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AN, '2022 세계 핵무기 비용 보고서' 발표… 9개국 829억 달러 지출北은 5억8900만 달러(7600억원) 사용… 아사자 속출에도 1분마다 140만원 쓴 꼴
  • ▲ 지난 3월 16일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 발사 현장을 찾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딸 김주애. 김주애가 걸친 옷은 프랑스 명품브랜드인 '크리스찬 디올'에서 판매하는 제품인 것으로 드러났다. 가격은 250만원 수준이다. ⓒ뉴시스
    ▲ 지난 3월 16일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 발사 현장을 찾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딸 김주애. 김주애가 걸친 옷은 프랑스 명품브랜드인 '크리스찬 디올'에서 판매하는 제품인 것으로 드러났다. 가격은 250만원 수준이다. ⓒ뉴시스
    식량난으로 아사자가 속출하고 있는 북한이 지난 한 해 동안 핵무기 개발에 약 7600억원을 지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제 반핵 단체인 '핵무기폐기국제운동'(ICAN)은 지난 12일 '2022 세계 핵무기 비용 보고서(2022 Global Nuclear Weapons Spending)'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핵무장 국가'로 분류된 전 세계 9개국에서 핵무기 개발 비용 등으로 총 829억 달러를 지출했다.

    가장 많은 비용을 지불한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은 지난 한 해 동안 모두 437억 달러를 사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뒤이어 중국이 117억 달러, 러시아가 96억 달러, 영국이 68억 달러 순이었다.

    보고서는 또한 북한이 지난 한 해 동안 5억8900만달러를 지출한 것으로 집계했다. 당시 환율로 계산하면 약 7610억원이다. 이는 북한이 1분마다 1121달러(약 140만원)를 핵 개발 비용으로 쓴 셈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해당 비용은 지상과 잠수함에서 발사할 수 있는 핵탄두 탑재 미사일을 개발하는 데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북한은 국민총소득(GNI)의 35%가량을 국방비로 지출하고, 이 중 6%를 핵무기 개발에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ICAN은 북한이 2019년 6억2000만 달러, 2020년 6억6700만 달러 등 매년 6억 달러 이상을 핵무기 개발에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보고서 공동저자인 수지 스나이더 ICAN 프로그램 담당자는 "북한의 핵무기에 대한 모든 지출은 절도(theft)와 같다"며 "북한에서는 핵무기에 돈을 쓰기 위해 주민들의 입에 들어갈 식량을 훔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인터뷰에서 지적했다.

    지난 3월9일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유엔 인권이사회(UNHCR)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인구의 42%가 식량부족으로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다. 유엔 보고서는 "(북한) 대부분 가정에서는 하루 세 끼를 먹는 일이 사치스러운 것이 됐다"고 평가했다.

    미국 정보기관인 CIA의 '월드팩트북(The World Factbook)'이 집계한 2023년 기준 북한 인구는 2607만2217명인데, 1000만 명 이상이 심각한 굶주림에 고통 받고 있는 것이다. 

    국가정보원도 최근 국회 정보위원회에 '북한 내 아사자 발생이 예년의 3배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

    북한의 민생고로 인해 내부적 불안요인이 커지는 가운데 강력범죄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0여 건에서 300여 건으로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북한 내 자살자는 지난해 대비 약 40%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웨덴의 싱크탱크인 스톡홀롬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지난 12일 'SIPRI 연감(SIPRI Yearbook 2023)'을 공개하면서 2023년 1월 기준 북한이 보유한 핵탄두를 30기로 추정했다. 이는 지난해 25기에서 5기가 늘어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