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 지지층에 손 못 대는 민주당…"개딸 존재 당에 도움 돼"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비명계가 주장하는 이재명 대표와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의 절연을 반대하고 나섰다.

아울러 각종 사법리스크 이후 쇄신에 공감대를 이룬 혁신위원회 구성을 놓고도 비명계가 요청하는 '전권 혁신위'에 친명계 의원들이 불쾌감을 드러내면서 자중지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양새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우상호 의원은 전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개딸의 존재는, 참여형 당원의 존재는 당에 도움이 된다"며 "어떻게 수없이 많은 당원을 지도부가 마음대로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밝혔다.

그간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강성 지지자인 개딸의 '수박'(겉은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 감별을 놓고 내홍을 거듭했다.

개딸이 비명계에게 문자폭탄을 보내고 최근 거액의 가상자산 보유 논란으로 탈당한 김남국 의원의 사퇴를 요구하는 민주당 청년들의 명단을 만들어 이들의 얼굴과 직책 등을 소개하는 등 '좌표'를 찍으며 논란이 확산했다.

일부 비명계가 이 대표에게 공개적으로 개딸이 활동하는 네이버 카페 '재명이네 마을' 이장직을 내려놓으라고 압박했지만, 이 대표는 별다른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우상호 의원은 "일부가 폭력적 문자 메시지를 보냄으로써 생긴 문제 아니겠나. 개딸 전체를 일반화하는 것이 문제고 폭력적 행위를 건강한 비판 문화로 바꿔주는 것이 지도부가 할 일"이라고 이 대표를 옹호했다.

이어 "재명이네 마을하고 절연하라는 주장은 너무 나간 것 같다"며 "재명이네 마을은 재명이네 마을이다. 그럼 재명이가 이장하는 게 맞지 상호네 마을은 상호가 이장하고, 별로 정치적 담론에 올라올 내용이 아니라고 본다"고 부연했다.

위기 타개책으로 민주당 지도부가 꺼내든 혁신기구 설치 문제도 계파 간 이견을 표출하며 진척 없는 상황이다. 비명계는 혁신위에 '전권'을 줘야 한다고 요구했으나, 친명계는 전권에 이재명 대표 거취 문제까지 포함될 우려가 있다며 이를 반대하고 나섰다.

친명계 강경파인 정청래 최고위원은 2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 혁신의 주체는 당의 주인인 당원"이라며 "모든 혁신 논쟁과 기구 구성에서 국회의원을 배제해야 하는 이유"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회의원은 혁신의 대상이지, 주체가 아니다. 유권자 심판의 대상이지 심판이 아니다"라며 "혁신의 대상들이 혁신, 혁신 떠들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당 대표를 향해 쓴소리하는 비명계 의원들은 내년 총선에서 당원들에 평가받을 인물들로, 혁신을 언급하지 말라는 경고로 읽힌다.

앞서 비명계인 조응천 의원은 지난 1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2015년 김상곤 혁신위 같은 경우 당내 분란이 심했지만, 당헌·당규 개정 등 전권을 줬다"며 "전권이 담보되지 않으면 보여주기식이고 손 안 대고 코 풀기"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