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김병욱·김승남·김승원·김영호·김회재·민병덕·박성준·박영순·박정·백혜련·안호영·윤관석·윤재갑·이성만·이용빈·임종성·전용기·한준호·허종식·황운하민주당 "섣불리 입장 내면 검찰에 말려들 수도" 침묵
  • ▲ 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지난 6월7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서 출석을 거부 당한 직후 청사를 나서고 있다. ⓒ서성진 기자
    ▲ 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지난 6월7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서 출석을 거부 당한 직후 청사를 나서고 있다. ⓒ서성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이른바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의원 21명 명단이 공개된 것과 관련해 침묵을 지키고 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검찰 수사가 확대될 경우 공천 과정에서 의혹의 당사자들을 대상으로 검증이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21일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검찰이 어떤 카드를 가지고 있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섣불리 당 입장을 내버리면 검찰이 원하는 계획에 말려들 수도 있다"며 "그래서 당 차원에서 공식 입장을 내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 20일 돈 봉투 사건 재판에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의 보좌관이었던 박용수 씨를 대상으로 증인신문하는 과정에서 민주당 전·현직 의원 21명의 이름을 공개했다. 송 전 대표 지지 의원 모임이 2021년 2월부터 4월까지 매주 수요일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실에서 열렸는데, 박씨가 모임 참석자를 기억하지 못한다고 하자 명단을 공개한 것이다. 

    명단에는 '김남국·김병욱·김승남·김승원·김영호·김회재·민병덕·박성준·박영순·박정·백혜련·안호영·윤관석·윤재갑·이성만·이용빈·임종성·전용기·한준호·허종식·황운하' 의원의 이름이 올랐다.

    돈 봉투 사건은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송 전 대표를 당선시킬 목적으로 현역의원 및 캠프 관계자들 사이에 불법 정치자금이 오갔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검찰은 재판에서 돈 봉투 수수 의혹을 받는 인물 21명을 공개한 것이다. 

    앞서 해당 의혹으로 민주당을 탈당한 윤관석 의원은 정당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지난 2일 같은 혐의를 받는 임종성·허종식 민주당 의원의 주거지와 국회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검찰 수사가 민주당 다른 의원들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당 공천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김남국·윤관석·이성만 의원을 제외한 명단 속 나머지 18명의 의원은 민주당 현역의원이다. 이들 중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한 의원은 없다. 

    민주당은 지난 5월 22대 총선 공천 룰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재판 중인' 후보자를 부적격 처리할 수 있는 규정을 삭제해 심사 기준을 완화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부적격 심사 대상을 '중대한 비리가 있다고 인정되는 자'로 포괄적으로 규정해 오히려 심사 기준이 엄격해졌다고 반박했다.

    당시 '총선 공천제도 TF' 위원장을 맡아 공천 룰을 개정한 이개호 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어제(20일) 검찰이 공개한 명단 속 의원들이 수사를 받거나 기소를 당해 재판을 받게 되면 정밀 심사 대상이 된다"며 "필요하면 경찰이나 법원에 자료 요청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민주당 한 중진의원은 "이미 의혹이 제기된 자체만으로 지역구에서는 선거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며 "수사 대상이 됐다는 이유만으로 공천 과정에서 불이익을 주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돈 봉투 명단에 오른 의원들은 일제히 해명 성명을 내고 있다. 김병욱 의원은 20일 문자를 통해 "내 이름이 왜 거론되는지 도저히 알 수 없다"며 "돈 봉투 의혹과 전혀 관련된 바 없다"고 밝혔다. 한준호 의원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혐의와는 관련이 없는 이름을 법정에서 공개하며 불법 프레임을 씌우려는 저급한 시도"라고 비난했다. 

    안호영 의원도 페이스북에 "저는 2021년 전당대회 과정 중 어떠한 금품도 수수한 사실이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며 "앞으로 이와 관련한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 등에 대하여 엄중히 그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2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이분들을 오해하도록 사실 그렇게 명단을 발표한 것은 비겁한 것"이라며 "저 송영길을 지지하기 위해서 조찬모임 하고 커피 마신 사람들을 이렇게 하면 저는 마음이 어떻겠나"라고 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