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딸들 '재명이네마을'서 이재명 기사·일정·사진 공유… 김남국도 옹호조응천 "이재명 체제 이후 당내 민주주의 약화… 이견 내면 수박이라 짓눌러"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거액의 가상자산(암호화폐) 보유 의혹으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의원 사태로 민주당 안팎에서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부 비명계 의원은 이 대표에게 '팬덤정치'에 거리를 두라고 직언하기도 했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1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재명 대표가 '재명이네마을' 이장으로 있는데, 이원욱 의원이 (지난 14일) 의원총회에서 '이장 좀 그만두시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재명이네마을은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인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이 주로 활동하는 네이버 카페다. 가입자는 21만 명을 넘어섰고, 이 대표 지지자들은 '이장님 일정' '이장님 앨범' '이장님 영상' 등 이 대표 관련 소식을 공유하고 있다. 중요 기사라는 문패를 달고 올리는 게시글에는 'SOS' 표시를 해 댓글 화력지원을 요청하기도 한다.

    이들은 겉과 속이 다르다는 의미로 비명계 의원들을 '수박'으로 지칭하며 문자폭탄을 보내 논란이 됐고, 최근 수십억원의 코인 논란에 휩싸인 김남국 의원을 옹호하며 쇄신, 징계를 외치는 인사들에게 이른바 '좌표'를 찍어 비판하기도 했다.

    김남국 사태로 이재명 리더십 흔들

    김 의원은 이 대표의 핵심 측근인 '7인회' 소속으로 대선 기간 온라인소통단장을 맡으며 이 대표 지지층과 지속적으로 소통했다.

    이 대표가 개딸을 향해 "자제해 달라"는 메시지를 보내지만 실질적으로 이들과 결별하지 않았고, 김 의원 사태로 리더십이 흔들리자 비명계가 이 대표 면전에서 팬덤정치와 거리 두기를 직언한 것이다.

    조 의원은 "이재명 대표 체제 이후 당내 민주주의가 굉장히 약화됐다"며 "이견을 이야기하면 수박이라고 짓누르려고 하고, 극성 유튜버들이 과장된 영상을 송출하면 강성 지지층들이 이를 받아 공격한다"고 우려했다.

    이어 조 의원은 "악순환이 계속되는데 지도부는 이것을 방치하고 제대로 손보지 않는다"며 "여론이 형성되는 곳이 바로 재명이네마을"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김 의원의 탈당으로 당 진상조사가 무력화하자 뒤늦게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한 것을 두고도 조 의원은 '만시지탄'(晩時之歎·때를 놓쳐 기회를 잃고 탄식)이라고 평가했다.

    조 의원은 "읍참을 하려면 단칼에 해야 하는데 떠밀리듯이 해버리니 마속은 졸려서 죽을 것"이라며 "김남국 의원이 전격적으로 탈당선언을 했을 때 (민주당의) 꼬리 자르기다, 면피용이라는 말들이 얼마나 많았나"라고 꼬집었다.

    친명 박찬대, 한동훈으로 화살 돌리려다 실패

    김 의원 사태로 이 대표 리더십이 흔들리는 와중에 친명계는 화살 돌리기에 나섰다. 박찬대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가상화폐 관련된 정부 부처 16개에 대해 가상화폐 보유 여부를 공개하라고 했는데 갑자기 법무부장관이 그것은 사적 영역의 부분이고 개인정보의 부분이기 때문에 거부해버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무부는 이날 공지를 통해 "명백히 사실과 다르다"며 "법무부는 지난 10일 출입기자단을 통해 '법무부 공무원 행동강령'(법무부 훈령)에 따라 '가상자산 직무 관련 공무원'의 가상자산 보유 현황을 연 2회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있고, 2021년부터 올해 1월까지 점검 결과 법무부 소속 공무원 중 '장·차관을 포함한 직무 관련 공무원'의 가상자산 보유가 없었다는 점을 공지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