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장 개척"…개막포럼 시작으로 오는 15일까지 제주도 일원에서 개최
  • ▲ 공연 제작사·예술단체 등 관계자들이 아트마켓 전시 부스에서 전국 문예회관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홍보에 나서고 있다.ⓒ신성아 기자
    ▲ 공연 제작사·예술단체 등 관계자들이 아트마켓 전시 부스에서 전국 문예회관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홍보에 나서고 있다.ⓒ신성아 기자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연면적 1만5806평의 드넓은 대지에 자리한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시원한 파도소리와 함께 푸른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아름다운 경관을 배경으로 공연을 사고 파는 국내 최대 예술장터가 열렸다.

    '제16회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이하 해비치페스티벌)'이 지난 12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4일간의 축제에 돌입했다. 이번 행사는 한국문화예술연합회(코카카)와 제주특별자치도가 공동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현대자동차그룹이 후원한다.

    '해비치페스티벌'은 전국 문예회관 종사자와 예술단체가 한자리에 모이는 만남의 장이다. 올해는 코로나 엔데믹을 맞아 역대 최대 규모인 국내·외 200여 개 문예회관 및 문화예술 관련 기관, 300여 개 예술단체 등 3000여명의 관계자가 참여했다.
  • ▲ '제16회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개막식에서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이승정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 '제16회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개막식에서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이승정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축제는 '개척(PIONEER)'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아트마켓을 통해 국내·외 공연예술시장 개척의 원년을 이루겠다는 포부를 담았다. 공연 위주의 개막식 행사를 선보였던 예년과 달리 포럼 형식으로 새롭게 바꾸며 변화와 혁신을 꾀했다.

    이승정 코카카 회장은 개막식 인사말을 통해 "오래 전 인류의 개척에는 총과 칼이 쓰였지만 이제는 문화예술로 세상을 개척해 나간다"며 "여러분이 꿈꾸고 개척하고 싶은 세계는 저마다 다를 수 있지만 이번 행사를 통해 꼭 한가지는 이루고 가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축제 최초로 진행되는 개막포럼에는 '국내외 공연장 간 공연예술 교류 및 새로운 시장 개척'이라는 주제 아래 토론이 펼쳐졌다. 정병국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윌리엄 버뎃쿠츠 에든버러 어셈블리 페스티벌 예술감독, 왕시우친 중국공연극장연맹 부총관리자, 질 도레 캐나다 시나르 비엔날레 총감독 등 4명의 발표자가 나섰다.
  • ▲ '제16회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개막포럼에서 정병국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이 발제하는 모습.ⓒ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 '제16회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개막포럼에서 정병국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이 발제하는 모습.ⓒ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정병국 예술위 위원장(전 문체부 장관)은 '문화예술의 가치 창출과 지역소멸 위기 대응'이란 제목의 발표를 통해 "문화예술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경제적 가치는 매우 크다"며 "문화 향유의 기회를 균등하게 배분하는 등 문화예술을 통해 지역소멸의 문제를 해결하는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윌리엄 버뎃쿠츠 예술감독은 "넷플릭스 시대에는 사람들이 다른 언어로 뭔가를 읽거나 무대공연을 보는 능력이 없기 때문에 언어 기반이 아닌 마술, 춤, 타악 같은 넌버벌 퍼포먼스(비언어극)가 관객 접근성이 뛰어나다. 에든버러 페스티벌 이후 많은 순회공연을 한 '점프(Jump)'가 좋은 사례"라고 설명했다.

    포럼의 좌장을 맡은 박양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전 문체부 장관)는 "문화는 나라의 브랜드 파워를 키우는 무형의 보물이라 생각한다"며 "포럼에서 제시한 다양한 담론이 국가가 좋은 문화정책을 만드는 데에 좋은 자료로 쓰이기를 바란다"고 했다.

    '해비치페스티벌'은 공연예술 중심에서 벗어나 교육·전시 분야까지 확대 운영하고 있다. 문예회관과 단체들은 사흘 동안 레퍼토리 피칭·부스 전시 등 '아트마켓'을 통해 정보를 교환하고, 문화예술계 이슈를 주제로 한 교류협력 네트워킹 등이 진행된다.
  • ▲ 지난 13일 열린 뮤지컬 '야구왕! 마린스' 쇼케이스.ⓒ라이브
    ▲ 지난 13일 열린 뮤지컬 '야구왕! 마린스' 쇼케이스.ⓒ라이브
    아트마켓 현장 곳곳에는 홍보 부스들이 빼곡히 들어섰고, 제작사들은 문예회관 종사자들에게 자신들의 공연을 알리기 바쁘다. 관계자들은 팸플릿이나 브로슈어와 함께 파우치, 연필, 스티커, 그립톡, 양말, 부채, 사탕·초콜릿·젤리·쿠키 등의 간식을 건네며 관심과 흥미를 유도했다. 

    자연과의 공존을 담은 무용부터 야구를 소재로 한 뮤지컬,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연극, 국악과 한국무용에 현대기술을 융합한 다원, 모든 연령대를 아우르는 공연까지 다양한 장르의 24개 작품의 하이라이트를 시연하는 행사도 마련됐다.

    뮤지컬 '야구왕, 마린스!' 쇼케이스를 관람한 고강민 엠비제트컴퍼니 대표는 "부산의 이미지처럼 에너지가 넘치는 공연같다. 아이들의 순수함과 열정이 공연 내내 미소짓게 만들었다. 7월 부산에서 초연하면 아들과 함께 가서 관람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비치페스티벌'에 처음 참여한 한 단체는 "1년에 한 번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는 유일한 행사에 올 수 있어 기쁘다"며 "직접 1:1대로 만나 어떤 작품인지 소개하고, 자료를 줄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정말 좋다. 지역민들에게 우수한 우리 작품을 꼭 보여주고 싶다"고 전했다.
  • ▲ '제16회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현장.ⓒ신성아 기자
    ▲ '제16회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현장.ⓒ신성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