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해철 "민주당 내부 공격에 이낙연 탈당 고려""지도부 이낙연에 노력해야… 상황 자체 위중"김영진 "지도부 사퇴 전제한 통합비대위는 과해"
  • ▲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길위에 김대중' 관람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길위에 김대중' 관람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신당 창당 문제와 통합비대위 주장으로 내홍을 겪는 가운데, 이낙연 전 대표가 전해철 민주당 의원을 만나 '이제 당을 떠날 때가 된 것 아니냐'는 의중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친문(친문재인)계인 전 의원은 2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 전화 인터뷰에서 이낙연 전 대표와 회동 사실을 밝히며 "이 전 대표께서 당에 대해서 이러저러한 말씀을 많이 했다. '이런 것은 걱정도 되고 또 이런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다'라는 말씀을 했는데, 그런 이야기가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뿐 아니라 그 과정에서 배려가 없이 진행되는 것에 상당한 서운함을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그러면서 "일부이지만 이 전 대표에 대해서 과도하게 비난하고 공격하는 것이 있었다"면서 "그런 모습을 보며 (이낙연 전 대표가) '이제 당을 떠날 때가 된 것 아니냐'라고 생각하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 의원은 그러면서 이재명 지도부에 이낙연 전 대표의 의중을 전했다고 밝혔다.

    전 의원은 "이 전 총리에게 저희들이 말씀드린 것 못지않게, 당 지도부가 노력해야 한다"며 "상황을 봤을 때 '현 상황이 그냥 이렇게 저렇게 넘어갈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하면서 총선을 준비하면 되지 않을까'라는 판단을 해서는 안 되고, 상황 자체를 위중하게 보고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기를 제가 말씀도 많이 드리고, 많은 분들을 설득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최근 '우리 안의 작은 차이를 넘어서자'며 당내 갈등 봉합에 나섰다. 하지만 이낙연 전 대표는 이재명 대표와 의미 없는 만남은 하지 않겠다며 거리를 두어왔다.

    민주당 복귀 시한을 연말로 내건 이낙연 전 대표는 선결조건으로 이재명 지도부 퇴진과 통합형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꼽았다. 이는 민주당 내 비명(비이재명)계 모임인 '원칙과상식'의 주장과 궤를 같이한다.

    이낙연 전 대표는 지난 21일 YTN 라디오 '박지훈의 뉴스킹'에 출연해 '어떤 변화가 있어야 민주당에 남을 것이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통합비대위 아이디어의 충정에 공감한다"며 "비대위라는 것은 대표직 사퇴, 지도부를 바꾸는 것을 말한다"고 강조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이어 "(지도부 교체가) 연말까지 된다면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언급했다.

    앞서 '원칙과상식'도 1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비대위를 거론하며 이 대표 사퇴를 요구한 바 있다. 

    원칙과상식 소속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다당제 민주주의를 하고 위성정당 안 만들겠다고 우리 당과 이재명 대표도 수없이 약속했다"며 "지금 생각해보니까 그게 아니라고 한다면 얼마나 무책임하고 부정직한 일인가"라며 이재명 지도부를 향해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 약속을 지키라고 압박했다.

    이외에 지난 20일 김부겸 전 국무총리도 이재명 대표와 오찬 회동을 가진 후 △이낙연 전 총리와 원칙과상식 등 당내 반대파와 통합을 위한 노력을 할 것 △연동형비례제 선거제도를 지켜줄 것 △강성 당원 문제에 적극 대처할 것 등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명계에서는 그러나 이낙연 전 총리와 만날 수는 있지만 이재명 대표의 사퇴를 전제로 한 통합비대위는 논의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일축했다.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인 김영진 의원은 22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이 전 총리도 말씀하시고 원칙과상식 의원들도 이야기를 했는데, 민주당의 변화 지점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하나의 제안인 것 같다"며 "그런데 사퇴를 전제로 한 통합비대위라는 부분은 조금 과하지 않나. 폭넓게 당원과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혁신을 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재명 대표만으로도 총선에서 이길 수 없지만 이재명 대표 없이는 더욱더 총선에서 이길 수 없다"면서 "그래서 그 최대공약수의 지점이 무엇일까를 잘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