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화되는 北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강한 경고 풀이
  • ▲ 한미일 공중훈련이 지난 22일 오후 한반도 남쪽 한일 ADIZ(방공식별구역) 중첩구역에서 실시됐다. 먼곳으로부터 한국 F-15K 2대, 미국 F-16·B-52H·F-16, 일본 F-2 2대. ⓒ미 공군
    ▲ 한미일 공중훈련이 지난 22일 오후 한반도 남쪽 한일 ADIZ(방공식별구역) 중첩구역에서 실시됐다. 먼곳으로부터 한국 F-15K 2대, 미국 F-16·B-52H·F-16, 일본 F-2 2대. ⓒ미 공군
    한·미·일 3국이 최초로 한반도 인근에서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했다.

    공군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한반도 남쪽 한국과 일본의 ADIZ(방공식별구역) 중첩구역에서 한·미·일 공중훈련이 진행됐다. 훈련에는 우리 공군의 F-15K 전투기, 미 공군 B-52H(스트래토포트레스) 전략폭격기와 F-16 전투기, 일본 항공자위대의 F-2 전투기 등이 참가했다.

    이날 미군기지로 복귀하는 B-52H 주위로 3국의 전투기들이 편대비행하며 호위하는 방식으로 훈련이 이뤄졌다. B-52H는 지난 17일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개최된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전시회 2023'(ADEX)을 축하하기 위해 한반도에 전개해 플라이오버(Flyover·축하비행)를 선보였으며, 지난 19일에는 청주공항에 착륙하기도 했다.

    미국의 전략자산인 B-1B 전략폭격기가 한반도에 내린 적은 있지만, B-52H의 한반도 착륙은 이번이 처음이다. 

    B-52H는 핵폭탄과 재래식 무기 등 정밀유도무기를 탑재한 미군의 대표적 전략자산으로, 5만ft(1만5000m) 상공에서 아음속(마하 0.5~0.7)으로 비행할 수 있다. 한 번의 급유로 1만4000여 km(8800mile)를 이동할 수 있어 전 세계 어느 곳에서든 작전이 가능하다.

    미 전략자산인 B-52H의 한반도 최초 착륙과 한·미·일이 최초로 시행한 이번 공중훈련은 북한의 고도화하는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강한 경고로 풀이된다. 또한 우크라이나전쟁, 이스라엘-하마스간 분쟁과 군사적으로 연관돼 있는 북한을 향해 미국이 더욱 진전된 강경대응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공군은 이번 훈련이 지난 8월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논의된 국방분야 합의사항을 이행하고, 북한의 고도화하는 핵·미사일 위협에 따른 3국의 대응 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계획됐다고 전했다. 

    공군 관계자는 "3국 간 안보협력과 연대, 그리고 미국의 한반도에 대한 강력한 안보공약 이행 의지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북한은 이번 한·미·일 3국 연합공중훈련에 따로 반응하지 않았다. 다만 북한은 지난 20일 조선중앙통신 논평에서 B-52H의 한반도 첫 착륙을 거론하며 "미국은 조선반도가 법률적으로 전쟁상태에 있으며 적측 지역에 기여드는 전략자산들이 응당 첫 소멸 대상으로 된다는 데 대해 모르지 않을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다.

    당시 통신은 "B-52가 착륙해 있는 청주공군기지에 미 공군의 우두머리들이 괴뢰 합동참모본부 의장, 공군참모총장과 같은 졸개들을 끌고 나타나 선제타격 폭언을 공공연히 줴쳐댄(지껄인) 것"이라며 "이것은 대내외적으로 궁지에 몰린 미국의 의도적인 핵전쟁 도발 책동"이라고 주장했다.

    통신은 이를 "우리 국가의 물리적 제거를 노린 핵 선제공격성의 엄중한 군사적 움직임으로 간주하고 이를 예리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