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 자릿수 패배 기대했지만 17.15% 격차로 패배 김기현 리더십 흔들… 당장 비대위 체제로 가진 않을 듯 대통령실도 부담… "국정 운영 부담, 與 자체 쇄신 필요"
  • ▲ 재보궐 선거에서 강서구청장 당선이 확실해진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민주당 지도부가 11일 오후 서울 강서구 선거사무실에서 손을들어 인사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재보궐 선거에서 강서구청장 당선이 확실해진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민주당 지도부가 11일 오후 서울 강서구 선거사무실에서 손을들어 인사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서울 강서구청장보궐선거에서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56.52%의 득표율을 보이며 당선됐다. 

    지도부와 당내 중량급 인사들이 전면에 나서서 선거를 지원했던 국민의힘은 17.15%p의 격차로 패배하면서 책임 시비가 불가피하게 됐다. 

    1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현황에 따르면, 서울 강서구청장선거는 이날 오전 0시42분 개표가 완료됐다. 

    진 후보가 최종 득표율 56.52%(13만7066표)를 기록했고,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는 득표율 39.37%(9만5492표)에 머물렀다. 두 후보의 격차는 17.15%p다.

    진 후보는 11일 오후 11시40분 서울 강서구 캠프에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구민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구민 눈높이에서 일하는 진짜 일꾼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 승리를 곧장 정권심판론으로 연결시키려는 분위기다.

    단식투쟁 여파로 병원 신세를 진 직후임에도 직접 현장 지원유세에 나섰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국민의 위대한 승리이자 국정 실패에 대한 엄중한 심판"이라며 "정치의 각성과 민생 회복을 명하는 국민의 매서운 회초리"라고 평가했다. 

    여권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아무리 김 후보의 과실로 치러지는 선거라고 해도 20%에 달하는 격차는 받아들이기 힘든 모습이다.

    김 후보는 지난 5월 상고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돼 구청장직을 잃었다. 문재인정부 청와대 특별감찰관 재직 당시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다. 이후 김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사면·복권을 받고 강서구청장 재보궐선거에 재도전했다. 국민의힘은 이를 중재하지 못하고 과실의 원인이 된 인사를 또다시 후보로 공천하는 형국이 됐다. 

    공천부터 잘못됐다는 평가가 쏟아지면서 일각에서 거론되는 비상대책위원회까지는 아니더라도 그에 걸맞은 쇄신책이 나와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한 중진의원은 12일 통화에서 "구청장 단위 선거를 가지고 민심을 평가하기에는 부적합하지만, 격차가 너무 큰 것은 사실"이라면서 "결국 억지 공천을 한 지도부에서 어떤 방식으로 향후 쇄신을 이어갈지, 의원총회 등을 통해 총의를 모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수도권 출마를 선언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수도권혁신위 정도의, 수도권 비전과 승리전략을 가져올 수 있는 대책은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대통령실도 선거 결과에 따른 파장에 주목하고 있다. 격차가 워낙 커 국민들에게 어떤 방향으로 영향을 미칠지 가늠하기 힘들다는 분위기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어떤 방식으로든 쇄신이 필요하지 않겠나"라면서 "20% 가까이 벌어져버려 국정 운영에 부담이 돼버렸다. 적극적인 자체 쇄신이 필요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