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응천 등 비명계 "이재명 구속영장 기각 외에 뭐 잘했나" 경계민주당, '이재명 체제' 굳히기… 가결파 의원들 숙청 가능성
  • ▲ 재보궐 선거에서 강서구청장 당선이 확실해진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지도부가 11일 오후 서울 강서구 선거사무실에서 손을들어 인사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재보궐 선거에서 강서구청장 당선이 확실해진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지도부가 11일 오후 서울 강서구 선거사무실에서 손을들어 인사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서울 강서구청장선거에서 승리하면서 이재명 대표 체제 굳히기에 나섰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비명(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선거 승리에 도취되는 것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12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번 (강서구청장)선거 결과가 좋으면서 이재명 대표 체제는 조금 더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며 "최근 한 달여 간의 위기상황 속에서 이 대표가 매우 잘 헤치고 나온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진교훈 민주당 후보는 서울 강서구청장보궐선거에서 56.5%의 득표율을 얻어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를 17.15%p 격차로 압승했다. 총선 전초전으로 불리는 선거였던 만큼 이번 결과로 수도권 민심을 가늠할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선거에 승리한 민주당은 '정권심판론'에 힘을 실으며 본격적인 총선 채비에 나설 전망이다. 아울러 이 대표가 단식 회복 후 당무에 복귀하면 친명(친이재명) 체제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번 선거 결과를 경계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승리에 도취할 경우 도리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비명(비이재명)계인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도취해 '이재명 체제로 이겼으니 내년 총선도 압승'이라고 생각하면 쇠몽둥이가 날아올 것"이라며 "우리가 잘한 것이 뭐가 있나"라고 반문했다.

    조 의원은 "구속영장 기각받은 것 외에 잘한 것이 뭐가 있나. 이 직전까지 외상값 고름, 수박 오적, 당내 분열, 잘한 것이 뭐가 있느냐"며 "저기(여권)에다가 일단은 먼저 대걸레로 때려준 거다. 우리가 잘해가지고 안 때린 것이 아니다"라고 경계했다.

    그러면서 조 의원은 "이 상태로 '내년 총선 해도 압승이야'라고 하면 이제 대걸레가 우리 쪽으로 오고, 그때 대걸레 없이 바로 쇠몽둥이가 날아올 수가 있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번 선거 승리로 총선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이제 정치 회복의 시간"이라며 "민주당은 신뢰의 회복을 위해 혁신해야 한다. 반사이익을 얻기 위한 국민의힘과의 싸움이 아닌 무너진 도덕성을 회복하기 위한 싸움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11일 BBS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강서구청장선거에 승리할 경우 "오히려 총선에 악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민주당이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불거진 계파갈등을 어떻게 해결할지도 관건이다. 친명 지도부가 가결파 의원을 향한 보복 가능성을 암시한 가운데, 공천권을 거머쥔 이 대표가 직접 비명계 숙청에 나설지 주목된다.

    민주당 비명계 한 의원은 뉴데일리에 "'비명계 5적(이상민·김종민·이원욱·설훈·조응천)' 목소리가 좀 큰가"라며 "이 대표가 정치적 부담을 짊어지면서 노골적으로 공천에서 비명계를 배제하겠느냐"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