 국방력 유지를 위해 필수 불가결한 요소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인용했다. 이어 "(한국군은) 변화를 위한 일정이 정해져 있지 않은데 한국은 시간이 많지 않다"고 부연했다.

    앞서 미국 뉴욕타임스(NYT)도 지난 2일 '한국은 소멸하는가'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한국은 선진국들이 안고 있는 인구감소 문제에서 두드러진 사례의 연구 대상국"이라며 갈수록 심각해지는 저출산 문제를 조명한 바 있다. 이 칼럼은 최근 발표된 한국의 3분기 출산율 통계를 소개하며 "이 같은 인구감소는 14세기 흑사병이 유럽에 몰고 온 인구 감소를 능가하는 것"이라고 했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25만명에 그쳤다. 남녀 성비가 50대 50이라고 가정해도 이들이 군에 입대할 나이가 되는 20년 후 입대 대상은 12만5000명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주민등록인구와 생존율 등을 반영해 분석한 병력 수급 전망을 살펴보면, 국군 상비병력은 육·해·공군과 해병대를 합쳐 현재 50만여명 수준이다. 이를 유지하려면 매년 20만명이 입대해야 한다. 

    CNN은 한국 내에서 병력 부족 문제 대응책으로 거론되는 방안으로 예비군 활용안을 언급했다. 310만명인 예비군 동원 시스템을 개선하면 병력난 해소에 일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예비군 중 일부를 대상으로 1년에 180일 동안 훈련을 받게 해서 기술적 숙련도를 높이는 시범사업이 운용되고 있다. 여성 징병제도 대안 중 하나로 거론했다.

    CNN은 이와 함께 과학기술을 통한 국방력 보완 방안을 제시했다. 수적으로 열세인 우크라이나가 서방에서 지원받은 드론과 첨단 무기를 사용, 러시아에 타격을 주고 있는 것을 좋은 예로 본 것이다. 나아가 한국군은 중고도 무인항공기(MUAV)와 무인잠수정(UUV)을 개발하는 등 기술 중심 군대로 전환하고 있지만 인적자원이 많아 추진력이 약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