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차석대표·북핵담당대사 등 역임한 '북핵협상의 산증인'
  • 세종연구소 이사장에 내정된 이용준(66) 전 외교통상부 차관보. ⓒ세종연구소 제공
    ▲ 세종연구소 이사장에 내정된 이용준(66) 전 외교통상부 차관보. ⓒ세종연구소 제공
    '북핵통' 이용준(66) 전 외교통상부(외교부) 차관보가 외교·안보 분야 민간 싱크탱크인 세종연구소가 속한 세종 재단법인 이사장으로 선임됐다.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문정인 전 이사장의 후임이다. 

    연구소 관계자에 따르면 재단은 17일 오전 이사회에서 이 전 차관보의 이사장 선임 안건을 의결했으며, 취임은 이달 말 예정이다.

    이 전 차관보는 경기고와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1979년 외무고시 13회로 입부해 외교부 유엔국과 북미국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청와대 남북핵협상 담당관, 주미국 대사관 북핵문제 담당관,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북한 경수로 협상 대표, 북미1과장,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정책조정부장, KEDO 사무국 정책국장,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장, 6자회담 차석대표, 북핵담당대사, 외교차관보 등을 역임한 이 전 차관보는 북핵 협상현장에서의 생생한 경험을 담아 '게임의 종말: 북핵 협상 20년의 허상과 진실'(2010년)과 '북핵 30년의 허상과 진실'(2018년)도 출간했다.

    이 전 차관보는 "북한은 결코 핵을 포기한 적이 없다" "나쁜 합의는 합의가 없는 것만 못하다"고 지적하며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과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기조, 반일(反日) 기조를 비판해왔다. 

    특히 이 전 차관보는 '베트남, 잊혀진 전쟁의 상흔'(2019년)과 칼럼을 통해 베트남이 '베트남전 참전'와 '한국군의 베트남 양민학살 의혹'에 대해 사과의 뜻을 표명한 김대중 정부에 "과거사에 대한 일체의 논의에 반대한다"며 단호히 거부한 사례를 언급하며 "이젠 과거사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호소해왔다. 

    한편, 전임인 문정인 전 이사장은 세종 재단법인의 등록 관청인 외교부가 세종연구소 운영상황 등에 대한 감사에 나서자 임기를 1년여 남겨둔 지난 3월 사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