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만적인 北 위성 발사 강력규탄"… 한·미·일 북핵대표 긴급 협의"北, 안보리 결의 위반… 도발 거듭할수록 한·미·일 공조 강화"
  • ▲ 북한은 21일 오후 10시 42분 28분께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신형위성운반로케트 '천리마-1'형에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탑재해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조선중앙TV가 22일 보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현지에서 발사 상황을 참관하고
    ▲ 북한은 21일 오후 10시 42분 28분께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신형위성운반로케트 '천리마-1'형에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탑재해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조선중앙TV가 22일 보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현지에서 발사 상황을 참관하고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과 연관기관의 간부들과 과학자, 기술자들을 열렬히 축하"해주었다고 전했다. ⓒ조선중앙TV 화면/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21일 밤 군사정찰위성을 기습발사한 것과 관련해 한·미·일 3국 북핵수석대표가 3국 공조 방안을 긴급 논의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김건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정 박 미국 대북특별부대표, 나마즈 히로유키 일본 북핵수석대표는 22일 오전 3자 전화협의에서 한·미·일 간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국제사회와 협력을 통해 북한의 불법적 도발에 필요한 대응조치를 취해 나가기로 했다.

    3국 대표들은 "북한의 도발은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어떠한 발사도 금지하는 유엔 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임은 물론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 안정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규탄했다.

    3국 대표들은 이어 "북한의 어떤 위협과 도발도 통하지 않을 것이며, 북한이 도발을 거듭할수록 한·미·일과 국제사회의 대북 공조는 더욱 강화되고 북한의 안보와 경제는 더욱 취약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3국은 "북한이 예고한 발사 시간을 1시간 이상 앞두고 기만적인 발사를 감행함으로써 지난 두 차례의 발사에 이어 이번에도 항공기와 선박들의 안전을 중대하게 위협했다"며 깊은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정찰위성 발사 3시간 뒤인 22일 새벽시간대에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이 전날 밤 10시42분쯤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신형 위성운반로켓 '천리마1형'에 탑재해 성공적으로 발사했다"며 "천리마1형은 예정된 비행 궤도를 따라 정상비행해 발사 후 705초 만에 만리경1호를 궤도에 정확히 진입시켰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현지에서 발사를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 ▲ 북한은 22일 전날 밤 발사한 군사정찰위성 1호기 '만리경-1호'의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 북한은 22일 전날 밤 발사한 군사정찰위성 1호기 '만리경-1호'의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은 2023년 11월 21일 22시 42분 28초에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신형위성운반로켓 '천리마-1형'에 탑재해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번 기습 위성 발사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면서도 북한이 앞서 1~2차 발사 실패에서 심각한 오류가 있었다면 11월 재발사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영근 항공대 교수는 "북한은 노탐(NOTAM‧항공전산정보체계)에 제공된 22일 0시부터 시작되는 발사 예정시간대(Launch Window) 이전에 발사했다. 북한의 이러한 통보는 형식적으로 구식만 갖추는 행태"라며 "이러한 기습발사는 한미의 발사 탐지 및 추적에 대한 허점을 노리는 것"으로 풀이했다.

    장 교수는 "미국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에서는 새로운 물체가 우주에 진입하면 수 시간 내에 궤도 6요소에 대한 정보를 발표하는데, 22일 오전 6시 현재 북한이 발사한 만리경 위성 및 3단 로켓에 대한 정보는 아직 등재되지 않았다. 설사 궤도에 정확하게 진입하더라도 초기 운용을 통해 태양전지판을 전개해 배터리 충전을 해야 하고, 위성을 평양의 지상 관제소로 지향해 통신을 성공적으로 수행해야 위성 발사에 성공했다고 정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 교수는 "이후 궤도 내 시험을 통해 위성 플랫폼과 광학탑재체가 설계대로 작동하는지 검증하고, 검·보정을 통해 영상의 품질을 확인하는 절차가 요구된다. 이러한 절차는 탑재체에 따라 최소 1~2개월 정도는 소요된다"며 "이 기간에 실제 영상 촬영을 시험적으로 수행하고 영상 품질을 향상시키는 작업을 수행하는데, 북한은 영상을 성공적으로 촬영해도 이를 공개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이는 한미가 영상의 해상도와 품질을 평가해 어느 수준의 군사적 활용이 가능하다는 판단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도 보안사항이 될 것이다. 이후 이들 절차가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위성의 정상 운용에 돌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장 교수는 "(북한과) 러시아의 회담 후 러시아 엔지니어가 북한에 들어가 지금까지의 북한에 의한 발사 실패 분석 결과를 협의하고 당시 받은 텔레메트리 데이터를 논의해 러시아가 이를 확인 및 검증하는 차원의 지원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앞으로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다면 북한이 독자개발하기 어려운 고성능을 구현하는 데 필요한 센서·구동기·탑재컴퓨터 등의 하드웨어 기술 확보 또는 해외 구매대행 등을 고려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번 정찰위성 발사가 성공했다는 가정을 하면 정찰위성체계를 통해 한미의 선제타격 대상을 정밀감시하면서 북한 전술핵 타격부대들의 정밀타격 능력을 고도화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는 사실상 선제타격 능력의 고도화를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임 교수는 "러시아와의 군사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안정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북한의 군사적 위협 수준은 더욱 고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김정은이 2021년 1월 초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언급한 '국방과학 발전 및 무기체계 개발 5개년계획'을 완수하는 해는 2025년이다. 따라서 이 계획을 무조건 완수한다고 가정한다면 2024~25년 사이 정찰위성 체계가 어느 정도 완성될 것으로 예상 가능하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