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노조 "독일 부동산 대출펀드 투자 전액 손실"투자 결정한 MBC 간부, 안형준 사장 임명 후 승진MBC소송 맡은 법무법인, 독일 대출거래구조 자문
  • 4년 전 미국 라스베이거스 개발 사업에 105억원을 투자했다 전액을 날리는 손해를 입고도 당시 투자 책임자를 지방MBC 사장으로 영전시킨 MBC가 3년 전 금리인상 리스크를 감수한 독일 부동산 펀드 투자로 70억원의 손실을 입게 됐음에도 해당 투자를 결정한 간부를 경영본부장으로 승진시켰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5일 MBC노동조합(3노조, 비상대책위원장 오정환)과 더벨 기사(신한운용 1400억 독일 부동산 대출펀드로 '골머리')에 따르면 2020년 신한자산운용이 운용하고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출자한 대출채권 펀드에 MBC도 70억원을 투자했는데, 신한자산운용이 설정한 독일 부동산 대출 펀드에 문제가 발생했고, 대출기간 동안 담보자산의 가치가 크게 하락해 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펀드는 독일 부동산 판매 및 임대업을 영위하는 사업자에게 2년간 연 9.5%의 고정금리로 1억 유로를 제공하는 구조로 설정된 대출채권형 상품으로, 차주인 '브룩라인 리얼 에스테이트(Brookline Real Estate)'는 영국 PE사인 '베스티고 캐피탈(Vestigo Capital)'이 세운 특수목적법인으로 알려졌다.

    신한자산운용과 국내 기관투자자들은 '브룩라인 리얼 이스테이트'에 대출금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차주가 보유한 '악센트로 리얼 에스테이트(Accentro Real Estate)' 지분 75%를 담보로 설정했는데, 글로벌 기준금리 인상기조와 경기침체 기미로 인해 '악센트로 리얼 에스테이트'의 주가가 연일 하락을 거듭했고, 현재 신한운용 펀드가 보유한 담보자산의 가치도 약 4700만 유로로 감소했다는 게 더벨 기사의 골자다.

    이와 관련, MBC노조는 "이 펀드는 신한자산운용이 지난 2020년 7월 조성한 신한AIM구조화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펀드인데, 독일 부동산기업 '악센트로'의 대주주인 '브룩라인 리얼 에스테이트'에 1억 유로(약 1400억원)를 대출했다"며 "그런데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면서 작년부터 채무 불이행이 발생했고 지난해 7월 대출금 회수도 실패했다"고 밝혔다.

    MBC노조는 "경영 정상화가 어려워지자 신한자산운용이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진 독일 부동산회사 '악센트로'에 추가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고, 최대 28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언론에 보도됐다"며 "채권단과 악센트로는 올해 7월부터 대출 만기연장과 이자율 조정 등의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A경영본부장, 지난 3월 대손상각 40억 결산보고

    MBC노조는 "MBC A경영본부장은 지난 3월 21일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에 신한AIM 건 대손상각 40억원을 결산보고하면서 해당 부동산 펀드의 만기가 2024년 7월로 1년 반 연장됐다고 밝혔다"며 "이에 방문진 김도인 이사가 '빨리 손실을 인식해야지 만기만 계속 늘리고 있어서 다음 경영진에게 폭탄을 안기는 것 아닙니까?'라고 질의하자, A경영본부장이 '잘 관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MBC노조는 "A경영본부장은 지난 4월 18일에도 다시 방문진을 찾아와 '손실 처리를 하고 싶어도 현재 만기 청산을 하게 되면 후순위 채권이나 지분 투자라 손실액이 더 커진다는 점과, 금리가 내려가고 부동산 경기가 좋아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낫다'는 내용을 비공개로 보고했다"고 밝혔다.

    MBC노조는 "남아 있는 30억원 투자금도 손실이 확실시 돼 모두 오는 연말에 대손상각처리된다고 한다"며 "'라스베이거스 105억원'에 이어 '독일 악센트로 70억원'이 손실로 확정되는데 지금까지 어떠한 임원도 책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독일 '악센트로' 투자에 나선 2020년도 하반기에는 A경영본부장이 경영지원국장을 하면서 금융투자를 총괄했다"고 짚은 MBC노조는 "징계대상자를 경영본부장으로 임명해 보고를 받고 있으니 경영관리가 제대로 될 리가 없다"고 질타했다.

    MBC노조는 "회사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 투자들은 대기업 재무팀들조차 좀처럼 투자하지 않는 고위험 상품들인데 별다른 안전장치도 없이 문화방송에서 무모한 투자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고위험 자산 투자비율을 한정해 둔다든지 여러 부서의 심사 위원이 투자 심사를 한다든지 하는 견제장치가 없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MBC노조는 "지난해 7월 대출 만기되는 펀드가 원리금을 갚지 않는 채무불이행이 발생했는데, 이때 A경영본부장과 방문진 권태선 이사장은 무엇을 했느냐"며 "금리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와 디폴트 조짐이 보일 때 A경영본부장은 어떤 조치를 취했는가?"라고 거듭 물었다.

    "지난 4월 방문진 추가 보고 시에는 이미 투자 전액 손실을 누구나 예상했다고 한다"고 전제한 MBC노조는 "권 이사장이 비록 2021년 8월에 취임해 2020년 투자 당시에는 방문진 이사장이 아니었으나 디폴트 위험이 감지되고 디폴트가 발생한 시점에 이사장이었으므로 위험 관리를 할 의무가 있었다"며 권 이사장에게도 경영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MBC 독일 부동산 투자, 대체 누가 알선했나?


    또한 MBC노조는 "B법무법인이 2020년 신한대체투자운용과 대리계약을 맺고 독일 '악센트로 리얼 에스테이트 에이지' 주식을 담보로 룩셈부르크 소재 회사에 대출하는 거래를 자문한 바 있다"면서 "B법무법인과 MBC 사이의 유착 관계에 대한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MBC노조에 따르면 B법무법인은 소속 C변호사(MBC 기자 출신)를 2018년 3월부터 2019년 2월까지 법률자문을 위해 MBC 핵심부서인 정책기획부에 파견근무를 시켰으며 △명단공개금지 가처분 소송(2018년)과 △넷플릭스 '나는 신이다' 편에 대한 방영금지 가처분 사건(2023년) △MBC 사장 부당노동행위 형사사건 변호(2023년) 등 MBC 혹은 MBC 전임 임원의 소송을 다수 수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MBC와 끈끈한 거래 관계를 맺고 있는 법무법인이 독일 부동산 대출거래구조에 대한 자문계약을 맺었고, 이때 공신력 있는 MBC가 위험한 부동산 펀드 투자에 선뜻 나서 금융상품 투자자 모집에 일조했다"고 지적한 MBC노조는 "이로 인한 피해는 펀드투자자와 MBC가 올곧이 떠안게 됐다"며 "이제라도 B법무법인이 법률자문을 한 독일 부동산 투자로 70억원을 날린 경위를 철저히 조사해 그 내막을 소상히 국민들에게 알려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MBC노조는 "더욱 황당한 것은 만기 연장으로 연명하는 투자 건이 2건 더 있다는 점"이라며 "첫째가 송도물류센터 부동산 투자 100억원 건이고, 둘째가 대구 아파트 리츠 투자 100억원 건인데, 모두 지분투자나 PF 후순위 채권 투자라 고위험 상품이고 자본 잠식 등으로 채권 회수가 어려운 상태라고 한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폭탄 돌리듯 만기 연장에 만기 연장을 하면서 사안을 감추는 데에 급급하고 있다"고 MBC 경영진을 비판한 MBC노조는 "투자를 결정한 A국장이 경영본부장으로 승진한 것은 누가 봐도 황당한 결정인데, 방문진 이사회 의사록을 보면 권 이사장 등 이사들은 비공개 결정을 하고 A경영본부장을 감싸고 돈다"며 관련 투자 손실에 대한 진상 규명을 MBC에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