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73주년 땐 '1950 미중전쟁' 추천… "한국전쟁은 국제전" 주장해 논란 尹 "반국가세력" 비판에… 文 "냉전적 사고 헤어나지 못한 사람들" 반박여권 "위장평화의 끝이 북핵"… 홍준표 "종북적 사고 탈피하자" 재반박
  • ▲ 문재인 전 대통령.ⓒ문 전 대통령 페이스북
    ▲ 문재인 전 대통령.ⓒ문 전 대통령 페이스북
    문재인 전 대통령이 <평화의 힘>이라는 책을 소개하며 "아직도 냉전적 사고에서 헤어나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문재인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대북정책 및 역사·안보관 등을 겨냥해 '반국가세력'이라고 직격하자 우회적으로 이를 비판한 셈이다.

    문 전 대통령은 3일 페이스북에 최종건 연세대 교수가 쓴 <평화의 힘>이라는 책을 추천하며 자신의 재임시절을 "평화를 위한 쉼 없는 노력"이라고 자평했다. 최 교수는 문재인정부 시절인 2020년8월부터 2022년 5월까지 외교부 제1차관을 지냈다.

    문 전 대통령은 1991년 북한과 남북기본합의서를 체결했던 노태우정부의 '북방정책'을 "우리 외교사에서 가장 획기적인 대전환이고 결단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를 계승한 김대중·노무현·문재인정부에서는 남북관계 발전과 국민소득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문 전 대통령은 그러면서 "그렇지 못했던 정부에서는 정반대의 일이 일어났다"며 "남북관계는 후퇴하고 평화가 위태로워졌으며 국민소득까지도 정체되거나 심지어 줄어들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문 전 대통령의 '냉전적 사고' 발언에 여권에서는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가 일었다.

    이민찬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집권 5년 내내 김정은정권의 '위장 평화 쇼'에 휘둘려놓고도 아직도 깨닫지 못한 것인가"라며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북한도 따라야 한다는 시각이 도대체 왜 냉전적 사고라는 말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 부대변인은 "남북관계를 파탄낸 장본인이 대북정책에 훈수를 두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위장 평화'의 끝은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와 남북연락사무소 폭파였다는 것을 온 국민이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페이스북에서 문 전 대통령을 향해 "그럼 종북(從北)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들은 뭔가"라며 "냉전적 사고가 아니라 종북적 사고를 탈피하자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홍 시장은 "국가안보를 망쳐놓고, 우리 국민들을 북핵의 노예로 만들어놓고 그냥 조용히 있지, 그게 할 소린가"라고 꼬집었다.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김정은의 기만전술에 완벽하게 속아 넘어가 북이 핵·미사일을 완성할 시간만 벌어준 역사의 죄에 대해 책임져야 할 문 전 대통령이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있냐"고 쏘아붙였다.

    유 전 의원은 "김대중정부 때 제2연평해전, 노무현정부 때 북한 핵실험, 문재인정부 때 개성연락사무소 폭파 등 무엇이 남북관계의 발전이고 상대적 평화란 말이냐"며 "'삶은 소대가리'라는 치욕을 당해도 찍소리 못하고 김정은 눈치나 살피면서 핵무기를 마음껏 개발하게 하고 한미동맹을 위험에 빠뜨린 과오를 조용히 반성하는 게 문 전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이라고 질타했다.

    한편, 문 전 대통령은 6·25전쟁 제73주년에도 참전용사에게 예우와 감사 메시지를 내는 대신 <1950 미중전쟁>이라는 책을 추천하며 "한국전쟁이 국제전이었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박민식 국가보훈부장관은 "왜곡된 인식"이라며 "6·25전쟁을 '국제전'으로 부각하며 전쟁 책임을 모호하게 한 메시지에 참전 유공자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장관은 "6·25전쟁은 남한을 적화통일하려는 김일성의 야욕이 일으킨 동족상잔의 비극"이라며 "전쟁의 본질을 명확히 하고 그 책임을 묻는 게 사회지도층의 본분"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