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이 든 사람이 우리 미래 결정하냐"… 2030 만나 아들 발언 소개"합리적이죠?… 왜 미래가 짧은 분들이 1 대 1 표결을 해야 하느냐" "투표장에 젊은 분들이 나와야 의사가 표시된다고 결론" 폭탄발언
  • ▲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종현 기자
    ▲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종현 기자
    현행 1인 1표 투표의 가치를 남은 수명에 따라 차별화해야 한다는 취지의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의 발언에 따라 정치권에서 '노인 비하'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른바 이재명 지도부의 혁신위가 분열의 정치를 하고 있다며 중단을 촉구했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30일 서울 성동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2030세대 청년 좌담회'에서 "둘째아들이 22살인데 중학생 때 '왜 나이 든 사람들이 우리 미래를 결정하느냐'는 질문을 했다"며 "자기(아들)가 생각할 때는 평균연령을 얼마라고 봤을 때 '자기(아들) 나이로부터 여명(餘命·남은 수명)까지' (대비) '엄마 나이부터 여명까지'로 해서 비례적으로 투표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들의 발언을 소개한 김 위원장은 "합리적이죠"라고 좌중을 향해 물으며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1인 1표라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지만 맞는 말이다. 왜 미래가 짧은 분들이 1 대 1 표결을 해야 하느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아들에게)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1인 1표 선거권이 있으니까 그럴 수 없다는 이야기를 했다"며 "투표장에 젊은 분들이 나와야 의사가 표시된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여명비례투표'는 남은 기대수명에 따라 표를 행사하는 것이다. 기대수명을 80세라고 가정했을 때 20세 유권자는 여명이 60년 남았고, 60세 유권자는 여명이 20년 남았으므로 20세 유권자가 60세 유권자의 세 배에 해당하는 표를 행사하게 된다.

    다만 혁신위는 이날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김은경 위원장은 아들이 중학생 시절 낸 아이디어를 소개하며 청년들의 정치참여를 독려했을 뿐, '1인 1표'라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을 부인한 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정치는 세대 간, 지역 간, 계급 간 불균형을 조정하고 과소 대표되고 있는 주체들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며 "이런 논의를 위해 예시로 꺼낸 중학생의 아이디어를 왜곡해 발언의 전체 취지를 어르신 폄하로 몰아가는 것은 사안을 정쟁적으로 바라보는 구태적인 프레임이자 전형적인 갈라치기 수법"이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의 실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당내 초선 의원들을 향해 "코로나 때 딱 그 초선들이다. 그래서 소통이 잘 안 된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는 민주당 초선 의원들을 코로나가 한창일 때 '학력저하'를 겪은 학생에 비유한 것으로, 헌법기관인 국민의 대표를 모욕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분열의 정치를 조장하고 있다며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신주호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31일 논평을 통해 "(김은경 위원장이) 여명비례투표가 합리적이라며 '민주주의 국가에서 1인 1표라 어려움이 있지만, 미래가 짧은 사람과 노인의 1대 1 표 대결을 옳지 않다'는 황당한 주장을 펼쳤다"고 비판했다.

    이어 "갈수록 곤두박질치는 민주당 지지율과 청년층의 외면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이 어르신 폄하와 막말이란 말인가"라고 개탄한 신 부대변인은 "지금껏 터져 나왔던 민주당의 어르신 폄하는 민주주의의 '평등선거' 대원칙과 반하는 주장으로, 민주당이 민주주의를 논할 자격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할 뿐"이라고 질타했다.

    신 부대변인은 그러면서 "제대로 된 진단 없이 제일 쉽고 잘하던 방식인 갈라치기 전략을 활용하려는 시도이자,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를 부정하는 반국민, 반헌법적 발상"이라며 "당을 혁신하라고 만든 혁신위가 민주당의 비상식적 논리 답습을 넘어 더욱 허무맹랑한 주장만 펼치니, 혁신이 제대로 될 리 만무하다. 합리적인 자세로 분열이 아닌 화합의 정치문화 조성에 나서기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