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9일 고위 간부 자녀 특혜 채용에 대해서만 감사원 감사 수용키로"감사원 감사 헌법정신과 달라"… 선관위 "헌재 권한쟁의심판 청구할 것"자리 연연 안 한다지만… 노태악 "사퇴는 책임 있는 자세아냐" 사퇴 거부'아빠찬스'에 공석된 사무차장 자리엔 허철훈 서울선관위 상임위원 임명
  • ▲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이 9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열린 고위직 간부 자녀 특혜 채용 의혹 관련 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이 9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열린 고위직 간부 자녀 특혜 채용 의혹 관련 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고위직 간부들의 자녀 특혜 채용 의혹에 휩싸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자녀 특혜 채용 문제'에 한해 감사원 직무감찰(감사)을 부분적으로 수용하기로 했다. 또 감사원의 감사 범위에 대해선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9일 경기 과천 청사에서 오후 2시부터 진행된 3시간 50분 가량의 마라톤 회의 끝에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선관위는 당초 감사원 감사에 있어 헌법기관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근거로 감사를 회피했다.

    그러나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선관위는 이날 노태악 중앙선관위원장 주재로 위원회의를 열고 감사원 감사 수용 여부에 대해 재논의에 나선 것이다.

    선관위는 회의 후 보도자료에서 "선거관리위원회 내부 문제로 국민 여러분께 깊은 심려를 끼치고 있는 점에 대하여 거듭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이어 감사원 감사에 대한 일부 수용 입장을 전했다. 선관위는 "최근에 발생한 선관위 고위직 간부 자녀의 특혜채용 문제에 대해서는 국민적 의혹이 너무나 크다"며 "의혹을 조속히 해소하고 당면한 총선 준비에 매진하기 위하여 이 문제에 관하여 감사원 감사를 받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선관위는 "행정부 소속 감사원이 선거관리위원회의 고유 직무에 대하여 감사하는 것은 헌법상 독립기관으로 규정한 헌법정신에 부합하지 않다"며 선관위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 범위에 대해선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관위에 대한 감사 범위에 관하여 감사원과 선관위가 다투는 것으로 비춰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이를 명확히 하기 위하여 헌법에 대한 최종해석 권한을 가지고 있는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여권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선관위원 전원 사퇴와 관련해선 별도의 입장이 나오지 않았다.

    다만 노 위원장은 청사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위원 9명이 사퇴하는 것에 전혀 연연하지 않는다"면서도 "사퇴하면 위원을 어떻게 충원할 것이고, 그것은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본인의 거취와 관련해선 사실상 사퇴 거부 의사를 내비쳤다.

    노 위원장은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면서도 "위원장직에서 바로 사퇴하는 것이 책임 있는 자세인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장 시급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책임 있는 자세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한편, 선관위는 이날 송봉섭 전 사무차장이 자녀 특혜 채용 의혹으로 물러나면서 공석이 된 차장 자리에 대한 인선도 실시했다.

    선관위는 송 전 차장 후임으로 허철훈 서울선관위 상임위원을 임명했다. 공석이 된 지 10일 만이다.

    선관위는 "혁신을 통해 조직을 안정화해 10개월 앞으로 다가온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차질 없이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신임 사무차장은 실무적인 업무 능력뿐만 아니라 조직 쇄신에 대한 의지와 높은 도덕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사무총장 자리는 당분간 공석으로 남을 예정이다. 사무총장 자리는 박찬진 전 사무총장이 송 전 차장과 함께 자녀 특혜 채용 의혹으로 자진 사퇴하면서 공석이 됐다.

    그간 사무총장직은 내부 승진으로 임명해 왔지만, 선관위가 특혜 채용 의혹에 휩싸인 만큼 외부 인사 영입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