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시절 상근부대변인 신인규, 탈당 선언… '혁신위 무용론' 제기순천갑 당협위원장 천하람, 혁신위원 거절…'김기현 체제 폐기' 요구이준석 "신당 창당, 배제하지 않고 있다"… 탈당~창당 놓고 '간 보기'
  • ▲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지난 16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지난 16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국민의힘이 서울 강서구청장보궐선거 참패에 따른 반성 격으로 출범시킨 혁신위원회가 본격 출범 전부터 난항을 겪는 모습이다. 이준석계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신당 창당' '국민의힘 탈당' '김기현 사퇴론' 등을 거론하며 제동을 걸면서다.

    '이준석계' 신인규 탈당… "與 혁신위는 아이스핫초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체제에서 상근부대변인을 지낸 신인규 변호사가 25일 국민의힘과 결별을 선언했다. 국민의힘이 인요한 연세대 의대 교수를 혁신위원장으로 임명한 지 이틀 만이다.

    신 변호사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는 민심과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멀어진 국민의힘을 떠나서 어렵고 힘든 정치 변화의 길을 담대하게 걸어나가고자 한다"며 탈당 의사를 밝혔다.

    신 변호사는 이어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이후 지난 1년6개월 동안 집권 여당을 노골적으로 사유화했다"며 "국민의힘은 윤석열의, 윤석열에 의한, 윤석열을 위한 대통령의 사유물로 변질됐다"고 지적했다.

    "그토록 원했던 정권교체의 주인공인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이후 1년6개월 동안 집권 여당을 노골적으로 사유화했다"고 비난한 신 변호사는 "지금은 낡은 기득권과 기회주의에 매몰돼 오직 대통령만 바라보는 식물정당이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 변호사는 국민의힘 혁신위에 회의적 견해를 보이며 출범 시기를 염두에 두고 내린 결정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혁신위원들이 다 선임된 상태에서 나가게 되면 그조차도 문제가 될 수 있고, 혁신위원회가 잘 안 된 다음에 나가면 당이 어려울 때 나간다는 비판이 있을 수 있다"면서 "지금 시점에서 제가 내린 결정에 책임을 지고 저는 탈당하겠다"는 것이다.

    혁신위가 '통합'과 '개혁'을 키워드로 뽑은 것을 두고도 '아이스핫초코'에 비유하며 "혁신위원회라는 방식을 통해서 재보궐선거 참패의 결과와 그 후유증을 치유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천하람 "지금의 혁신위는 김기현 대표 체제 시간 벌기일 뿐"

    이준석계로 분류되는 천하람 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도 혁신위의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천 위원장은 혁신위원 영입 제안이 왔지만 고사하기도 했다.

    천 위원장은 이날 통화에서 "이번 혁신위에서 중요한 것이 당·정 간 건전한 긴장관계를 복원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한 테마"라며 "그런데 김기현 대표 체제를 그대로 두면서 건전한 당·정 관계를 이야기하는 것 자체는 소구력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천 위원장은 김 대표 사퇴론에 힘을 실었다. "강서구청장선거 패배에 대해서 아무에게도 책임을 묻지 않으면 모를까, 임명직에 대해서만 책임을 묻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체제 자체를 바꾸면서 혁신 내용이 나오든지 해야지, 지금 상황에서 혁신위가 하는 것은 김기현 대표 시간 벌기밖에 안 된다"는 것이다.

    천 위원장은 "혁신위가 '김기현 대표 체제로는 총선을 못 치른다' '김기현 대표가 내려와야 한다' 정도의 메시지까지 나오고, 윤석열 대통령의 여러 가지 문제점들에 대해서도 직접적으로 문제제기를 한다면 박수를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윤계 탈당 신호탄 되나… 이준석도 창당 가능성 열어 놔

    당 혁신위와 관련한 이준석계 인사들의 부정적 기류로 국민의힘 '통합'에는 빨간불이 들어온 상태다. 이 전 대표 역시 탈당 및 신당 창당 가능성을 열어 둔 상태라 혁신위 출범을 빌미로 비윤계의 탈당 러시가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 전 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신당 창당 가능성을 "당연히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유승민 전 의원과 연대해 창당을 추진하는지 여부와 관련해서는 "제가 유 의원과 상의하고 있지 않고, 준비하고 있지도 않다"고 선을 그었다.

    신 변호사의 탈당이 '이준석 신당의 선발대로 이해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지금 상황에서는 아니다"라며 "제가 통제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면 하지 말라고 했을 것"이라고 거리를 뒀다.

    천 위원장 역시 통화에서 "현재로서는 그것을 염두에 두고 움직이는 것은 아닐 것"이라며 "지켜봐야 한다. 저는 오히려 탈당을 만류하는 입장이었다"고 밝혔다.

    이렇듯 국민의힘이 '불협화음'을 내고 있는 것을 두고 한 국민의힘 의원은 본지에 "현재 당이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에 모두가 동의할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연대하고 힘을 합쳐야 하는 것이 맞지 않으냐"며 "그들의 행보에 대한 평가는 국민들이 할 것"이라고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