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표, 남인순과 결선투표서 당선… "하나의 팀 만들 것"새 원내지도부, 친명 노선 걷나… 비명계 반발 가능성이재명 '옥중공천' 현실화되면 당내 혼란 가중될 것
  • ▲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가 2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21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제4기 원내대표 보궐선거 의원총회'에서 당선인사를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가 2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21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제4기 원내대표 보궐선거 의원총회'에서 당선인사를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새 원내대표에 홍익표 의원(3선·서울 중구성동구갑)이 선출됐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 통과로 당이 분열하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친명계 의원을 선택했다.

    민주당은 26일 국회에서 '21대 국회 민주당 제4기 원내대표보궐선거 의원총회'를 열고 새 원내대표선거를 진행했다. 홍 의원은 결선투표에서 남인순 의원을 제치고 과반을 득표해 당선됐다. 

    이번 원내대표선거는 홍 의원과 남 의원 그리고 김민석 의원 3파전으로 치러졌다. 우원식 의원은 이날 선거 직전 후보직을 사퇴했다. 우 의원이 홍 의원을 밀어주기 위해 사퇴했다는 말이 돌기도 했다.

    통상 투표 전 진행되던 후보자 정견발표는 이날 언론에 공개되지 않았다. 미리 의원들에게 공지된 사항이라지만 일부 의원들은 당황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홍 신임 원내대표는 수락연설에서 "우리 민주당이 꼭 하나의 팀이 돼서 이재명 대표랑 함께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동력을 만들겠다"며 "오늘 당대표가 굉장히 어려운 단식으로 건강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는, 지금 같은 시간대 원내대표선거를 했다는 것에 대해 상당히 마음이 편하지 않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지난해 4월에도 원내대표선거에 출마했다 박광온 전 원내대표에게 패배했다. 당시 '친낙(친이낙연)계'로 꼽혔던 홍 원내대표는 선거에서 친명계의 지지를 받았다.

    이 대표 중심으로 총선을 치르겠다는 각오에서 보이듯 홍 원내대표는 향후 친명 일색인 당 지도부와 의기투합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새 원내지도부가 노골적으로 친명 노선을 걸을 경우 민주당 내 분열이 더욱 가속될 수 있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때 이탈표를 던진 40여 명의 비명(비이재명)계 의원이 사실상 '이재명 지도부'에 반기를 든 상황에서 홍 원내대표에게 중재 역할이 요구된다.    

    이날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는 이 대표가 구속될 경우 홍 원내대표가 대표직무대행을 맡게 된다. 여기에 친명계가 주장하는 이 대표의 '옥중공천'이 현실화한다면 민주당의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홍 원내대표는 내년 총선에서 '험지'인 서울 서초을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민주당 계열 후보가 당선된 적이 없는 지역이다. 홍 원내대표를 향한 지지와 지난 원내대표선거 패배에 따른 의원들의 동정심이 표결에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홍 원내대표는 10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을 '귀태(鬼胎, 태어나지 않았어야 할 사람)의 후손'이라고 지칭해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당시 민주당 원내대변인이었던 홍 원내대표는 논평을 내고 "박정희 전 대통령은 귀태이고, 그 장녀 박근혜 대통령은 유신공화국을 꿈꾸고 있는 것 같다. 박 대통령의 행보가 군국주의 부활을 외치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유사하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