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 '서울시 바로 세우기' 중점 강조부동산 정책 관련, "집값은 낮을수록 좋다는 게 서울시 뜻"저출생 관련, "이민도 고려해야 하는 시대가 오고 있어"
  • ▲ 오세훈 서울시장이 3일 서울시청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오세훈 서울시장이 3일 서울시청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은 취임 1주년을 맞아 "10년 만에 서울시로 돌아온 후 보낸 첫 1년 동안 그간 잘못 설정된 시정의 방향과 일하는 방식을 재정비하는 '서울시 바로 세우기'에 중점을 뒀다"며 "민선 8기 서울시의 첫 1년은 '동행·매력특별시 서울'의 양대 축인 동행·매력의 기틀을 다지는 한 해였다"고 소회를 전했다. 

    3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오 시장은 "남은 임기 동안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들에게 약속드렸던 공약사업을 완수하는 일"이라며 "숫자로 나타나는 성과는 물론 민생의 현장에서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정책의 완성도를 높여 나가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이날 오 시장은 저출생 대책과 관련, "(현행) 정책 투자 효과가 없다고 판단돼 사회적 공감대가 만들어진다면 차선책으로 이민도 고려해야 하는 시대가 오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지금부터 서서히 (이민 정책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공부를 위해 국내에 입국한 외국인 숫자가 많은데 우리로선 좋은 활용 방안을 모색할 수 있는 밑천"이라고 했다.

    이어 "초기엔 양질의 좋은 노동력, 전문 노동력을 제공할 수 있는 분들을 정착시킬 수 있는 것이 이민 정책의 첫 순위가 아닐까 생각한다"며 "일본도 이민에 부정적이었는데 최근 오픈마인드가 됐다. 양질의 노동력을 외국에서 흡수하는 것에 대해 나라 간 경쟁 상태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국인 가사도우미 시범사업'을 실시하는 것과 관련 오 시장은 "홍콩과 싱가포르는 제도 이용에 우리 화폐 가치로 100만원이 넘게 쓰이지 않는다"며 "우린 최저임금 적용을 받아서 200만원 정도 비용이 드는데 (이용하는데) 동기부여가 쉽지 않다. 시범사업을 해도 저출생 대책에 긍정적인 물꼬를 트기 쉽지 않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오 시장은 TBS 예산 논란과 관련해서도 언급했다. "충분한 반성·성찰,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할 의무는 서울시나 서울시의회가 아니라 TBS 구성원들에게 있다"며 "지금 시의회에서 지원폐지조례를 만들고 계속 더 완벽한 혁신안을 내놓으라고 주문하는 것은 조금도 지나치지 않다"는 것이다.

    TBS는 올해 출연금 예산으로 411억8300만원을 요청했지만, 시는 지난해보다 약 88억원을 감액한 232억원만 반영해 시의회에 제출했다. 이후 시는 최근 추경으로 TBS 인건비·운영비 등에 73억원을 편성했지만, 시의회에서 부결됐다.

    오 시장은 "그렇게 장기간 특정 정치이념을 지닌 분들에게는 환호를 받고, 반대편에서는 지탄의 대상이 됐다면 공영방송으로서 기본적인 전제조건을 갖추지 못한 것"이라며 "(TBS는) 지금은 교정기를 겪고 있다"고 단언했다.

    여당에 '포용성장' 주문… 부동산정책엔 "강남 집값 상승 억제해야"

    국민의힘 소속인 오 시장은 여당을 향해 "좀 더 포용성장에 초점을 맞췄으면 좋겠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지자체장이기 때문에 내년 총선 관련한 언급은 자제해야 될 입장"이라고 전제한 오 시장은 "저는 우리 당이 조금 더 포용성장에 초점을 맞췄으면 좋겠다. 그것이 제가 유일하고도 가장 중요하게 주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오 시장은 전임 박원순 시장 10년간 인프라 투자가 미흡했던 부분에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오 시장은 "도로·항만·공항, 고가도로, 지하시설물, 홍수예방시설 이런 것이 토목이다. 토목 없이 어떻게 사람을 구하겠나"라며 "'토목은 죄악이다' '사람이 먼저다'라는 구호 아래 10년 세월의 토목 반대가 정체기를 가져왔다. 암흑의 10년"이라고 평가했다.

    "한강에 대해서도 10년 동안 어쩌면 그렇게 투자가 한푼도 없었나"라고 개탄한 오 시장은 "시민들이 열광적으로 이용하는 여가공간에 10년간 한 번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라고 비판했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서울시 집값을 두고 오 시장은 "기본적으로 서울시의 입장은 '집값은 낮을수록 좋다'는 것"이라며 집값이 높아지면 주거양극화가 심해지고, 그만큼 자산격차가 커진다고 우려했다. 

    이에 오 시장은 "전국 집값을 관리하는 중앙정부와 강남을 포함한 서울의 집값을 관리하는 서울시는 다소 인식의 괴리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어떤 경우에서든 강남의 집값이 오르는 것은 서울시가 자체적으로 최대한 억제해나가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