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당무위·친명계 '단식 중단' 요청… 출구 열어주기 시도"지금 중단하면 자기 방탄이었음 증명하는 셈"… 회의적 시각도
  • ▲ 지난 21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을 찾은 박광온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2023.9.21 [국회사진기자단] ⓒ연합뉴스
    ▲ 지난 21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을 찾은 박광온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2023.9.21 [국회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대상으로 한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26일 열릴 예정인 가운데 이번 심문 일정이 이 대표의 단식 '출구전략'으로 작용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 단식 23일 차에 접어든 이 대표는 건강 악화로 서울 중랑구에 위치한 녹색병원에서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별다른 음식 섭취 없이 생리식염수를 투여받으며 병상에서 단식을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에서는 기약 없이 단식이 길어지는 데다 체포동의안 가결로 인한 내홍을 봉합하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단식 중단을 위한 출구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민주당 지도부와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이 릴레이로 이 대표를 찾아가 단식 중단을 요청하며 명분을 만들어주는 모양새다.

    김성환·김영진·민형배·박주민·박홍근·우원식·정성호 등 친명계 의원 10여 명은 이날 오전 녹생병원을 찾아 이 대표와 면담했다.

    이들은 이 대표에게 영장실질심사 준비를 위해 단식을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

    우 의원은 면담 후 "이 대표가 단식을 한 지 매우 오래 돼 건강이 아주 걱정되는 상황"이라며 "오늘 아침에는 법원에서 기일이 잡혔으니 건강을 회복하고 실질심사에 잘 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해 대표를 방문해 단식을 풀고 앞으로 해나가야 할 중요한 일들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건강을 회복하라고 권했다"고 밝혔다.

    이에 이 대표는 중단 여부와 관련한 별다른 언급 없이 "뜻을 잘 알겠다"는 짧은 답변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최고위원들도 이날 오후 이 대표를 찾아 단식 중단을 요청할 방침이다. 이에 더해 민주당 당무위원회도 이 대표 단식 중단 요청을 결의하며 출구를 열어주고 있다.

    다만 이 대표는 22일 체포동의안 가결 후 낸 첫 성명에서 "국민을 믿고 굽힘 없이 정진하겠다"며 사실상 단식 유지 견해를 내비친 만큼 심문 여부와 관계 없이 단식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단식 중단 시점을 두고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이 대표가 심문을 명분으로 단식을 중단할 경우 방탄용 단식이었음을 자인하는 셈이 되는 만큼 쉽사리 단식을 중단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지금 당장 단식을 중단하기도 모호하다"며 "단식으로 동정론을 만들고 체포동의안 하루 전날 부결을 호소하면서 이미 단식 명분이 모호해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또 다른 민주당 의원도 "체포동의안 표결이 끝나자마자 단식을 중단하는 것은 자기 방탄이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단식 중단 불가에 무게를 뒀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오는 26일 오전 10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를 받는 이 대표를 법정으로 불러 심문할 예정이다. 구속 여부는 26일 밤이나 27일 새벽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영장실질심사에 이 대표가 직접 출석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이 대표는 출석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