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위, 지도부에 혁신안 응답 기한 다음달 4일까지로 통보희생 권고안→ 정식 혁신안으로 의결해 쇄신 압박 높여인요한 "혁신 의지 있다면 나를 공관위원장으로 추천해 달라"
  • ▲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 혁신위원회 제11차 전체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 혁신위원회 제11차 전체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당 지도부와 중진, 친윤(친윤석열) 의원들의 희생을 요구하는 안건을 공식 의결하며 다음달 4일까지 당 지도부의 답변을 기다리겠다고 통보했다. 

    권고안으로 제시했던 안건을 당 지도부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자 정식 안건으로 의결하며 압박에 나선 것이다. 

    여기에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선출직 출마 포기 선언과 함께 다음달 구성될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에 자신을 추천해 달라고 요구하는 등 강수를 띄웠다.

    인 위원장은 3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전체회의 후 브리핑에서 "혁신의 특징은 '제로'(0) 싸움이다. 100점 아니면 0점이다. 70점, 80점짜리 혁신은 없다"며 "저희 위원들도 같은 마음이고 사실 참담한 마음"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인 위원장은 "당이 많이 변하고 있다는 상징적인 조치를 국민께 보여드려야만 잃어버린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며 "혁신위의 제안을 공관위로 넘겼다는 일방적 답변으로 일관해서는 국민이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저 자신부터 먼저 희생하며 당 지도부에 제안한다. 이번 총선에 서울 서대문지역구를 비롯한 일체의 선출직 출마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한 인 위원장은 "혁신위에 전권을 주시겠다고 공언한 말씀이 허언이 아니라면 저를 공관위원장으로 추천"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인 위원장은 "혁신위의 뜻이 공관위를 통해 온전히 관철돼 국민이 당의 변화를 실감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며 "당의 답변은 월요일까지 기다리겠다"고 덧붙였다.

    혁신위는 이날 회의에서 '지도부·중진·친윤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 권고안을 '6호 안건'으로 의결했다. 혁신안에 따른 응답은 다음달 4일까지 줄 것을 주문했다.

    그간 혁신위가 제시한 혁신안과 권고안을 당 지도부가 공관위와 같은 총선 기구에 넘기겠다며 미온적 태도를 보여온 만큼 압박 수위를 높이며 호응을 이끌어내겠다는 계산이다.

    오신환 국민의힘 혁신위원은 "혁신 조치의 진정성 담보를 위해 당 지도부 및 중진, 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운 분들부터 총선 불출마 및 험지 출마 등 희생의 자세를 보일 것을 재차 요구한다"며 "오늘  의결했기 때문에 최고위에 보고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 혁신위원은 다만 지도부에서 안건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지켜보고 후속조치를 논의하겠다"며 구체적 답변은 피했다.  

    혁신위 조기 해산 가능성은 열어뒀다. 오 혁신위원은 "결론을 내린 바 없다"면서도 '열려 있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그러나 인 위원장의 공관위원장 추천 요구에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사실상 거부의 뜻을 밝힌 것이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혁신위에서 참 수고를 많이 하셨다. 당의 발전을 위한 나름대로 좋은 대안을 제안해주신 것에 대해서는 감사드린다"면서도 "그동안의 혁신위의 활동이 인요한 위원장이 공관위원장이 되기 위한 목표를 가지고 활동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국회 상황이 매우 엄중한데 공관위원장 자리를 가지고 논란을 벌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