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영 "화장실 폭염 대책 등이 문제… 조직위 업무로 돼 있다" 주장송하진 등 2015년 일본 잼버리 참석… 2박3일간 야영장 등 보고 와야마구치현 지사 "장마 뒤라 무척 더워… 의료진이 중요" 폭염 경고
  • ▲ 지난 8일 오전 전북 부안군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야영지에서 홍콩 스카우트 대원들이 짐을 챙겨 잼버리 야영지를 떠나고 있다.ⓒ연합뉴스
    ▲ 지난 8일 오전 전북 부안군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야영지에서 홍콩 스카우트 대원들이 짐을 챙겨 잼버리 야영지를 떠나고 있다.ⓒ연합뉴스
    송하진 전 전북지사와 도청 관계자들이 새만금과 유사한 간척지에서 개최돼 노하우를 배우겠다고 찾았던 일본 잼버리에서 '폭염'과 관련해 주의를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전북도는 잼버리 참가자들의 비판을 받은 폭염 대책 미비는 잼버리 조직위원회의 책임이라고 화살을 돌리고 있다. 여권에서는 오랜 기간 행사 유치와 준비를 담당해온 전북도가 면피에만 급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 잼버리서 폭염 경고 들은 전북도

    17일 전북도의 '2015 세계잼버리 참관 결과'에 따르면, 당시 송 지사와 대외협력국장·전문경력관 등 5명은 2015년 7월31일부터 8월2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일본 야마구치현을 찾았다.

    2023 세계잼버리의 성공적 유치를 위해 2015년 일본 세계잼버리를 참관하고 새만금과 유사한 곳에서 개최되는 행사의 장단점 및 노하우를 벤치마킹한다는 목적에서였다. 일본 잼버리가 열린 야마구치현의 키라라하마는 새만금처럼 바다를 메워 만든 간척지다.

    전북도는 당시 7월31일 오후 2시40분 야마구치현청에서 무라오카 쓰구마사 야마구치현지사를 면담했다. 무라오카 지사는 면담에서 1971년 시즈오카에서 제13회 세계잼버리를 개최한 이후 44년만에 야마구치에서 처음으로 대규모 행사를 개최했다고 소개했다.

    무라오카 지사는 또 개최지 경합 과정을 설명하며 사전에 세계 곳곳 스카우트 국제행사에 참석해 유치활동 전개와 홈스테이를 했던 전략이 적중했다고 조언했다.

    특히 무라오카 지사는 "이번 행사는 150개국 3만4000여 명의 참가가 예상된다"며 "장마 시즌 뒤라서 무척 더우며 그늘이 없어 의료진의 활동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무라오카 지사는 그러면서 향후 메일과 통신을 통해 전북도가 유치에 성공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협조를 약속했다.

    송 지사를 비롯한 전북도 관계자들은 이후 2박3일간 잼버리 야영지를 중심으로 시찰했다. 당시 8월1일에는 잼버리 야영장에서 한국대표단을 면담하기도 했다.

    김관영 "전북도는 기반시설…폭염 대책은 조직위 업무"

    새만금 잼버리 유치 전부터 폭염에 대비해야 한다는 조언을 듣고 실제 야영장 주변을 둘러본 전북도는 최근 잼버리 부실준비 논란과 관련해 폭염 등은 전북도의 책임이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

    김관영 전북지사는 16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관련된 분들 모두의 책임이고, 저도 당연히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김 지사는 "주로 이번에 문제 됐던 것은 화장실, 음식 배분 문제, 폭염 대책 등"이라며 "저희(전북도)는 상·하수도관을 묻어서 그런 것들이 잘 처리될 수 있게 하는 기반시설을 하게 돼 있고, 화장실, 음식 배분 문제, 폭염 대책 이런 것들은 명확하게 조직위의 업무로 돼 있다"고 해명했다.

    김 지사는 또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서는 진행자가 'SNS를 통해 알려지며 문제가 커졌다고 보느냐'고 묻자 "그런 부분도 분명히 있다"며 "잼버리에 많이 참가한 사람들은 초반에 시스템이 완비가 안 돼 있어도 중간중간 자리를 잡아가면서 잘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만, 이번에 참가한 사람들은 첫날부터 자기의 어려움을 SNS로 외부에 알려 확인하다 보니 그런 점들이 더 증폭된 결과도 있었다"고 언급했다.

    국민의힘 "조직위 예산 집행위원장이 전북지사"

    잼버리를 유치하기 전이지만, 이미 송 전 지사 등이 새만금과 유사한 간척지에서 열린 잼버리의 장단점을 확인하고 벤치마킹하겠다고 찾은 일본에서 폭염과 관련해 주의를 듣고도 조직위 책임이라고 발을 빼는 것이다. 

    여권은 전북도가 책임 소재를 윤석열 정부에 미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김관영 지사는 조직위와 전라북도가 마치 별개의 조직처럼 보이기 위한 착시효과를 연출하려고 하는데, 이는 정직한 태도가 아니다"라며 "조직위 내부의 집행위가 예산, 주요 사업계획의 승인권을 갖는다. 그런데 그 집행위원장이 바로 전북도지사"라고 꼬집었다.

    권 의원은 "일부 정치권과 언론은 잼버리 사태에 대한 전라북도의 책임을 거론하면 호남 차별이라며 지역감정을 자극하고 있다"며 "전북도민을 앞세워 전북도청의 잘못을 물타기 하려는 정치적 사술이다. 과거에도 여러 지자체가 국민적 지탄을 받은 경우는 있었지만, 이처럼 지역주의를 방탄에 활용하려는 경우는 본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