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민우 교수 연구팀 "중국 계정, 댓글 3만여 건 작성… '좋아요' 작업도""윤석열이 되면 나라 망하고 전쟁 난다… 대세가 이재명으로 기울어졌다"중국인들, 지방선거 때도 "우리 개딸들 해보자… 송영길이 이길 수 있다""힘내세요 조국 교수님… 독립투사 윤미향에 반대하면 모두 친일파입니다"
  • ▲ 다음 스포츠는 지난 10월2일 공지사항을 통해
    ▲ 다음 스포츠는 지난 10월2일 공지사항을 통해 "최근 '클릭 응원'의 취지를 악용하는 사례가 발생해 불필요한 오해를 주고 있어 당분간 서비스가 중단된다"며 "클릭 응원 서비스 정책을 재정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8강전 한국 대 중국이 열리던 당시 다음(왼쪽), 네이버 내 양팀 응원 비율 비교.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캡처/뉴시스
    중국인들이 국내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서 조직적인 댓글공작을 벌이며 우리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에 개입한 정황이 포착됐다.

    28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윤민우 가천대 경찰안보학과 교수 연구팀은 네이버 뉴스 댓글을 빅데이터 분석 기법인 크롤링(데이터 추출)으로 확인한 결과 중국의 조직적인 댓글활동으로 의심되는 움직임을 다수 발견했다.

    연구팀이 발견한 50여 계정은 친중국적 내용, 중국적 시각의 국제관계 분석, 한국 문화·국민 비하, 친중국 인사 지지, 반중국 정치인 비방, 반미·반일 선동과 관련한 댓글을 대량으로 작성했다. 이들 계정이 지난 9~11월 작성한 댓글은 3만여 건에 달한다.

    이 계정들은 계정 이름에 'Chen Yang'과 같은 중국식 병음이나 어법을 반영했거나, 댓글에서 맞춤법 오류를 범했다. 앞서 미국 국무부 글로벌관여센터(GEC)와 유럽연합(EU) 대외관계청(EEAS)이 공개한 중국 댓글공작 추정 계정들의 특징과 동일하다.

    연구팀은 이 계정들은 서로 '팔로우' 해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서로 상대방의 댓글에 '좋아요'를 눌러 댓글이 기사 상위에 노출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50여 계정 중 네트워크 허브 역할을 하는 3개 계정이 2019년 5월부터 지난 9월까지 남긴 댓글은 2만6207개에 달했다.

    중국 댓글공작원들은 2021~22년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들에게는 네거티브성 댓글을,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에게는 지지 댓글을 조직적이고 반복적으로 달았다. 또한, 야권 유력 인사인 조국 전 법무부장관, 윤미향 의원 등을 응원했다.

    특히 이들은 지난해 20대 대선을 앞두고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룸살롱 어퍼컷'이라고 칭하며 "윤석열이 되면 나라가 망하고 전쟁이 난다"고 비난했다. 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관련해서는 "이재명 황제 폐하 납시오" "사전투표가 1번인 이유 대세가 이재명으로 기울어졌다는 증거다. 대선 후 룸살롱 어퍼컷이 당선되면 백 프로 조작이다"라는 응원 댓글을 남겼다.

    이들은 지방선거를 두 달 앞두고 "우리 개딸들 해보자. 이번엔 송영길(이) 이길 수 있다" "(내년) 총선 압승으로 윤석열 탄핵까지 2년 안에 끝내자"라는 댓글을 달았다. "힘내세요. 조국 교수님. 굿짐당(국민의힘)에게 정확히 3배로 갚아줄 것입니다" "독립투사 윤미향 선생님에 반대하는 인간들은 모두 친일파입니다"라는 댓글도 달았다.

    "독도가 한국의 고유 영토이듯 우크라이나도 러시아의 고유 영토" "우크라이나 러시아 땅, 대만은 중국 땅, 독도는 우리 땅 팩트" "우크라와 러시아가 같은 민족인 것처럼 한국과 중국도 같은 뿌리를 지닌 하나의 민족이다. 한국도 중국인의 품속에 안겨야 행복하다!" 등 우크라이나전쟁과 대만문제를 언급하며 중국에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려는 시도도 포착됐다.

    연구팀은 "2022~23년에는 윤석열정부가 본격적으로 탈중국·친미적 행보를 취하자 현 정부와 집권세력을 비난하고 한국사회의 갈등과 분열을 조장함으로써 현 정부와 집권세력에 부담을 주고 정책 수행을 마비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면서도 이들 계정이 중국 공안이나 당국과 연관돼 있는지를 명확히 밝히려면 작성 IP와 가입자 정보 등을 대상으로 한 경찰 수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중국이 한국의 정책결정을 어렵게 하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뉴스 댓글과 소셜미디어에서 공작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 의미를 갖는다"며 "내년 총선을 맞아 중국의 여론전이 더욱 강화될 수 있다" " 이를 막기 위한 법령 및 조직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윤 교수는 지난 26일 제6차 사이버 국가전략포럼에서 발표한 '중국과 러시아의 사이버 영향력 공작 실태' 연구보고서를 통해 중국 측 계정들이 국내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처리수 등과 관련한 조직적인 여론조작 활동을 벌였다고 강조했다.

    문화일보에 따르면, 윤 교수는 이날 포럼에서 "최근 후쿠시마 오염처리수 방류 시점과 맞물려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관련 게시글이 대거 게시된 것에서 볼 수 있듯이 중국의 국내정치 개입 여지는 충분히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