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역 흉기난동 사건 이후 '살인 예고글' 최소 27건경찰, 살인예고글에 협박 혐의 적용해 수사 방침
  • ▲ 모란역. ⓒ연합뉴스
    ▲ 모란역. ⓒ연합뉴스
    온라인상에서 왕십리역과 모란역에서 살인을 예고한 20대 남성들이 연이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장난삼아 그랬다"고 진술했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4일 왕십리역에서 살인하겠다는 내용의 협박 글을 온라인에 올린 혐의로 20대 남성 A씨를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이날 낮 12시4분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오늘 16시 왕십리역 다 죽여버린다"라며 "더 이상 살고 싶지가 않음. 다 죽여버리고 나도 죽을 거임"이라고 쓴 혐의(협박)를 받는다.

    경찰은 글이 작성된 인터넷 주소(IP) 등을 추적해 A씨를 용의자로 특정하고 오후 5시50분께 서울 강서구 집에서 A씨를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A씨 집에서 협박 글에 사진으로 올린 지팡이를 압수하고 범행 경위를 추궁하고 있다.

    A씨는 경찰에서 "장난으로 글을 올렸다"고 진술했다. 그는 협박 글을 쓰고 2시간 만에 게시판에 사과 글을 올렸다.

    경기 성남시 모란역 일대에서 살인 범죄를 저지르겠다는 내용의 온라인 게시물을 쓴 작성자도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남부경찰청은 4일 협박 혐의로 20대 남성 B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B씨는 이날 오후 2시 30분께 지인의 페이스북 게시물에 "모란역 오늘 7시 2명 죽이겠습니다"라는 댓글을 작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게시물을 통해 B씨의 신원을 특정하고 임의동행 형식으로 B씨를 조사했다.

    경찰은 B씨가 실제 범행을 준비했을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자택에 흉기 등이 있는지를 조사하고 B씨의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하고 있다.

    현재까지 B씨에게서 실제 범행을 준비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지인이 묻지마 범죄를 걱정하는 글을 썼길래 장난삼아 쓴 댓글"이라며 "죄송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북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의정부역 일대에 살인을 예고한 20대 남성 C씨를 서울 도봉구 자택에서 검거했다.

    C씨는 이날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내일모레 의정부역 기대해라"라는 내용의 게시글을 올린 혐의를 받는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신림역 흉기난동 사건 이후 4일까지 '살인 예고글'이 최소 27건 포착됐다.

    특히 4일 하루에만 서울 강남과 성남 분당, 부산 서면 등에서 최소 16건 이상의 살인 예고글이 신고 또는 포착돼 경찰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날까지 경찰이 검거한 인원은 총 5명이다.

    경찰은 온라인 커뮤니티, 소셜미디어(SNS)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통해 살인 예고 글을 적발하고 살인예고 글 게시자들에 대해서 협박 혐의를 적용하고 있다.

    협박죄를 저지른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경찰 관계자는 "서현역, 오리역 등에 대한 살인 예고 글 사건들에 대해서 사이버수사대가 집중 수사해 엄정 대응하겠다"며 "게시자를 끝까지 추적, 검거해 시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