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위원들, 전경원 증언만 부각…하나고 교장 발언은 수시로 막아전경원 '위증' 지적하려하자…민주당 소속 위원장이 나서서 제지전씨 "확인되지 않았다"며 "李 부인이 교사명단 달라더라" 소문 증언도
  • ▲ 서울시의회 전경. ⓒ뉴데일리 DB
    ▲ 서울시의회 전경. ⓒ뉴데일리 DB
    차기 방송통신위원장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별보좌관 아들의 학교폭력 의혹이 처음 제기된 2015년 8월 서울시의회의 '하나고 특위' 회의가 '마녀사냥식' 학폭 몰이로 진행된 정황이 곳곳에서 발견됐다.

    당시 서울시의회는 그해 4월 하나고 설립 관련 각종 특혜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를 구성했는데, 15명의 특위 위원 중 13명이 민주당 소속이었다.

    2015년 8월 26일 진행된 제5차 회의에서 이 특보 아들 관련 학폭 의혹이 처음 터져나왔다. 그런데 이날 회의는 위증 논란이 있는 의혹 제기자를 중심으로 편파적으로 진행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시 회의록을 보면, 더불어민주당 소속 장인홍 의원이 "청와대의 고위공직자 자녀가 그 학교에 다녔던 것 같은데 그 학생이 이런 사건(학폭) 관련해서 어떤 문제가 있었다 이런 이야기가 있었다"며 "부당하게 처벌을 받아야 되는데 처벌을 받지 않았다든가 또는 학폭위를 안 열었다든가, 여러 가지 제보를 받은 적이 있는데 이런 내용과 관련해서 들은 적이 있냐"고 전경원 하나고 교사에게 질문한다. 

    그러자 전 교사는 "네"라고 답했고, 다시 장 의원은 "누굽니까? 청와대 고위 공직자 자녀라고 하는 학생의 신변보호를 한 공직자라는 게 누구예요?"라며 "제가 들은 것은 이동관 (전 청와대) 대변인이다 이런 얘기를 들었는데 사실입니까?"라고 구체적으로 따져물었다. 전 교사는 다시 "네"라고 답한다. 이렇게 이 특보 아들의 학교폭력 의혹이 처음으로 제기됐다.

    장 의원이 "정확한 팩트는 어떤 거냐"고 묻자 전 교사는 "교직원 회의 자리에서 젊은 선생님들 두 분이 문제제기를 하셨다"며 "그리고 그 선생님들께서 이미 피해학생들이 썼던 진술서를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학교 측에서 그 학생들 피해진술서 내용이 이렇게 있는데 왜 학폭위를 열지 않느냐라고 교직원회의 시간에 문제제기를 했다"고 학교 측의 학폭 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장 의원은 "해당 학생은 이미 학교를 졸업했지요? 졸업했을 가능성이 크네요"라고 물었고, 전 교사는 "네, 졸업했습니다"라고 답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이 특보의 아들은 2012년 5월 2학년 1학기를 마치지 못한 상태에서 전학을 갔다. 학폭 의혹 사건이 벌어진 시점은 1학년 때인 2011년 3월이다. 

    당시 회의에 증인으로 참석한 이태준 하나고 교장이 "제가 잠깐 첨언해도 될까요?"라며 전 교사의 위증 사실을 지적하려 하자 장 위원은 "저는 우리 교장선생님께 묻지 않았습니다. 이따 또 따로 제가 물을 거예요. 그때 답변하세요"라고 제지했다.
  • ▲ 1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사무실에서 열린 '입시제도를 넘어 교육불평등 해소와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전경원 참교육연구소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2019.10.16 ⓒ연합뉴스
    ▲ 1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사무실에서 열린 '입시제도를 넘어 교육불평등 해소와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전경원 참교육연구소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2019.10.16 ⓒ연합뉴스
    이 교장은 배범규 하나학원 사무국장, 김승유 하나학원 이사장 등을 대상으로 한 질의를 마친 뒤에야 발언권을 얻었다.

    이 교장은 "아까 질의하셨을 때는 전경원 선생님이 졸업을 했다 그랬고, 또 아무런 처벌을 안 받은 것 같이 얘기를 했다. 그런데 그것은 사실과 정말 다르다"며 "그것은 위증"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장이 "전학을 갔고, 그것도 학기 중간에 전학을 갔습니다. 보통 하나고등학교는 커리큘럼이 굉장히 복잡하기 때문에…"라고 말을 이어가자 민주당 소속 이정훈 특위 위원장이 나서 "충분히 답변하신 것 같다. 김경자 위원님 의사진행발언 하십시오"라며 이 교장의 발언을 끊어버렸다.

    이 교장이 "분명히 전학을 보냈고 하나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했다"고 재차 강조하자 김경자 의원은 "이 사안에 대해서는 위증의 절차를 개별적으로 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금 굉장히 많은 증인들이 기다리시고 위원님들도 질의할 사안이 많으시니까요"라고 제지했다. 

    이 교장은 이에 "그런데 질의를 하시려면 답변도 정확히 할 수 있는 시간을 주시는 게 원칙입니다. 위원님들만 질의를 하시고"라고 편파적인 진행에 불만을 표시했다. 이날 회의 내내 이 교장의 발언이 제지당한 반면, 전 교사의 발언이 제지당한 경우는 찾아볼 수 없었다.

    회의 후반부에 "저는 교육자입니다. 펜을 만지는 교육자"라는 말로 시작한 전 교사의 발언은 글자로 환산하면 공백을 제외하고 총 1865자 분량이었다. 200자 원고지 9장이 넘는 분량이다. 공백을 포함하면 2458자(200자 원고지 12장)에 달한다.

    전 교사는 이 발언에서 "지난 정부의 청와대 대변인 이동관씨 아들 사건은 분명히 교직원회의 시간에 두 명의 젊은 교사가 문제제기를 했다. 그 당시 실정법으로는 학교폭력자치위원회를 열어야 되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제하며 "선생님한테 들었던 얘기인데 청와대 이동관씨 부인이 학교에 와서 그 말을 교무회의 시간에 했던 교사들 명단을 적어달라, 이 얘기를 들었다. 이것은 정상적인 학교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런 일이 학교에서 있을 수 있나요?"라고도 했다. 

    전 교사의 발언 직전 이 교장도 발언대에 섰다. 이 교장은 "하나고는 학기 중간에 전학을 가게 되면 학생이 굉장히 불이익을 당하는 그런 학교였기 때문에 본인과 학부모가 전학을 갈 테니까 학기를 마쳐서 1학기를 마치고 가게 해 달라 그랬는데도 불구하고 그 학생은 학기 중간에 권고 전학을 시키게 돼서 결국 전학을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아까 전경원 선생님이 증인석에 서서 위원님께서 질의했을 때 졸업을 했느냐 그랬을 때 "네"라고 답변을 했고, 시정돼야 된다고 생각해서 말씀드렸던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 가장 길었던 이 교장의 이 발언은 공백을 제외하고 전체 815자였다.

    이날 전 교사의 하나고 관련 의혹 제기로, 학교는 그야말로 쑥대밭이 됐다. 하나고는 입시비리의 온상으로, 전 정부 고위공직자 자녀의 학폭 의혹을 은폐한 학교로 낙인찍히며 자율형사립고 지정이 취소될 수도 있는 위기에 몰렸다.

    이 특보 아들로부터 학교 폭력 피해를 당했다고 지목된 A군은 11일 언론에 입장문을 내고 "제발 더 이상 나를 '학교폭력 피해자'로 분류하지 말아 주시길 부탁드린다"며 "가해 학생이라 불리는 친구(이하 B)로부터 사과받고 1학년 1학기에 이미 화해한 상황이었고, 뒤에는 문제 없이 잘 지내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도 B와 간혹 연락을 주고받으며, 올 4월에도 만나는 등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내가 피해자였다면 그 당시 전학을 막아달라고 읍소할 수 있었을지, 지금도 만날 수 있었겠냐"고도 했다.
     
    학폭 의혹이 제기됐을 당시 자신을 '노무현을 존경하며, 이명박을 혐오하는 좌파'라고 소개한 하나고 교사 유성호씨는 열흘 넘게 단식을 하면서 이런 내용의 언론 호소문을 냈다.  

    "가진자는 악하고 못가진자는 선하고, 고용주는 악하고 피고용주는 선하고, 귀족은 악하고 평민은 선하고, 자사고는 악하고 일반고는 선하고, 힘있는 집단은 악하고 개인은 선하고, 집단에 속한 이는 악하고 내부 고발자는 선하고. 이러한 이분법은 명확하고 통쾌합니다. 그러나 그 분명함만큼 위험합니다. 내부자 고발의 형태를 띄고 있는 이번 사건에서 정말로 전경원 교사가 정의를 위해서 폭로를 하고 있다고 확신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진실을 파헤치고자 하는 기자라면 이 사안을 냉철하게 처음부터 끝까지 점검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