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래 "국민 걱정을 괴담 취급"… 정필모 "과학 맹신하면 안 돼"정범진 교수 "유사과학이 정상과학 비방, 정치인들 확증편향"정용훈 교수 "측정 가능하고 다 볼 수 있는데 왜 눈 감고 헤매나"
  • ▲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야당 간사인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예정된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와 관련 민주당 과방위원과 원자력안전위원회 간담회가 유국희 원안위원장의 불참으로 무산된 가운데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야당 간사인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예정된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와 관련 민주당 과방위원과 원자력안전위원회 간담회가 유국희 원안위원장의 불참으로 무산된 가운데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일본 후쿠시마원전 오염수 방류와 관련한 소문을 '괴담'이라고 지칭하는 것을 두고 "과학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도리어 조 의원의 발언이 "괴담"이라고 맞받아쳤다.

    조 의원은 28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과방위원-원자력안전위원장 간담회'에서 후쿠시마원전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과학적 검증을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국민들 걱정을 괴담 취급하는데, 과학은 맹목적인 신뢰가 아니다"라며 "그것은 확증편향"이라고 주장했다. 

    후쿠시마원전 오염수 방류 관련 괴담에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반박하는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확증편향"이라고 비판한 것이다. 

    조 의원은 "예전에 사람들은 지구가 네모나다고, 평평하다고 생각했다. 지구가 태양을 돈다고 생각 못했다. 그런 이야기를 했다가 많은 사람들이 종교재판에서 처형 당했다"며 "핵과 관련해 노벨상을 받은 퀴리부인이 당시 방사능 물질의 위험성을 몰라 (방사능) 과다 노출로 암으로 사망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20세기 초반에는 우라늄이 사람들의 뼈를 튼튼하게 한다는 이상한 정보에 의해 어린이 영양제를 만들어 복용시킨 사례도 있다"고 언급한 조 의원은 "그래서 과학은 확증편향을 갖는 것이 아니라 사실에 대해 끊임없이 의심하면서 모르는 부분을 관찰하고 추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 의원은 "(오염수 방류 관련) 우려와 걱정에 대해 괴담 운운하는 것은 절대 과학적이지 않다"고 강조했다. 

    정필모 민주당 의원도 "과학을 맹신해서는 안 된다"며 "이 불확실성에서 우리 미래세대에게 과연 이것이 완벽하게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조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유국희 원안위원장의 간담회 불참에 항의하면서 나왔다. 후쿠시마원전 오염수에 따른 국민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마련한 자리인데 유 위원장이 거부했다는 것이다. 

    조 의원에 따르면, 유 위원장은 민주당에 '언론에 간담회 내용 비공개'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간담회 불참을 통보했다.

    항간에서는 후쿠시마원전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천일염이 방사능에 오염될 수 있다'는 등의 소문이 돌면서 천일염 사재기 현상으로까지 번졌다. 

    이에 국민의힘은 "민주당 선동정치의 성과"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후쿠시마원전 오염수 방류의 위험성을 부각시킨 결과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정부와 전문가들은 "화학적으로 소금 안에 방사성 핵종이 들어갈 일은 없다"고 입을 모았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후쿠시마원전 오염수 방류가 과학적으로 문제없다는 견해다. 원자력분야 국내 최고 권위 단체인 한국원자력학회는 지난 20일 성명을 내고 "실증적 자료와 다양한 과학적 분석에 따르면, 일본 후쿠시마원전에서 처리된 오염수 방출은 우리 국민 건강과 해양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원자력학회는 "전문가들이 내놓은 과학적 판단과 크게 다른 주장을 각종 미디어를 통해 전파하는 사람들에게 공개토론을 제안"했지만, 민주당은 이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백원필 원자력학회장은 26일 국립외교원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오염수를 10L 정도 마시면 "X레이 사진 1번 찍는 수준으로 방사능에 노출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원자력학회 수석부회장을 맡은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28일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민주당이 제시하고 있는 것은 과학적 반례가 아니라 '못 믿겠다'만 하고 있다"며 "증거나 근거를 대는 것이 아니고 의혹과 우려만 대고 있는데 어느 쪽이 과학적인가는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이어 조 의원의 발언을 두고 "그거야말로 괴담"이라며 "유사과학을 하는 사람이 정상과학을 하는 사람을 비방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치인들이 갖고 있는 것이 확증편향이다. 어찌 정치인이 과학자를 평가하고 '돌팔이'라고 하는가"라는 반문이다. 

    정용훈 카이스트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도 통화에서 "이해 못할 행동"이라며 "측정 가능하고 다 볼 수 있는데 왜 그렇게 눈을 감고 헤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 내 김근태계 모임인 '경제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한 국민연대'는 27일 후쿠시마원전 오염수 방류문제를 유엔 총회 안건으로 지정하자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