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국정운영에 적신호…대통령실 "선거 결과 엄중하게 받아들여"강서구청장 선거 패배 계기 '청문회 퇴장' 김행 지명 철회 가닥
  • ▲ 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 제공
    ▲ 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 제공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가 두 자릿수 격차로 완패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도 커지게 됐다.

    내년 4월 총선에서 서울 민심을 엿볼 수 있는 전초전 격인 이번 강서구청장 보선에서 패배함에 따라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실은 강서구청장 보선 결과와 관련해 12일 공식적인 입장은 내놓지 않았다. 다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정부는 어떤 선거 결과든지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30%대 박스권에 갇힌 윤 대통령의 저조한 지지율로 인해 김 후보의 패배를 진작부터 예상한 분위기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개인적으로는 김 후보가 15%p 격차로 패배할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이었던 김 후보가 특감반의 감찰 무마 의혹을 폭로한 혐의(공무상 비밀누설)로 기소돼 지난 5월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판결을 받아 구청장직을 상실하면서 치러졌다.

    그러나 3개월 만인 지난 8월 김 후보가 8‧15 특별사면을 통해 피선거권을 회복하면서 선거 출마가 가능해졌다.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다.

    사실상 '윤심(尹心)'을 등에 업고 출마한 김 후보는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17.15%p 격차로 완패했다. 윤 대통령 입장에서는 체면을 구긴 것을 넘어 민심의 경고장을 받아든 것과 다름없다.

    이번 강서구청장 보선은 2021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지난해 3월 대선,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 3연승한 여권이 윤석열 정부 출범 후 1년 5개월만에 처음으로 패배한 선거다.  

    서울의 한 기초단체 선거 패배가 온전히 대통령의 책임이라고 보는 시각은 무리가 있지만,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과 소통 방식에 적신호가 들어왔다는 사실은 분명해 보인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줄곧 문재인 정부가 소홀히 했다는 지적을 받는 국가안보와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라는 헌법 가치를 바로 세우는 데 주력했지만, 이번 보선에서 표심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게 방증이다.

    연이은 인사검증 실패 논란과 국회 동의를 받지 못한 인사를 임명 강행한 것도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도 있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민주당이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을 거부한 국무위원 등을 18번 임명했다. 

    그러나 이번 강서구청장 보선에서 패배하면서 윤 대통령은 '청문회 퇴장' '주식 파킹' 논란을 빚은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지명 철회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도 야당이 반대하는 인사의 임명을 강행할 경우 내년 총선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내부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당에서도 (지명 철회) 얘기가 나왔기 때문에 인사권자인 대통령께서 여러 가지 보시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