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대통령 44주 추도식… 尹, 현직 대통령 최초로 묘소 참배尹 "박정희 대통령, '한강의 기적'이라는 세계사적 위업 이뤄"朴 "귀국하자마자 와 주신 尹에 사의"… 1년5개월만에 尹 만나
  • ▲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제44주기 추도식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만나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제44주기 추도식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만나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44주기 추도식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만났다.

    윤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의 만남은 지난해 5월10일 국회에서 열린 윤 대통령 취임식 이후 1년5개월 만이다. 

    이에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해 4월12일 대구시 달성군에 위치한 박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했다. 1980년부터 매년 민족중흥회 주관으로 열려온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에 현직 대통령이 참석한 것은 윤 대통령이 처음이다.

    이날 오전 11시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에서 진행된 추도식에서 윤 대통령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이 나라의 위대한 지도자'라고 언급하며 "박정희 대통령께서는 '하면 된다'는 기치로 우리 국민을 하나로 모아 이 나라의 산업화를 강력히 추진"하고 "'한강의 기적'이라는 세계사적 위업을 이루어내셨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추도사에서 "지금 우리는 박정희 대통령께서 일구어 놓으신 철강산업·발전산업·조선산업·석유화학산업·자동차산업·반도체산업·방위산업으로 그간 번영을 누려왔다"며 "박정희 대통령께서 이루어내신 바로 이 산업화는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에 튼튼한 기반이 되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가 취임 이후 지금까지 전 세계 92개국 국가의 정상을 만나 경제협력을 논의했습니다만 박정희 대통령께서 이루어내신 압축성장을 모두 부러워하고, 위대한 지도자의 결단에 경의를 표했다"고 상기한 윤 대통령은 "저는 이분들에게 박정희 대통령을 공부하라, 그러면 귀국의 압축성장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늘 강조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박정희 대통령의 하면 된다는 정신은 우리 국민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었고, 우리 국민에게 조국에 대한 자부심을 불어넣어 주셨다"며 "지금 세계적인 복합위기 상황에서 우리는 박 대통령의 정신과 위업을 다시 새기고, 이를 발판으로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자랑스러운 지도자를 추모하는 이 뜻깊은 자리에서 영애이신 박근혜 전 대통령님과 유가족분들께 자녀로서 그동안 겪으신 슬픔에 대하여 심심한 위로의 말씀드린다"고 인사했다.

    윤 대통령의 추도사 후 유족 대표로 참석한 박 전 대통령이 연단으로 올라와 인사했다.

    박 전 대통령은 "바쁘신 와중에도 귀한 시간을 내셔서 아버지 추도식에 참석해 주신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특히 오늘 해외 순방에서 돌아오시자마자 곧바로 추도식에 참석해 주신 윤석열 대통령님께 심심한 사의"를 표했다.

    박 전 대통령은 "아버지의 추도식이 열리는 매년 이맘때쯤은 날씨가 많이 쌀쌀해진다. 하지만 저는 아버지를 잊지 않고 이렇게 찾아주시는 여러분 덕분에 마음이 따뜻해진다"며 "아버지께서 떠나신 지 44년이 지났다.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저는 아직도 아버지께서 곁에 계신 것만 같다. 아버지께서 일생을 바쳐 이루고자 하셨던 잘사는 나라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느끼면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 앞에는 여러 어려움이 놓여있다고 한다. 하지만 저는 우리 정부와 국민께서 잘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돌이켜보면 대한민국은 건국 이래 위기가 아니었던 때가 없다. 전쟁을 겪었고,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가난했고, 먹고사는 일이 너무나도 간절한 그런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우리 위대한 국민은 이 모든 어려움을 이겨냈고, 호국영령들의 보살핌으로 오늘의 번영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은 "아버지의 꿈이자 저의 꿈이었고, 그리고 오늘 이곳을 찾아 주신 여러분들의 꿈은 모두 같을 것"이라며 "우리 대한민국 국민이 서로에 대한 이해와 존중으로 힘을 모아 우리와 우리의 미래세대가 번영과 행복을 누리는 그것이다. 아버지도 우리의 꿈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응원하고 지켜 주실 것"이라고 기대했다.
  • ▲ 윤석열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2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제44주기 추도식에서 만나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가 안장된 묘소로 걸어올라가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 윤석열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2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제44주기 추도식에서 만나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가 안장된 묘소로 걸어올라가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은 공식 식순이 끝난 뒤 박 전 대통령 및 직계 유족들과 함께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했다.

    윤 대통령은 추도식 후 박 전 대통령과 함께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가 안장된 묘소로 걸어 올라갔다. 묘소에 도착한 윤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에 이어 헌화 및 분향했다. 이후 윤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과 오솔길로 걸어 내려오며 대화를 나눴다.

    이날 추도식에는 박 전 대통령 등 유족, 정재호 민족중흥회장, 황교안 전 국무총리, 김관용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오세훈 서울시장, 시민 등 2000여 명이 참석했다. 

    국회에서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김병민·김가람·장예찬 국민의힘 최고위원, 이만희 국민의힘 사무총장 등 여권 주요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대통령실에서는 김대기 비서실장, 이관섭 국정기획수석, 이진복 정무수석,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김은혜 홍보수석 등이 참석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날 윤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의 만남이 '보수 대통합'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보수 진영은 서울강서구청장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패배한 뒤 분열 양상을 보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