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인에게 "민주당 계열 등 고발 공로로 공천받은 거 아니냐" 근거 없는 비방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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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신분으로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해 재판에 넘겨진 진혜원 부산지검 부부장검사가 되레 자신을 고발한 이종배 서울시의원의 정치적 성향을 지적했다.23일 오전 서울서부지법 형사11부(부장 배성중)는 진 부부장검사의 국가공무원법·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공판을 열었다.진 검사는 2021년 4·7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오세훈 당시 국민의힘 서울시장후보와 박형준 부산시장후보의 각종 의혹을 겨냥한 비방성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려 이 시의원(당시 법치주의바로세우기연대 대표)에게 고발당했다.이날 공판에는 이 사건 고발인인 이 시의원이 첫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시의원은 "피고는 보궐선거 때 페이스북에 사실상 특정 후보를 비방하고, 사실로 확인되지 않은 의혹에 대해 단정적으로 표현했다"고 주장했다.이 시의원은 그러면서 "현직 검사는 고도의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데,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선거에 영향을 끼치려 하는 것을 보고 사건이 심각하다고 판단해 고발했다"고 부연했다."검찰이 권력에 맞서 사회정의가 바로 설수록 그 혜택은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전제한 이 시의원은 "그러나 의혹의 실체적 진실을 증거와 법리로 밝혀야 하는 검사가 끊임없이 페이스북으로 결론 내리고, 일반 국민들을 선동하는 태도는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이 시의원은 또 "이런 식으로 현직 검사가 사실상 정치적 행위를 하는 것을 허용한다면 검찰이 불신 받게 되고, 법치주의가 무너져 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경계했다.검찰과 증인의 문답이 끝나자, 피고인석에 변호인과 함께 앉아 있던 진 검사가 직접 증인신문에 나섰다.진 검사는 증인을 향해 "현재 시의원인데, 어디 정당이냐"고 물었다. 이 시의원이 "국민의힘"이라고 답하자, 진 부부장검사는 입당 시기와 공천 여부 등을 캐물었다.특히 진 검사는 이 시의원이 고발한 10여 건의 이력을 따지며 "민주당 계열이거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항하는 검사들을 고발한 공로로 공천받은 것 아니냐"고 물었다. 또 비법조인인 이 시의원을 향해 "고발이냐, 수사 의뢰냐" "조문을 한번 읽어보시라"고 요구하기도 했다.진 검사는 그러면서 자신이 페이스북에 글을 게시한 행위는 선거운동이 아닌 '정치적 표현의 자유'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사건에 적용된 공직선거법과 국가공무원법의 일부 법률이 과잉금지 원칙에 어긋난다고도 지적했다.과잉금지 원칙이란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할 때 지나치지 않아야 한다는 헌법상 원칙으로, 해당 법률이 광범위한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기 때문에 위헌이라는 것이 진 부부장검사의 주장이다.양측의 의견을 청취한 재판부는 오는 12월4일 공판을 속개하기로 했다.한편, 진 검사는 지난해 9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과거 사진과 함께 "쥴리 스펠링은 아는지 모르겠네요"라는 조롱성 글을 게시해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지난 7월 기소됐다.진 검사는 과거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피해자를 저격하는 듯한 글을 게시해 논란이 된 적도 있다. 2021년 7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 박 전 시장과 피해자가 팔짱을 낀 사진을 올린 진 검사는 "냅다 달려가 덥석 팔짱 끼는 방법으로 성인 남성 두 분을 동시에 추행했다"며 "제가 추행했다고 말했으니 추행이다. 권력형 다중성범죄"라는 글을 게시했다.진 검사는 또 윤미향 무소속 의원의 기부금 횡령 등 논란과 관련해서는 "윤미향님의 성과를 적극 홍보하는 계기로 삼아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