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안 부결 호소' 이재명에… 국민의힘 "약속 헌식짝처럼 버려"
  • ▲ 지난 15일 단식 16일 차를 맞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회 당대표실에 누워있다. ⓒ이종현 기자
    ▲ 지난 15일 단식 16일 차를 맞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회 당대표실에 누워있다. ⓒ이종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사실상 자신의 체포동의안 부결을 호소하자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했던 과거를 재소환해 강하게 비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20일 오후 국회에서 이 대표의 발언을 두고 "거짓말한 것 아니냐"며 "국민을 속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서 "명백히 불법부당한 이번 체포동의안의 가결은 정치검찰의 공작수사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며 "윤석열정권의 부당한 국가권력 남용과 정치검찰의 정치공작에 제대로 맞서지 못하고 저들의 꼼수에 놀아나 굴복해서는 안 된다"고 사실상 부결표를 요청했다.

    이에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이날 국회에서 "이재명 대표께서 그동안 뒤에 숨어서 체포동의안 부결을 조종하더니 전면에 나서서 민주당 전체에게 체포동의안 부결을 지적했다"며 "지난 6월 이 대표가 국민 앞에서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고 호기롭게 외치던 것이 거짓으로 드러났다"고 비난했다.

    유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의 이와 같은 말 바꾸기 거짓말은 한두 번 있는 것이 아니라서 국민께서 이 부분을 가볍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면서도 "대한민국 제1야당 정치인이 국민 앞에서 한 약속을 이렇게 헌신짝처럼 버리는 모습은 정치인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평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이재명 대표가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많이 불안한가보다"라며 "이재명 대표는 지금 '정치검찰의 공작수사'라고 주장할 것이 아니라, 법정에서 당당히 자신의 무죄를 증명하시라"고 주문했다.

    전 원내대변인은 "구속영장이 청구된다 해서 무조건 구속이 되는 것이 아니다. 이 대표의 말대로 검찰의 영장 청구가 황당무계하고 증거가 없다면, 법원은 응당 기각하게 될 것"이라며 "그것이 대한민국 사법 시스템이다. 공당 대표라고 해서 이 시스템마저 마구 훼손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전 원내대변인은 "숨는 자가 범인이라 했다"며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부결은 이재명과 공범이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을 하루 앞두고 친명계를 중심으로 한 '부결' 기류가 강해지자 본회의 참석을 당부하며 표 단속에 나섰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내일(21일) 본회의가 대단히 복잡한 상황"이라며 "의원 여러분들은 내일 한 분도 빠져서는 안 되고 제가 장관들도 부를 것이다. 반드시 표결에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

    윤 원내대변인은 다만 '부결'을 당론으로 채택하는 것에는 거리를 뒀다. 유 수석대변인은 "당론으로 별도로 결정하지 않았지만 체포동의안 가결은 국민의힘 의원이라면 누구나 공히 인식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