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부(國父) 기리는 '이승만기념관', 국민 손으로 짓는다… 모금운동 시작

대한민국 임시정부 초대 대통령이자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 전 대통령 기념관이 국민의 손으로 건립된다.

(재)이승만대통령기념재단(이사장 김황식)은 이승만대통령기념관 건립을 위한 기금 조성을 위해 국민 모금운동을 11일 시작했다고 밝혔다. 

지난 7월14일 행정안전부로부터 설립인가를 받은 재단은 8월31일 이승만대통령기념관 건립 등의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기부금품 모집 등록(행정안전부제2023-33호)을 마쳤다.

이승만대통령기념관 건립사업은 국민 모금으로 전체 건립 비용의 70%를 충당하고, 나머지 30%를 정부가 지원한다. '독립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전액 정부 예산으로 진행할 수 있지만, 온 국민의 참여 속에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한 재단 측에서 범국민 모금운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재단이 주도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정부가 이를 지원한다.

이승만대통령기념관은 오랫동안 극명하게 갈린 대한민국의 좌·우 이념을 통합·화합하는 역사적·상징적 건물로 기억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념재단을 설립한 이승만대통령기념관건립추진위원회에는 이승만 전 대통령 하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4·19혁명 참여 인사를 비롯한 진보 정치인 등 과거 이 전 대통령 측과 반대 견해를 내세웠던 인사들도 다수 참여했다.

이 전 대통령의 정적(政敵)으로 불렸던 죽산 조봉암(1898~1959)기념사업회의 주대환 부회장은 물론 4·19혁명을 주도했던 한화갑 한반도평화재단 총재, 이영일 대한민국역사와미래재단 고문, 이인호 서울대 명예교수 등이 추진위원으로 참여했다.

더욱이 전직 대통령 가족들도 이승만기념관 건립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이들은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의 기념관이 없다는 문제의식에 공감해 이번 기념관 건립사업에 합심하기로 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양자인 이인수 이승만건국대통령기념사업회 상임고문을 비롯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아들이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EG 대표이사,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노재헌 재단법인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인 김현철 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인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이 추진위 고문에 이름을 올렸다.

이러한 대의(大義)에 공감한 윤석열 대통령도 이번 이승만대통령기념관 건립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이날부터 시작된 이승만대통령기념관 건립기금 모금의 '1호 기부자'가 될 뻔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1호 기부자로 나설 경우 '국민 모금'이라는 긍정적 취지보다 더불어민주당 등의 손에 의해 정쟁으로 활용될 수도 있다는 우려에 따라 이를 보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민간 차원의 모금이 어느 정도 정착되고 난 후 기부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 8월9일 제78주년 광복절(75주년 건국절)을 맞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독립운동 유공자 및 유족 초청 오찬에서 기념관 건립에 반대하던 이종찬 광복회장에게 이승만대통령기념관 건립사업을 도와 달라는 뜻을 직접 전하기도 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최근 참모들에게 "건립추진위가 사업을 추진하는 데 필요한 행정기관의 협조 등 절차적 부분을 적극 지원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두의 관심 속에 건립되는 이승만대통령기념관은 △이승만 대통령의 가치·철학·업적을 유지하고 계승하기 위한 추모·기념시설사업 △이승만 대통령의 사상 및 업적 연구사업 △이승만 대통령 관련 자료의 수집, 전시사업 △이승만 대통령의 활동 연구 및 발표회·세미나·학술대회·출판사업 △자유민주주의 사상의 계승 발전, 후진 양성을 위한 교육 및 후원사업 등을 실시하게 된다.

이승만대통령기념관 건립을 위한 후원금 모집은 기념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직접 참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