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받겠다는 거냐, 안 받겠다는 거냐"… 선관위 "검토해서 받겠다" 총선 다가오는데… 北 사이버 공격 우려에 선관위, 소극적 태도 일관위원장 장제원 질의 계속하자…'돈봉투' 이성만 "싸가지 없이" 막말
  • ▲ 장제원 국회 행안위원장이 지난 3월22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진행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장제원 국회 행안위원장이 지난 3월22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진행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북한의 사이버 해킹에 대응한 국가정보원의 보안점검 수용 여부와 관련 "필요하면 받겠다"고 모호한 답변을 내놔 논란이 예상된다.

    총선이 1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의 지속적인 사이버 공격 우려에도 선관위가 소극적 견해를 피력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국회 행안위원장인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과 돈 봉투 의혹으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이성만 무소속 의원 간 말싸움이 일어나기도 했다.

    "필요한 경우" 정보기관 지원 방안 검토한다는 선관위

    박찬진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은 1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향후 북한의 고도화한 사이버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정보통신기반보호법에 따라 정보기관의 기술적 지원을 받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장제원 의원이 "정보통신기반보호법에 따라 기술적 지원 보호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것이 무슨 말인가"라고 묻자 박 사무총장은 "관련 법 제7조를 보면 관련 기관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 그런 내용을 요청하도록 하는 규정이 들어 있다"고 답했다.

    정보통신기반보호법 제7조 '관리기관의 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거나 위원회의 위원장이 특정 관리기관의 주요 정보통신기반시설 보호 대책의 미흡으로 국가 안전보장이나 경제사회 전반에 피해가 우려된다고 판단해 그 보완을 명하는 경우 대통령령 등으로 정하는 전문기관의 장에게 기술적 지원을 요청할 수 있다'는 내용을 들어 선관위 자체적으로 미흡한 점이 있으면 국정원 등에 보안점검을 요청한다는 뜻이다.

    앞서 선관위는 북한의 해킹 시도가 있었음에도 행정안전부와 국정원의 보안점검 권고를 거부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여권 등 정치권의 질책이 계속됨에 따라 선관위가 보안점검을 수용하겠다는 견해를 밝힐 것으로 알려졌으나 자체 판단하겠다는 소극적 태도를 보이며 또다시 논란이 예상된다.

    "부끄러운 줄 알라" 장제원에 "싸가지 없이" 응수한 이성만

    장 의원이 "국정원의 보안 컨설팅을 받겠다는 이야기냐"고 재차 묻자 박 사무총장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이라고 에둘러 답했다. 

    이에 장 의원이 "(보안점검을) 받겠다는 거냐, 안 받겠다는 거냐, 정확히 발언하시라"고 요구하자 박 사무총장은 "검토해서 (받겠다)"라고 모호하게 답했다.

    그러자 장 의원은 "보안심사위원회의 부실 등에도 (선관위) 자체적으로 보안점검을 강화해나가지, 외부로부터 보안점검을 받을 생각은 없느냐"며 "현안질의에 왔으면 대안을 갖고 왔을 것 아니냐. 그것을 이야기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민주당 출신 이성만 무소속 의원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은 "사회를 보셔야지 뭐 하는 것이냐"며 목소리를 높여 항의했다. 장 의원이 사회를 보지 않고 상임위원장 힘으로 질의를 이어가고 있다는 취지다.

    특히 이 의원이 큰소리로 항의하자 장 의원은 "손가락질 하고, 아직도 그런 힘이 남으셨다. 왼쪽으로 옮긴 것 부끄러운 줄 알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이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으로 탈당한 이후 민주당 측 의석에서 자리를 이동한 것을 꼬집은 것이다.

    장 의원이 의사진행발언 기회를 주지 않자 이 의원은 "위원장이 말 함부로 했잖아"라고 소리쳤고, 장 의원이 "어디 반발이야"라고 대응하자 이 의원은 "싸가지 없이 말이야"라고 받아쳤다.

    민주당 행안위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제원 위원장의 편파적인 회의 진행과 동료의원 신상을 모욕하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해 매우 심각한 유감을 표하며 즉각적인 사과를 요구한다"며 "선관위 사무총장에게 본인이 원하는 답변을 얻어내려는 듯 개입했다"고 반발했다.