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핵심 장제원 "저를 밟고 총선 승리" 내년 불출마 선언김기현, 대표직·출마 두고 장고… "현재 연락 닿지 않는다"대표직 내려놔도 울산 출마 안 할 듯… "이 상황서 공천 받겠나"
  •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이종현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이종현 기자
    친윤 핵심인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김기현 대표가 거취를 놓고 장고에 들어갔다.

    12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김기현 대표는 이날 예정된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연탄 나눔 봉사활동 참석 등 일정을 취소하고 국회 당 대표실로도 출근하지 않은 채 잠행했다. 오는 13일 일정도 '통상 일정'으로 공지한 상태다.

    지도부와 당직자 등과도 연락하지 않으며 대표직 사퇴를 놓고 장고에 들어갔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김기현 대표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내건 친윤·지도부·중진 등 '주류 희생안'에 대해 별다른 응답을 하지 않던 김기현 대표 거취는 친윤 핵심인 장제원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결단하면서 상황이 급반전됐다.

    장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22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부족하지만 저를 밟고 총선 승리를 통해 윤석열정부를 성공시켜주시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장제원 의원이 결단을 내리자 당 안팎의 눈길은 김기현 대표로 향했다. 당초 모든 총선 이슈를 빨아들이는 공천관리위원회 출범까지 김 대표가 버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그러나 김 대표 스스로 만든 혁신위 조기 종료 후 김기현 체제로 총선을 치르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 대표의 선택지는 당 대표직을 유지하면서 내년 총선에 불출마하거나 대표직을 내려놓고 울산에 출마하는 방안으로 꼽힌다. 다만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서 대표직을 내려놓는다고 김 대표가 공천을 받을 수 있겠냐"고 가능성을 낮게 봤다. 윤석열 대통령의 네덜란드 국빈 방문으로 상의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민의힘 소속 김태흠 충남지사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김 대표는 뭘 그렇게 욕심을 내느냐. 당 구성원 모두가 사즉생(死卽生)을 하라며 책임을 구성원에게 돌리고, 대표직에서 뭉개고 있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김 대표는 당원과 국민께 이미 밑천이 다 드러나 신뢰와 리더십을 상실했다. 욕심을 낸들 대표직 수명은 청명에 죽거나 한식에 죽거나"라며 "당이 집권여당으로서 국민에게 신뢰받지 못한다면, 그냥 앉아서 죽는 것보다는 그 혼란 속에서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장제원 의원보다 훨씬 더 큰 책임감을 느껴야 할 사람들은 눈감고 뭉개면서 시간이 흘러가기만 기다리고 있다"고 김기현 대표의 결단을 촉구했다.

    당 안팎에선 김 대표가 이르면 이번주 불출마나 대표직 사퇴 등 결단을 내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김 대표는 전날인 11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저를 비롯한 우리 당 구성원 모두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사즉생의 각오로 민생과 경제를 살리라는 국민의 목소리에 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