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0시부터 11일 0시 사이 인공위성 예고… 서해 등에 위험구역 설정"北 정찰위성은 분해능 20m 수준… 우리 누리호는 5m, 미국은 5cm로 차이 커일본은 위성 아닌 미사일로 표현… 요격 위해 패트리어트·이지스함 대비
  • ▲ 지난 16일 군사정찰위성 1호기 개발 현장을 찾은 김정은과 김주애.  군사정찰위성 추정 물체도 함께 보인다. ⓒ연합뉴스
    ▲ 지난 16일 군사정찰위성 1호기 개발 현장을 찾은 김정은과 김주애. 군사정찰위성 추정 물체도 함께 보인다. ⓒ연합뉴스
    '4월 군사정찰위성 1호기 발사'를 공표했으나 지키지 못했던 북한이 이번에는 6월 중 정찰위성을 발사하겠다고 재차 공언했다.

    30일 조선중앙통신에 실린 리병철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의 '자위력 강화 입장'에 따르면, 북한은 오는 6월 군사정찰위성 1호기를 발사할 계획이며, 다양한 정찰수단들도 새로 시험할 예정이다. 

    리병철은 '입장'에서 "미국 등의 군사행동을 실시간으로 추적, 감시, 판별하고 사전 억제 및 대비하기 위해 다양한 정찰수단들이 필수불가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미 연합 합동화력격멸훈련과 PSI(확산방지구상) 해상차단훈련, 워싱턴선언 등을 언급했다.

    리병철은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의 위험천만한 군사적 준동으로 조성된 지역의 우려스러운 안전환경은 우리로 하여금 적들의 군사적 행동기도를 실시간 장악할 수 있는 믿음직한 정찰정보수단의 확보를 최대 급선무로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찰정보수단의 확대와 각이한 방어 및 공격형 무기들의 갱신의 필요성을 부단히 느끼고 있으며 그 발전계획들을 실행해나갈 시간표들을 가지고 있다"고 밝힌 리병철은 "포괄적이며 실용적인 전쟁억제력 강화활동을 보다 철저한 실천으로 행동에 옮겨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위성 발사 움직임은 민간 위성사진에서도 포착됐다. 미국의소리(VOA)는 지난 29일 북한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등에서 이동식 조립건물이 발사대와 밀착해 있는 모습이 '플래닛랩스' 위성사진에 포착됐다고 30일 밝혔다.

    VOA는 이동식 조립건물이 로켓을 장착하는 역할을 하는데, 발사대와 붙어 있었던 적은 2016년 '광명성' 로켓 발사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북한은 정찰위성 발사와 관련한 내용을 일본 측에도 통보했다. 지난 29일 일본 해상보안청은 "북한이 '오는 31일 0시부터 다음달 11일 0시 사이에 인공위성을 발사하겠다'며 '이 기간, 해상에 위험구역을 설정하겠다'는 계획을 일본정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일본 공영방송인 NHK는 북한 인공위성 발사체의 낙하 예상 해역을 서해 2곳, 필리핀 동쪽 해상 1곳 등 총 3곳으로 예측했다.

    최초 낙하지점은 북위 35~36도, 동경 123도이며, 북위 33~34도, 동경 122~123도, 북위 11~15도, 동경 128~129도에 각각 페어링(위성 덮개)과 2차 추진체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군산 서해 먼바다, 제주도 서쪽 해상, 필리핀 루손 동방 해상 등이다.
  • ▲ 지난달 18일 국가우주개발국을 찾은 김정은과 그의 딸 김주애. ⓒ연합뉴스
    ▲ 지난달 18일 국가우주개발국을 찾은 김정은과 그의 딸 김주애. ⓒ연합뉴스
    실제로 북한이 6월 중 정찰위성을 발사하게 되면 지난해 12월 최종단계 시험 이후 약 6개월 만에 발사가 이뤄지는 것이다. 북한은 지난해 12월18일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최종단계의 중요 시험을 했다"면서 "2023년 4월까지 군사정찰위성 1호기 준비를 끝낼 것"이라고 예고했다.

    실제로 지난 4월에 발사가 이뤄지지는 않았으나, 지난 16일 김정은이 직접 정찰위성 개발 현장을 찾아 "차후 행동계획을 승인"하면서 다시금 불을 지폈다.

    가장 관심이 가는 부분은 역시나 군사정찰위성의 성능이다. 지난해 12월 북한이 밝힌 정찰위성의 성능은 분해능(해상도) 20m 수준이었다. 이는 지상에 있는 20m 크기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정도다.

    최근 발사에 성공한 누리호 3호에 탑재된 '차세대 소형위성 2호기'의 분해능은 5m 정도이며, 미국이 보유한 군사정찰위성 '키홀'은 해상도가 5cm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정찰위성 수준을 '조악한 수준'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그렇기에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빙자해 사실상 탄도미사일 시험을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찰위성 발사체와 탄도미사일 발사체가 비슷한 구조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위성을 쏠 발사체(로켓)는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백두산엔진을 기반으로 제작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백두산엔진은 옛 소련제 RD-250 트윈엔진 2세트(4개 엔진)를 모방해 개발됐으며,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7형' 등의 엔진으로 쓰인다.

    이와 관련해 일본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발사체를 위성이 아닌 미사일로 단정해 표현하기도 했다.

    마쓰노 장관은 "(북한) 미사일이 발사되면 정보를 입수해 신속하게 발표하고, 미사일이 영역에 낙하하거나 상공을 통과할 가능성이 있으면 해당 지역을 대상으로 전국순시경보시스템(J-ALERT)을 통해 경보를 발령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쓰노 장관은 그러면서 "탄도미사일이 실제로 일본 영역에 낙하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요격을 포함한 필요 조처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은 북한의 발사체나 잔해물이 자국 영역에 떨어질 경우에 대비해 오키나와현에 지대공유도탄 패트리어트 부대를 배치하고, 요격미사일을 탑재한 이지스함을 동중국해에 전개했다.

    한성근 합동참모본부 공보차장은 30일 국방부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이 주장하는 소위 위성 등에 대해 다양한 도발 가능성에 대해서도 추적 감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