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 "미래 짧은 분들 왜 1인1표 갖나"… '노인 비하' 논란이상민 "너무 황당… 무지한 건지 인식이 잘못된 건지" 비판조응천 "김은경, 우리 당 도와주러 온 분 맞나… 말 아껴야"
  • ▲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 ⓒ이종현 기자
    ▲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 ⓒ이종현 기자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잇따른 막말 논란에 휘말리자 당내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 재부상으로 당 분위기가 어수선한 가운데 '혁신위 리스크'가 겹악재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1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의 '노인 비하' 발언 논란과 관련 "너무 황당하다"며 "정치분야든 사회의 다양한 분야든 무지한 것인지 아니면 인식이 아주 깊게 잘못된 것인지…"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7월30일 2030 청년들이 모인 좌담회에서 자신의 아들 의견을 소개한 뒤 "평균 연령을 얼마라고 봤을 때 '자기(아들) 나이로부터 여명까지', '엄마 나이부터 여명까지'로 비례적으로 투표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1인1표라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지만 맞는 말이다. 왜 미래가 짧은 분들이 1 대 1 표결을 해야 하느냐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는 노령층이 젊은층과 선거에서 똑같이 1표를 행사하는 것이 의문이라는 뜻으로 해석돼 노인 비하 논란을 일으켰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은 "발언의 취지를 왜곡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여권에서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를 부정하는 반국민, 반헌법적 발상"이라고 비난했다.

    이 의원은 "투표권을 나이 여명기간에 따라서 달리하겠다 뭐 이런 말들, 그것은 굉장히 몰상식하고 반상식적인 이야기"라며 "그런 인식과 그런 자세를 가지고서는 과연 이런 민주당의 혁신의 역할을 앞장서서 할 수 있을까 그런 의문이 든다"고 언급했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도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김 위원장을 겨냥 "과연 우리 당을 혁신하러, 우리 당을 도와주러 오신 분 맞나"라며 "도대체 방송 좀 안 나오시거나 말씀 좀 안 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의 발언이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혁신위원장으로 임명된 직후인 지난 6월15일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이 검찰에 의해 만들어졌을 수도 있겠다'는 취지의 말을 해 여권으로부터 '이재명 아바타'라는 비판을 받았다.

    김 위원장은 또 지난 7월16일에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낙연 전 대표를 겨냥해 "자기 계파를 살리려 (정치적 언행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이에 친낙(친이낙연)계 좌장인 설훈 민주당 의원은 "개탄스럽기 짝이 없다"며 김 위원장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김 위원장은 공개적으로 민주당 의원들을 직격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7월20일 KBS 라디오에 나와 민주당 초선 의원들을 '학력이 저하된 코로나19세대 학생'에 비유하며 "소통이 잘 안 되는 느낌"이라고 혹평했다. 당시 민주당 초선 의원들은 "황당하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민주당 한 초선 의원은 이날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정치활동을 안 해봐서 발언에 대한 정치적 파장이나 의미를 잘 구분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혁신위원장으로서 무게감을 갖고 발언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당 쇄신 임무를 맡은 김 위원장의 잇따른 막말 논란과 더불어 혁신위의 행보를 향한 민주당 의원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 전반적으로 혁신안이 새롭지 않다는 지적과 함께 "민주당 대학생위원회도 이 정도는 할 수 있다"는 조롱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여기에 김 위원장이 공천룰 혁신을 예고하면서 당 소속 의원들의 심기를 건드리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호남 지역 출신 민주당 한 의원은 "혁신위를 위한 혁신위가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혁신위가 당을 위한 쇄신이 아닌 정치적 치적 쌓기에만 몰두하는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다.

    이재명 대표 체제 평가를 미루는 혁신위를 두고 비명(비이재명)계의 아우성도 고조되고 있다. 앞서 윤영찬 민주당 의원은 "이 대표 현 체제를 건드리지 않겠다고 해버리는 것은 문을 닫아 놓고 길을 찾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한 비명계 중진 의원은 "이 대표 체제에 대한 평가가 안 되니 혁신위가 방향조차 못 잡고 있다"며 "애초에 임명되지 말아야 할 사람이 혁신위원장이 됐다"고 직격했다.

    국민의힘도 김 위원장를 향해 총공세를 펼쳤다.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김은경 위원장의 '현대판 고려장' 노인 폄훼 발언을 규탄"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페이스북에 "함량 미달 인물을 혁신위원장으로 임명한 이재명 대표는 그 연대책임을 져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1965년생으로 올해 58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